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너는 이미 클래식을 듣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

08.24 예술의 전당 음악당 콘서트홀
글 입력 2019.08.30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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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술의전당 = 전시회 보러 가는 곳?



며칠 전까지 나에게 예술의전당은 '그림을 보러 가는 곳'의 의미가 더 컸다. 아무래도 미술을 전공하다 보니, 전시회를 많이 보러 가곤 했는데, 큐비즘이니, 에릭 요한슨 사진이니 하면서 많은 전시가 예술의전당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에 공연장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나와는 정말 관련 없는 곳이라 생각했었다. 밴드나 아이돌의 공연도 볼까 말까 인데, 순수 클래식 공연은 더더욱 관심 밖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메르에릴의 정기연주회, 그리고 이번 공연을 보면서 예술의전당에는 전시회 같은 시각예술만 활발히 한 게 아니라, 음악회와 같은 청각예술(?)도 정말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름 문화예술을 많이 알고,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문화예술=미술'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은 문화예술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그래, 처음 가본 콘서트홀



라메르에릴의 정기연주회에 이어 두 번째로 방문한 음악당은 여전히 낯설었다. 어느 미술관을 처음 방문해도 느껴지지 않던 이 낯섦은, 아무래도 내가 좀 더 '음악회'라는 문화와 친해져야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콘서트홀은 생각보다 굉장히 컸다. 저번에 갔었던 IBK 챔버홀보다 천장도 높고 무대도 컸다. 게다가 앞쪽 공간으로도 모자라, 무대 뒤쪽으로 2층 좌석이 마련되어있었다. 이렇게나 많은 관중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질 '청.클.사'가 기대가 되었다.


내 자리를 찾아 들어가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먼저 자리를 잡고 관중들을 기다리고 있던 그랜드 피아노 두 대였다. 서로 라이벌처럼 경쟁하면서도, 든든한 친구처럼 느껴졌다. 곧이어 하나둘씩 연주자들이 들어오고, 마침내 작은 악단이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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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클래식과 친해지는 순간



"벌써 끝이야? 아쉽다..."


연주회는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1부에서 한 곡 한 곡 넘어가는 게 아쉽게 느껴질 만큼, 기대와 흥미가 가득한 연주회였다.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라는 이름과 걸맞게, 순수한 연주회나 음악회의 느낌보다는 연주회 + 토크 콘서트 같은 느낌이었다. 이 조합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는데, 아마 사회자와 지휘자, 연주자들의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자가 중간중간 연주자들에게 재미있는 질문, 짓궂은 부탁도 하면서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이 되었는데, 약간은 힐링 콘서트에 온 느낌이었다.


1부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였다. 음악이 시작되기 전에 곡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동물의 사육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면 묘사가 이루어지면서, 한 악장이 연주되는 방식이었다. 마치 내가 생상스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면서 음악에 막 빠져들어갈 때쯤, 악장은 끝이 났다. 더 듣고 싶은데, 연주가 짧게 끝나고 해설이 반복되어서 좀 아쉽고 감질났다.


개인적으론 2부가 좀 더 재밌었는데, '이럴 땐 이런 음악?!'이라는 주제로, 아침에 일어날 때 듣는 음악, 화장실에서 듣는 음악 등을 소개하면서 약간의 퍼포먼스가 섞인 재밌는 연주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는 노래가 많이 나와서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다. 이름은 모르지만,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느낌의 곡들이라서, "맞아. 이 곡은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이지."하며 끊임없이 클래식과 소통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서 이 곡의 작곡가는 왜 이런 소절을 넣었을까, 곡을 만드는 데는 얼마나 걸렸을까, 그때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등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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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부터,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관객의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했는데, 그 때문에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 경영학 수업에서 글로만 배웠던 ''고객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도 서비스의 만족도가 좌지우지된다.''라는 것을 실감했다. 청소년이라기엔 너무나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음악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였다. 좌석을 발로 차고, 공연 중간중간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 때문에 공연이 중단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청소년을 타깃으로 했다기엔 콘텐츠에서 진지함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었다. 연주 중에 비눗방울이 나온다거나, 어린 친구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져있는 듯한 동화 구연 같은 해설 등등... 하지만 이를 달리 생각해보면, 유치할지는 몰라도 그만큼 부담 없이, 장벽 없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5. 그럼에도 의의가 있었던 콘서트



몇 가지 아쉬움 속에서도, 이 공연이 의의가 있는 이유가 있다. 내가 느끼는 클래식의 장벽이 현저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클래식이 '진입장벽이 높은 예술'이라는 생각은 조금 줄어들었다.


그리고 피아노에 대한 매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피아니스트의 출중한 실력 덕분이겠지만, 정말 건반 위로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았다. 어렸을 적에는 몇 년 동안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피아노 치기를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연주는커녕 피아노 음악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클래식과 한 발짝 친해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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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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