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주 매력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 [영화]

갈등하며 성장하는 캐릭터를 통해 모험의 용기를 얻다
글 입력 2019.09.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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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 이른 시간에 OCN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을 틀어 주기에 멍하니 보기 시작했다. 잠깐만 봐야지 했었는데 나중에는 결국 집중해서 끝까지 보고야 말았다.


사실 이전에 한 번 본적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이전에는 미처 스치고 지나쳤던 장면들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껴 기록해본다. 개인적으로 음악은 ‘let it go’가 압도적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겨울왕국보다 라푼젤이 더 기억에 남는 것들이 많다.


*

 

라푼젤의 머리카락은 신비한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을 치료하고 심지어 젊음을 되돌려준다. 그런 마법을 알아챈 마녀는 어린 라푼젤을 납치하여 성에 가두고 자기 딸로 키운다. 영화의 첫 부분은 사실 바깥세상은 무서운 곳이라 안전한 성 밖을 나가지 못하게 막는 엄마와 사춘기 딸의 갈등을 보여주는 듯하다.


엄마는 아이를 통제하고 제어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라푼젤은 엄마의 말에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착한 딸로만 지내다가 자신의 꿈인 등불을 보기 위해 모험을 감행하는데 모든 만화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두려움 없이 용감하게 맞서는 캐릭터이기만 하다면 재미가 반감 됐을지도 모르겠다.


라푼젤의 매력은 심리적인 묘사가 상당했다는 점에 있다. 아주 당당하게 집 밖을 벗어났지만 18살의 어린 소녀가 처음 바깥세상에 나갔을 때의 두려움, 엄마의 말을 어겼다는 데서 느끼는 죄책감, 새로운 세상을 만나 기분이 좋았다가도 한없이 우울해지는 변덕스러운 마음을 여기저기 드러냈다.

 

나도 처음 부모님이 하지 말라는 일을 저질러 버렸을 때의 일들이 떠올랐다. 땡땡이, 연애, 아르바이트 각종 거짓말. 사실 지나고 보니 모두 별거 아닌 것들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두렵고 설레는 마음, 괜한 죄책감에 적잖이 기분이 오락가락했었다.


무작정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일차원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라푼젤은 도전을 하고 혼자 심리적인 내적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간다. 자신의 틀, 안전한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만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라푼젤은 도전을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누구나 두렵지만 여기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평생 좁은 세상 속에 살게 되는 거라고. 유진의 말대로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라고 애니메이션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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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 남자 주인공 유진과 모험을 결심 했을 때만 해도 첫눈에 반하는 상황 따위는 없었다. 이 사람을 과연 믿어도 되나? 걱정과 의심의 눈초리를 놓지 않던 라푼젤이었다.


그 둘이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깊은 대화를 통해서 가까워지는 시간을 거치고 나서였다. 그러면서도 이게 진짜 사랑일지 아니면 자신만의 착각일지 망설이고 두려워했다. 마녀의 시험에 넘어가 엄마 말이 맞았다며 다시 순순히 성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순종적인 예전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다소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갑자기 자신이 잃어버린 공주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장면인데 너무나 갑작스러운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그 뒤에 둘이 진정한 사랑을 인지하고 라푼젤의 자유를 위해서 유진이 단호하게 라푼젤의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는 장면은 단연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한다.


목숨을 내놓는 사랑이라서라기 보다는 라푼젤 하면 당연히 길고 찰랑 찰랑거리는 금빛 머리카락이 트레이드마크 아닌가. 싹둑 자른 여전사 스타일의 검은 머리의 라푼젤은 이전보다 훨씬 용감하고 멋지게 성장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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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첫 도전, 첫 연애.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멋진 히어로는 세상에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불안하면서 깨지고 망설이지만 도전했기에 성장하는 거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영화 라푼젤은 사춘기에서 성인으로 접어드는 18살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불안하지만 알을 깨고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든 청춘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멋진 애니메이션이었다.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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