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글 입력 2019.11.0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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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방 한 곁에는 누가 가졌다 놓았는지 모를 기타 한 대가 있다. 요즘은 도통 학교에 나갈 일이 없어서 그 기타를 만져본지 꽤 되었지만, 새내기였을 때만 해도 하루 종일 그 기타를 끼고 과방에서 노가리를 까는 것이 일상이었다. 점심 시간에 동기끼리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다음 수업을 기다릴 때, 수업이 다 끝나고 학교에서 한 시간 거리인 집에 가는 것이 너무 귀찮았을 때, 주말에 집에서 도통 할 일이 없어서 학교에 꾸역꾸역 기어 나왔을 때 항상 내 과방에 가서 기타를 잡고는 했었다.

 

그렇게 과방에서 기타를 가지고 놀고 있다 보면, 아는 노래 한 번 쳐보라는 요청이 한 번씩 꼭 들어오기 마련이었다. 그 때마다 내가 항상 연주했었던 곡이 바로 김광석의 곡들이다. (진행을 외우고 있는 곡이 김광석 곡밖에 없었기도 했다) 그렇게 연주를 하며 모기만한 소리로 내가 조심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주변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동기들이 다 같이 불러주었다. 지금은 생각하고 있자면 조금 먼 기억이긴하다만, 그렇게 김광석은 내 새내기 시절을 함께 했다.

 

저번 겨울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광안대교까지 걸어서 종주하는 여행을 떠났었다. 친구 하나랑 같이 출발했었다. 여행을 계획할 때 까지만 해도, 어디서 머물고, 어떤 길로 갈까, 생각했었다. 근데 막상 길을 실제로 걸어보니 생각보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몇 시간씩 걷는 것이 무척이나 지루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 때는 친구 하나랑 같이 걸었는데 둘이서 이야기 하는 것도 한 두 시간이지, 얼마 안가 대화도 끊기게 되었다.

 

이 지루함을 타개하기 위해서 친구와 게임을 하나 했었다. 가수 하나를 선정하고, 그 가수의 노래 이름을 대고, 그 노래 한 소절을 부르는 게임이었다. 김광석이 선정됐다. 처음에는 게임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게임보다 그냥 김광석 노래를 부르고 싶더라.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어느 순간 게임은 때려치우고, 같이 도로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열창하며 길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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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광석 노래를 가만히 듣다보면, 추억이 떠오른다. 나에게 김광석의 음악은 그런 의미에서 내 삶의 소중한 부분들이다. 마치 프루스트가 마들렌의 향기를 맡으며 과거를 회상하듯이,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내 삶의 궤적들을 추적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음악은 나의 삶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음악이 사랑받는다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 그저 사람들을 ‘그 노래 좋네’, ‘멜로디가 중독성 있는 걸’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평가하게 만들지 않고, 그 노래가 자신의 삶에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회상하고 추적하게 만드는 것이 ‘인기 있는 음악’과 ‘사랑 받는 음악’을 나누는 지점일 것이다.

 

물론, 김광석의 음악이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흘러가 버린 수많은 가수들과 노래들 사이에서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회자되며, 불러지고, 거리에서 들리기에 그의 노래가 분명히 ‘사랑스럽다’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사랑스러운 노래가 더 이상 만들어 질 수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 줄 그리고 더 나아가 김광석의 음악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어줄 공연이 곧 우리 곁을 찾아온다.

 

이번 대학로 SH아트홀에서 11월 15일부터 상연되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 공연은 김광석의 노래들을 가지고 만들어진 순수 창작 뮤지컬이다. 2012년에 대구에서 초연 이후 8년간 꾸준히 공연되어 왔으며, 누적 관객수는 총 13만명이 넘어간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이 부른 노래의 정서와 감동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소극장에서 공연을 지속해왔다.

 

김광석의 라이브와 노래가 그랬듯이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공연 자체의 화려함 보다는 김광석의 노래 전반에 흐르는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사는 이야기와 삶의 풍경을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통해 현실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야기도 소박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제 18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밴드 “바람”의 멤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의 현실적 문제를 겪으며 살아가지만, 이 와중에도 음악을 잊지 않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을 노래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 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 -


일자 : 2019.11.15 ~ 2020.01.05

시간

11.15 ~ 11.29

화/수/금 저녁 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 4시

 
11.30 ~ 12.29
화/수/목/금 저녁 7시 30분
토 오후 4시
일/공휴일 오후 4시
12.25 오후 4시
 
12.31 ~ 01.05
화/목/금 저녁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01.01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SH아트홀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40,000원
 
기획/제작
LP STORY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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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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