[Opinion] 전통시장의 혁신 [문화 공간]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글 입력 2019.11.0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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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현지 시장을 꼭 들러보라는 진솔한 조언을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쉽게 문화를 느끼는 공간은 그 지역의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가까이서 즐기며 흥정으로 돈도 아낄 수 있어 이는 새로운 재미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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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여 마을이 형성되면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곳곳에 장이 서기 시작했고 고려시대의 시전, 조선시대의 시장, 그리고 오늘날까지 형태는 달랐지만 장은 어느 시대든 존재해왔다. 전통시장만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편리함과 깨끗함을 중시하는 현대화 구조의 특유성 때문에 시장은 단점 부각이 더 심하곤 했다.

 

적어도 10대 20대에겐 말이다. 여행 온 김에 한번 들러보는 일회성 방문이 아니고서야 자주 들리기엔 전통시장은 꺼려지는 곳이었다. 우아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바가지 쓸 염려도 없고, 영수증을 내밀며 반품도 가능한 백화점을 뒤로 한 채 도착한 시장에서 과연 낭만을 찾을 수 있을까?

 

미심쩍은 시선 속에서 자리를 지켰던 전통시장은 최근 변화를 도입하여 역대급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느덧 핫플레이스 선도주자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전통시장을 몇 군데 살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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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통인시장

 

서울형 문화시장.

온고지신. 엽전이용 장려.


일요일, 매달 셋째 주 시장 전체 휴무

점포: 매일 07:00 – 21:00 (점포 별 상이)

도시락카페: 매일 11:00 - 17:00 (월요일 휴무)


 

통인시장은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한다.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시장을 방문하려는 매니아층도 두텁고 관광명소로 손꼽히곤 한다. 경복궁, 세종대왕 탄생지, 시인 이상 집터, 윤동주 문학관 등 시장은 역사 유적지를 아우르고 있어서 방문 목적은 물건 구매에만 치우쳐져 있지도 않다. 오히려 방문자들은 여유롭게 근처를 돌아보며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리모델링을 통해 현대화 시설을 갖추었으며, 2010년 서울형 문화시장으로 선정되었다. 현대화를 통해 시장이 지금 시대에 적응해가는 모습은 좋은 변화이다. 하지만 현대화를 통해 우려되는 점은 전통과 옛 모습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온고지신을 실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현실에 이를 반영해 성공을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통인시장은 전통유지와 현대화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공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전화상담센터와 배송센터를 설치하고 온라인 쇼핑몰도 개설했다. 간편한 결제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지만 엽전 사용으로 물건을 구매한다는 이색 마케팅을 통해 핫플레이스 랜드마크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장 내 도시락카페에서 소비자는 엽전 꾸러미(엽전 10개)와 1회용 도시락을 구매한다. 그리고 도시락카페 제휴 표시가 있는 점포에서 엽전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엽전 1개는 500원과 같다. 카드결제와 모바일결제에 익숙해져있던 현대인에게 엽전을 통한 거래는 신선한 체험이었던 게 틀림없다. 단위가 엽전 1개(500원)라서 가격은 보통 알맞게 떨어지는 편이며 거스름돈이 넘쳐나는 불편함도 피할 수 있다. 시장 주변도 역사 유적지와 가까워 엽전 이용은 소비자에게 일상을 벗어난 색다른 추억을 선사했을 것이다. 명물로는 기름떡볶이, 닭강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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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망원시장

 

현금말고 카드 선호!

교통카드페이에 배달까지.


매일 08:00 – 22:00


 

모바일 결제가 만연한 탓일까. 지갑을 들고 다니더라도 현금으로 결제하는 소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에서 카드 사용은 지양되는 탓에 선-현금인출기 후-시장탐방이 당연한 순서였다. 현금 결제 후 늘어나는 거스름돈도 처치 곤란이긴 했다.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인상적인 망원시장에서는 일반카드 뿐만 아니라 교통카드로도 상품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과 사람이 늘 넘치는 한강 시민공원, 망리단길과의 접근성도 높이기 위해 한 시간 내에 교통카드로 망원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다면 교통 환승요금 할인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소비자에게 전화로 주문을 받고 장을 봐서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구매 단가에 따라 배송비가 요구되기도 한다. 유명 맛집으로는 수제 젤라또, 텐동, 홍두깨칼국수, 고로케 등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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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주남부시장

 

유네스코 창의도시 전주에서 먹방체험.

