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현실과 환상의 사이, 인디 애니메이션 - 인디애니페스트2019

글 입력 2019.09.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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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SBS에 금요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하는 <인디 애니 갤러리>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처음에 그 프로그램을 본 건 순전히 따로 볼 프로그램이 없어서였다. 그때 우리 집 TV는 케이블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지상파 프로그램만 볼 수 있었다.


그 시간에 하는 다른 지상파 프로그램은 학교를 다녀온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등학생에게는 조금 유치한 내용의 프로그램이거나, 스포츠, 혹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전달 프로그램 등이었다. 그 때문에 그 <인디 애니 갤러리>는 곧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고, 학년이 올라가 하교 시간이 늦어졌을 때는 이 프로그램만을 보기 위해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오곤 했다. 

 

인기가 없었는지, 어느 때부터 이 프로그램은 사라졌지만, 그때 봤던 애니메이션들은 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때 봤던 인디 애니메이션은 디즈니나 카툰 네트워크, 지브리 애니메이션만큼 시각적으로 훌륭하거나 엄청난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대형 제작사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사적인 내용이나 감정들이 있었다. 사소해서 더욱 내 마음의 틈으로 잘 스며드는 그런 그림과 이야기들이 있었다.


실사로 풀어내는 드라마나 영화보다는 주관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어 환상 같았고, 내 머릿속에서 모든 형태를 그려내는 소설보다는 더 시각적이었기에 현실 같았다. 그러니까 나에게 그때 인디 애니메이션은 현실과 환상 그 사이에 있는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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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디애니페스트2019를 앞두면서 내가 상영작들에 기대하는 서사와 풍경도 바로 이렇게 대형 제작사에서 볼 수 없는 인디 애니메이션들만의 감성이나 새로운 시도다. 최근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더불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애니메이션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많은 애니메이션을 보아 온 지금, 인디 애니메이션들은 과거의 그때만큼 흥미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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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9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인디애니페스트2019는 세계 유일의 아시아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이번 영화제에는 올해 칸 영화제,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진출작 등 이미 그 가치가 검증된 작품들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심 심사위원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 작품들은 독립보행 부문의 , , <사랑은 꿈과 현실의 외길목에서>, <움직임의 사전>, <죽음의 상인>, <장마> 등으로 이미 다양한 영화제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수상작으로 진출하거나 수상한 경우다.

 

다양한 부문을 기준으로 작품을 관람하는 것도 재미를 높일 방법이다. 인디애니페스트2019는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개의 경쟁부분과 2개의 초청 부문으로 펼쳐진다.

 

3개의 경쟁부분은 ‘독립보행’. ‘새벽 비행’,‘아시아로’인데 기성 애니메이터들 작품대상의 ‘독립보행’ 부문에서는 기성 애니메이션 작가들의 기량과 능력을 살펴보는 것이, 학생 애니메이터들이 경쟁을 펼치는 ‘새벽 비행’에서는 학생들의 새로운 가치관과 참신한 발상을 주로 보는 것이, 아시아 지역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로’ 부문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들의 차이점 혹은 공통점을 주로 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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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국내외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애니메이션과 여타 매체들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꿈꾸는 ‘릴레이 애니메이션’프로젝트, <로보트 태권 V>부터 <태권동자 마루치아라치>, <15소년 우주 표류기>까지 20세기 한국의 애니메이션 황금기 시기의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다시 접할 수 있는 한국 장편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 인디애니페스트2019를 앞두면서 다시 한번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허겁지겁 돌아와 책가방만 던져놓고 텔레비전 리모컨을 켜던 그때의 나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현실과 환상 그 사이의 세계에서 마음껏 유영할 생각에 마냥 설레하던 그때의 나로. 언젠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감정이 든 사람이 있었다면, 이번 인디 애니페스트2019에 방문해 다시 한번 그 설렘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인디애니페스트2019

- Indie-AniFest 2019 -

   

 

일자 : 2019.09.19 ~ 2019.09.24

 

상영시간

인디애니페스트 홈페이지 참고

     

장소 :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티켓가격

일반상영작 6,000원

(청소년/장애인/단체 3,000원)

개, 폐막식 선착순 무료 입장

 

주최

(사)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주관

인디애니페스트2019 집행위원회

   

 

[권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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