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주를 꼭 어렵게 알 필요는 없지 - 웰컴 투 더 유니버스

글 입력 2019.10.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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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세 천체물리학자가 함께 쓴 우리 우주에 대한 알기 쉽고 포괄적인 개관. 재미있는 천문학 입문서.” -- 《커커스 리뷰》

 

“글은 편안하고 알기 쉬운 문체로 쓰였으며, 많은 대중문화 아이콘을 언급한다…… 책은 일반 독자에게 천체물리학의 가장 복잡한 개념과 일부 새로운 개념들을 알려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 《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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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해 누구나 막연한 동경이 있다. 우주를 탐사하는 우주비행사들이 멋있어서 꿈을 가져본 적도 있었다. 우주를 찍은 아름다운 사진만이 내가 아는 전부였기에 그보다 더 낭만적인 직업이 없을 것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꿈은 시간이 흐른 뒤, 물리를 배우게 되면서 천문학에 대한 로망은 점점 아득해졌다. 추상적으로 다가왔던 물리는 내가 우주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크나큰 이유가 되었다.

 

물리와 수학은 어렵지만, 여전히 우주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인터스텔라>와 같은 미디어에서 우주 지식을 얕게 알게 되었을 뿐, 책으로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언젠가 펼쳐보았던 천문학책이 무척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웜홀, 블랙홀 등 우주 현상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만, 마냥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천문학은 겉으로 보기에 신비롭고 아름다웠지만, 그에 대해 알아가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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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500쪽이 넘는 책을 보았을 때 과연 이것이 소화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기우와 달리 <웰컴 투 더 유니버스>는 천문학을 모르는 사람들조차 흥미롭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쓴 ‘입문서’였다. 일반인을 위해 쓴 천체물리학 입문서로서, 처음부터 완전 문외한을 대상으로 한 만큼 천체물리학의 기초에서부터 최대한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특정 공식 (중력 등)에 대해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며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일례로 1장에서 타이슨은 독자가 우주의 규모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부터 시작해서 차츰 큰 수로 나아간다. 1,000억 개의 햄버거(이만큼의 햄버거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216바퀴 돈 후 달까지 갔다 올 수 있다는 실감나는 설명도 빠뜨리지 않는다), 1조 초 전의 크로마뇽인, 1,000조 마리의 개미, 코파카바나 해변 10개에 있는 100경 개의 모래알…… 그리고 마침내 100해--‘관측 가능한 우주에 있는 별의 수’에 이른다. 그런 다음 지구의 자전과 공전, 별자리와 달의 위상 변화로 차츰 단계를 높여가면서, ‘낮의 길이는 겨울에는 길어지고 여름에는 짧아진다.’ ‘북극성은 밤하늘에서 45번째로 밝은 별이다.’ ‘황도대의 별자리는 12개가 아니라 13개다.’(따라서 모든 오늘의 별자리 운세는 한 달이나 어긋나 있다.) 등등 잘못 알려진 많은 천문학 지식도 바로잡는다.

 

저자는 풍부한 비유를 통해 복잡한 과학 개념을 피부에 와닿도록 설명한다. 스트라우스는 유명한 빵과 건포도의 비유로 빅뱅이란 공간 자체의 팽창이며, 우주가 팽창할 때 특별한 중심이란 없음을 멋지게 전달한다. 고트는 ‘미래에서 온 재킷’이라는 재치 있는 설정을 이용해 시간 여행과 세계선의 개념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블랙홀을 탐사하러 떠난 교수와 대학원생 간의 가상 통신을 통해 블랙홀의 여러 특성을 알려준다.

 

비유를 통해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타이슨의 장기는 이 책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그는 버터총(버터를 쏘아 식빵에 버터를 바르는 가상의 발명품)을 통해 별의 거리와 밝기의 관계를 설명하는가 하면, 도토리나무와 다람쥐의 비유를 통해 별이 방출하는 상이한 스펙트럼을 설명한다. 또 중성자별을 설명하면서 그 밀도가 1억 마리의 코끼리를 골무 크기로 압축한 정도이고, 지구중력에서 2만 킬로미터 높이의 절벽을 오르는 데(한 시간에 100미터씩 24시간 내내 오른다고 해도 22년이 넘게 걸린다) 필요한 에너지가 중성자별에서 종이 한 장 위에 올라갈 때 필요한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비유한다.

 

 

 

명왕성은 왜 행성의 지위를 잃었나?


