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클래식, 그 견고한 영혼의 성 - 2019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 [공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본질'의 힘
글 입력 2019.09.03 16: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클래식은 ‘왜’ 대중화되어야 하는가?”



<청소년을 위한 2019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의 목적은 클래식의 대중화다. 그래서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공연에 친절한 내레이션과 TPO별 사용법을 덧붙이는 구성을 취했다.


평소 클래식을 꽤 좋아하는 나에게는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지만, 공연을 보기 전에는 사실 저러한 의문이 일었다. 왜 굳이 대중화되어야 하지?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즐기면 안 되는 걸까? 하는 의문. 그리고 공연을 본 후 이런 궁금증은 간단하게 풀렸다.


사람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는 것처럼,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은 예쁜 접시에 담아 정갈하게 플레이팅하는 것처럼 클래식을 권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질이 높아졌으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클래식에 미치다’를 운영하고 있는 지휘자 안두현도, 유튜브를 통해 클래식 아티스트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도 이러한 마음으로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리라.



2.jpg

 


<2019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는 크게 2부로 나뉘었다. 1부에서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가 연주되었다. 누구나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한 번쯤 들어 봤을 익숙한 음악이었지만, 내레이션과 함께 들으니 기분이 새로운 음악을 듣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준비가 있어야 한다. 혼자 미술관에서 명화 작품을 감상하는 것보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처럼, 유명한 관광지에서 여행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 몰랐던 풍경들이 보이는 것처럼. 공연과 동시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함께 제공해 주니 한층 깊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2부에서는 <이럴 땐 이런 음악?!>이라는 주제로 클래식 사용법을 소개해 주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모닝콜로 듣기 좋은 음악에서부터, 심지어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들으면 좋은 음악까지 다양하고 재치있는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딱딱하고 정적이게 느껴지는 클래식을 친숙한 일상과 접목하니 훨씬 더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직접 실천하기도 쉽기 때문에 공감하며 즐길 수 있었다.



4.jpg
 


책 <여덟 단어>에서 저자는 지하철 노래로, 학교 쉬는 시간 벨소리로밖에 클래식을 접할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물론 이렇게 일상의 잡음과 뒤섞여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클래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원곡의 웅장함과 전율을 느낄 수 없다. 그저 귀에 익숙한 나머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뿐이다.


그렇지만 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클래식을 접하면서, 클래식을 좀 더 친숙하고 낯익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클래식(classic), 고전.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 고전은 시간과 싸워 이겨냈어요. 모든 것이 시간 앞에 다 풍화되어버리는 세상 속에 고전 작품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토록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니 풍화되기보다 마치 시간의 엄호를 받고 있는 듯 날이 갈수록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이 본질적인 것의 힘이라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계속 변하는 세상의 속도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인 만큼 고전을 뒤돌아 볼 여유가 없어요. 그런데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당장의 유행보다 시간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검증된 결과물들이 훨씬 본질적이지 않을까요? 지금 현재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시대 사람과의 본질적인 교감이 있다면 우리 인생은 더 풍요롭지 않을까요?



당신도 일상 속에서 이 본질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클래식과 함께 조금은 더 풍요롭고, 조금은 더 아름다운 삶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래본다.



e6a68cd9b35104f31d3e053366cc56a6_3pEhLdUHMMk.jpg
 

[이현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