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19 나의 여름과 가을 [사람]

17기 에디터의 기록
글 입력 2019.10.2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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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내가 17기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쓰는 마지막 기고이다.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흘러갔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나의 가장 뿌듯한 기억은 바로 에디터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우연히 알게 된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를 뽑기 시작한다는 정보는 진즉 알고 있었지만, 내가 매번 꾸준하게 글을 쓴다는 것에 섣불리 자신할 수 없었다.

 

글을 쓰는 관련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었을뿐더러 전문 필진이 일정한 시간에 내어놓는 멋진 글을 읽을 때마다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언젠간 꼭 한번 아트인사이트의 에디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고, 오래전 독립잡지에 글을 기고했던 적을 떠올렸을 때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보다 정말 재밌게 작업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다시금 그때를 생각하며 한 번 더 글을 꾸준히 써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을 누군가와 함께 소통하고 공유한다는 것 또한 너무 큰 매력으로 다가와서 용기를 내어 에디터에 지원을 했다. 감사하게도 에디터로서 합격하여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가 될 수 있었고, 오늘 에디터로서의 그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사실, 에디터가 되어 매주 한 편의 글을 작성한 뒤,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그 글을 완성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가 않았다. 주제는 항상 자유였고, 내가 원하는 글을 쓰면 그만이었지만, 나 혼자만의 일기가 아니었고, 그것을 어색하지 않게 다듬고 고쳐서 매번 글을 완성해보는 경험을 하며 수많은 작가의 노고와 전문 필진의 전문성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소드를 작성해 나가며 그동안의 좋은 추억을 끄적이기도 했고, 지하철을 오가면서 듣게 된 수많은 소스가 전부 내가 쓰는 글의 주제가 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지인의 결혼 또한 지나가는 행사가 아닌, 일련의 좋은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고, 그 글을 다시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굉장히 감사하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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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나는 음악공연을 무척 좋아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엔, 친구들과 인디 공연을 늘 쫓아다녔고, 페스티벌을 다니는 건 빠질 수 없는 나의 연중행사였다. 다만 문화예술에도 편식이란 것을 하는 바람에 연극이나 뮤지컬은 일부러 찾아서 보러 다니지는 않았다. 특별한 연유는 없었지만, TV가 아닌 직접 나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게 나는 익숙지 않았고, 어색하다고 느꼈던 듯하다.

 

불과 3~4달 전까지 그랬던 내가 이제 더는 문화 편식을 하지 않게 되었다. 에디터가 되어 제일 처음 보게 된 연극이 [레라미 프로젝트] 였다.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연극을 보게 되었지만, 연극이란 것을 한 번쯤은 제대로 보고 싶었다. 결론은 연극에서도 음악공연 같은 재미요소를 찾게 되었다.

 

이 연극을 통해서 사회문제로 많이 대두되고있는 동성애에 관한 내 생각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집중이란 것을 할 수 있었다. 결말이 너무 안타깝고 쓸쓸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고, 그 뒤 나 스스로 연극이란 것을 보기 위해 대학로를 굉장히 오랜만에 많이 쏘다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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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선입견을 품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이전보다는 훨씬 열린 사고를 갖게 된 것 또한 내게 있어 좋은 변화를 가져다준 것 같다. 나열하고 보니 에디터로서의 경험들이 전부 장점들뿐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기록해 나가고 싶다. 아직 써내려가고 싶은 주제가 너무 많다. 내가 쓰고 싶은 얘기의 13% 정도를 이제 막 끝내놓은 듯하다. 지금보다 좀 더 담백하게 성장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감에 있어, 편한 게 좋고 익숙한 것들을 찾는 게 당연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나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내 삶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 같다.

 

나는 감사하게도 그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었고, 지금의 상태에서 좀 더 멋지게 잘 다듬어 앞으로도 이 좋은 연결고리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 진심을 담아 내게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아트인사이트에 무한한 영광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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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했지만, 나는 그토록 내가 바라던,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랬기에 올여름과 가을은 내게 있어 특별히 더 빛나는 찰나의 순간들이었다. 앞으로 어떠한 낮과 밤을 맞이하던 나는 이 좋은 경험들을 되새기며 기꺼이 자유롭게 걱정과 버팀, 시작을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감사한 밤이다.

 

 

[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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