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지털 시대에 선택한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의 매력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09.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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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를 든 내 모습



새로운 것을 쫓으면서도, 옛것을 탐미하는 현대인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옛 시대의 문물들이 꽤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중 우리가 손쉽고 가볍게 누릴 수 있는 것이 필름 카메라가 아닐까.


사진은 많은 이들의 취미가 되었다. 나 역시 카메라에 전문 지식은 없지만 필름 카메라를 자주 들곤 했다. 가지고 있는 아이폰의 화질이 엄청나게 좋다고 해도,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예쁘게 나온다고 해도 필름 카메라만의 감성은 고유하고 독보적이다.


필름 사진을 즐기기 시작했던 것은 마음이 헛헛할 때였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보기도 싱숭생숭하고,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즐거운 일인지도 몰랐던 그때 언니에게 물려받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내가 사는 도시의 곳곳을 산책하며 돌아다녔다.


사진을 찍는 행위는 내게 꽤 특별했다. 묵직하게 '찰칵' 거리는 소리가 헛헛한 내 마음에 울렸다. 잎사귀에 비친 햇빛 한 줄기도, 버스 안에서 느끼는 퇴근길의 따스한 정감도, 커피 한 잔의 넉넉한 여유도 내가 느낀 그대로 표현할 길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때마다 필름 사진은 그 마음 그대로 담아주기도 했다.


필름 카메라만의 흐릿하면서도 아련한 감성이 내게 찍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내게 있어 사진은 사실 그대로 선명하게 담아내기보다는 더욱 아름답게 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현실은 내가 두 눈으로 선명하게 느낄 테니, 사진만은 내가 느끼는 풍부한 감성을 그대로를 담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그 마음에 부합하는 사진 도구가 바로 필름 카메라였다. 필름 카메라는 나에게 좋은 취미이자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게 하는 또 하나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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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만의 매력



필름 카메라는 아날로그 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문물이 아닐까 싶다. 불과 몇십 년 전 사진기란 신기하고 놀라운 기계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고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매일 들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든 선명하게 모든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블루투스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최고 사양의 DSLR 카메라도 시중에 나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렵고 느린 필름 카메라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름 카메라의 설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현대의 사진이란 간편하면서도 어떨 때는 꽤 공허하다 느낀다. 분명 내 핸드폰의 앨범에는 몇천 장의 사진이 담겨있다고 나와있지만 그중 소중히 간직할 사진은 과연 몇 장이나 될까? 36롤로 정해진 필름 한 개, 그 속에 담아내는 한 장 또 한 장은 내가 보고 느낀 소중한 순간들의 기록이다. 그냥 지나쳐버리는 찰나들을 모아 최고의 순간 36번을 담아내면서 일상을 좀 더 풍부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매력은 필름 카메라를 위해 행해지는 모든 과정들이 느리지만 특별하다는 것이다. 나는 물려받은 카메라를 이용해 필름 사진을 찍지만, 필름 사진을 위해 카메라를 하나 고르는 과정도 새롭다. 또한 필름 회사마다 사진의 색감과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롤을 스캔하며 자신이 마음에 드는 필름 제품을 고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무엇보다 필름 카메라의 가장 특별한 점은 찍고 나서 바로 사진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제한된 롤의 수 안에서 담고 싶은 순간들을 넣고 바로 확인할 수 없기에 그 기다림과 설렘이 참 매력적이다. 사진의 수정도 삭제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장을 찍는데 더 정성을 들이게 된다.


마지막 롤까지 다 채우고 난 뒤 스캔을 받는다. 며칠 전, 혹은 몇 달 전의 순간들을 바라보며 또다시 일상의 순간들에 감동을 느끼고 감사하게 된다. 어떨 때는 잊고 있던 사진들도 많아 찍을 당시를 다시 떠올리며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필름은 우리에게 한껏 마음의 여유와 기다림, 느림의 미학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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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늘 어딘가에 쫓기는 듯하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고, 더 예쁜 사진들을 찍어 올려야 지금을 즐기며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핸드폰 속 세상을 탐닉하느라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많은 시간들을 허비하는 것 같다. 그럴 때 필름 카메라의 세계를 즐기면 다시 고요해진다.


내게 꽤 무겁고 투박한 카메라지만 자그마한 구멍 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가장 찍고 싶은 순간들을 위해 기다린다. 찍고도 어떤 수정이나 삭제를 할 수 없기에 한 롤에 대한 책임 역시 필요하다. 그렇게 며칠을 롤이 다 채워질 때까지 찍고 또 찍다 스캔의 과정을 거쳐 받아본 사진은, 내가 만들어 낸 하나의 소박한 작품들 같기도 하다.


빨리 얻는 것은 빨리 사라진다는 말을 어느 정도는 믿는 편이다.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말이다. 필름 카메라가 최고의 사진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이 말이 나의 취미 사진 세계에서도 적용이 되었다. 필름 카메라가 주는 여운은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거친 과정이 더해져서 더욱 깊이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필름 카메라와 함께한 순간들



사진에 대한 글을 쓰는 만큼, 필름 카메라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필름 카메라와 함께한 여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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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와 함께한 일상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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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필름 사진은 현실을 조금 더 낭만적으로, 풍부하게 바라보게 한다. 셀카로만 남기는 여행, 쉽게 지나치는 순간들이 필름 카메라를 든 사람에게는 없다. 조금 더 지긋하게 그리고 넉넉히 세상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시대에 내가 선택한 가장 낭만적인 아날로그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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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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