야시장과 버스킹도 함께.
 

매일 09:30 - 22:00(점포별 상이)


 

도심에서 한복을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코스는 어디든 많다. 따라서 서울, 경주, 대구 등 어디서든 한복을 입고 있더라도 낯선 시선으로 쳐다보는 타인을 만날 확률은 적다. 전통 한옥과 현대화된 빌딩 앞을 오가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대중화된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가 벌써 몇 년이 되었다.

 

수많은 장소 중에서도 전주 한옥마을은 단연 돋보인다. 전국 최대규모의 한옥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고, 거리에는 사복을 입은 사람보다 한옥을 입은 사람이 훤씬 많다. 친구들과도 애인과도 한국에 놀러온 외국인 친구와도 부담없이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더욱이 한옥마을 바로 옆에 있는 전주 남부시장은 전주 여행차 들린 관광객도 많지만 볼거리가 풍성해 전주 시민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전주 남부시장은 조선 중기 때부터 전주성 남문 바깥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오늘날에는 시장 2층에 청년몰을 유치하고 한옥마을과 함께 야시장을 개설해 여행 시 빠뜨릴 수 없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청년몰은 현재 다문화가정, 시니어클럽, 청년 등 다양한 계층에서 창업의 꿈을 키울 45개 매대가 운영되고 있어 연간 100여개 이상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남부시장 야시장은 2014년 10월 31일 문을 열었고, 개장 이후 인근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새로운 야간 문화콘텐츠로 각광을 받으면서 체류형 관광객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선 특이한 소품과 다양한 음식도 상당하게 팔고 있지만, 버스킹, 통기타 연주, 노래자랑 등 다양한 볼거리 덕에 유명세가 자자하다. 게다가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해 저렴하고 알차게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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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울 남대문시장

 

12개의 테마로 구성.

명동 근처에서 시장투어를!


평일 00:00 - 23:00

품목별로 운영시간이 다름

일요일 휴무

 


명동은 우리나라 필수 관광지다. 명동과 을지로 지역 사이에서 상권을 보유하고 있는 남대문시장은 규모부터 거대하다. 하루에 40만 명의 사람이 남대문시장을 찾고 있고 1700여 종의 물건이 구비되어 있으며 먹거리도 풍부한 곳이다. 남대문시장은 관광 특구인 명동과 인접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세계화와 전통화가 융합된 곳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여러 상품들이 늘어선 게 아니라 12개의 테마로 조성된 거리에서 관련 상품을 각각 팔고 있기에 웬만한 백화점보다 더 낫다고 한다. 특화된 12개의 테마로는 먹자골목, 아동복거리, 여성복거리, 관광품거리, 군인용품골목, 침구골목, 안경거리, 문구골목, 카메라거리 1414본시장(시장이 처음 탄생된 연도를 의미), 갈치조림골목, 칼국수 골목이 있으며 상인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구축도 높은 편이라 어느 점포에 그 물건이 없다면 소개를 통해 물건이 있는 매장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

 

또 시장 주변에선 축제와 행사가 많이 개최되기에 볼거리도 많다. 지역 인근과 관광코스까지 마련되어 있어 새로운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유독 인기있는 코스로는 고풍스러운 매력의 역사 건축물을 돌아볼 수 있는 역사체험 코스와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을 살피는 한류 트렌드 코스가 있다고 한다.

 

명물로는 갈치요리와 야채호떡이 있다. 특히 야채호떡은 한 끼 식사가 될 정도로 크기가 크며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줄이 길다.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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