 

‘수금지화목토천해명’

 

과학 시간에 행성에 대해 배울 때 이름을 쉽게 외우기 위해 행성마다 앞글자만을 따서 외우곤 했다. 그러던 2006년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이자 로즈 센터 단장이었던 타이슨이 바로 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하게 만들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2001년 타이슨이 책임자로 있는 로즈 센터가 새 단장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되었을 때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 전시 목록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스》에 대서특필되면서 모든 논란이 시작되었다. 타이슨이 미국 천문학자가 발견한 유일한 행성을 태양계에서 퇴출하려 한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비난에도 불구하고 타이슨은 왜 명왕성을 행성에서 제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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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의 행성은 작은 바위 행성(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 거대 기체 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으로 구분된다. 명왕성은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한다. 관측이 정확해질수록 명왕성은 행성이라고 부르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았고, 대부분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그 궤도가 해왕성의 궤도를 가로지르는 등 여느 행성과는 다른 특성들을 보였다. 1992년 해왕성의 바깥쪽을 도는 비슷한 얼음덩어리들이 수천 개 발견되면서 명왕성은 ‘카이퍼 벨트’라는 다른 천체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2005년 카이퍼 벨트에서 명왕성과 크기는 같고 더 무거운 에리스가 발견되면서 더 이상 결정을 피할 수 없었다. 명왕성이 행성이라면 에리스도 행성이어야 했다. 명왕성을 제외시키거나 에리스를 포함시켜야 했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이 명왕성을 행성이 아니라 ‘왜소행성’이라고 명명함으로써 타이슨의 관점은 인정받았다.

 

 

 

수백만의 지적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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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하에만 4,000억 개의 별이 있어요. 100만 개 중 하나가 행성을 가지고, 그 100만 개 중 하나가 생명체를 가지고, 그 100만 개 중 하나가 지적 생명체를 가지고 있다면 우주에는 수백만 개의 문명이 있어요.”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 조디 포스터가 매튜 매커너히에게 외계 지적 생명체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유명한 대사다.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은 타이슨은 이 대사를 듣고 당황한다. 그대로 계산하면 문명을 가질 수 있는 행성은 0.0000004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이슨은 앞줄에 앉아 있던 프랭크 드레이크가 태연한 것을 보고 가만히 있기로 한다. 거주가능지역을 계산하는 방정식을 만든 장본인은 자잘한 계산 실수보다 이어지는 로맨스 장면에 더 집중했던 듯하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외계 지적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즉 ‘현재 은하계에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통신 가능한 문명의 수’를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 리은하의 나이(약 100억 년), 은하계의 별의 수(약 3,000억 개), 거주가능지역에 행성을 가진 적당한 별의 비율(약 0.006), 이 행성들에서 생명체가 등장하는 비율(약 0.5), 지적 생명체가 등장하는 비율(0.1 미만), 항성간 통신기술을 개발할 지적 생명체의 비율(약 1), 통신 가능한 문명의 수명(12,000년 미만). 모두 곱하면 그 수는 최대 100개 정도가 된다. 영화에서처럼 수백만 개까지는 아니라 해도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색) 계획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전파망원경을 이용해서 우리은하를 가로질러 온 외계문명의 신호를 받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실제 거주가능지역은 지질, 기상, 생물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좁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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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와 일상 속 경험을 통해 설명하는 <웰컴 투 더 유니버스>는 누구든지 우주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책을 읽은 후 이들이 설명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어떤 흐름으로 우주가 팽창하고 그 크기 등이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멀리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주에 대해 알고 싶지만 어떻게 알아가면 좋을지 막막하다면 <웰컴 투 더 유니버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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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제1부 별, 행성 그리고 생명

1 우주의 크기와 규모

2 하늘에서 행성의 궤도까지

3 뉴턴의 법칙들

4 별들은 어떻게 에너지를 방출하는가(I)

5 별들은 어떻게 에너지를 방출하는가(II)

6 별의 스펙트럼

7 별의 삶과 죽음(I)

8 별의 삶과 죽음(II)

9 명왕성은 왜 행성이 아닌가

10 은하에서 생명체 찾기

 

제2부 은하

11 성간물질

12 우리은하

13 은하들의 우주

14 팽창하는 우주

15 초기의 우주

16 퀘이사와 초거대질량 블랙홀

 

제3부 아인슈타인과 우주

17 상대성이론을 향한 아인슈타인의 여정

18 특수상대성이론의 의미

19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20 블랙홀

21 우주의 끈, 웜홀 그리고 시간여행

22 우주의 모양과 빅뱅

23 인플레이션 그리고 우주론의 최근 발전

24 우주에서 우리의 미래

부록1 E=mc2 유도

부록2 베켄슈타인, 블랙홀의 엔트로피 그리고 정보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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