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래를 깊게 감상하는 방법 [음악]

글 입력 2019.08.2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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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가사, 음, 악기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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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에 와 닿는 노래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 노래의 장르는 최근 유행하는 가요이거나, 해외 팝송, 클래식,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명반 등 넓은 범위다. 각각의 장르는 독특한 노랫말과 음색을 갖추고 있어 듣는 이에게 주는 영향도 모두 다르다.

즉, 노래를 듣는 이의 상황과 노래가 갖고 있는 장르별 특성은 '주관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주관성은 노래를 직접 악기로 연주할 때, 더욱 심화된다. 특정한 장르의 노래 구성요소와 듣는 이의 상황, 그리고 악기의 특성 세가지는 풍부한 해석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소위 '인생 곡'이라 하는 노래는 대부분 '가요' 라는 장르라 할 수 있다. 대중적이고 노랫말 역시 일상에서 흔히 겪는 감정을 위주로 한 것이기에 비교적 공감과 해석이 쉬이 이뤄진다. 듣는 이와 가장 친밀한 노래의 장르를 '가요'로 한정했을 때, 필자는 가수 '이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가수 이적의 노래는 특별히 듣는 이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수 많은 노래 중, 필자에게 와 닿은 노래는 '그대랑'과 '같이 걸을까', '하늘을 달리다'이다. 이 노래들은 모두 다른 이와 함께 하는 순간을 강조하고 있다. 삶이 힘들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자꾸만 찾게 되는 이유도 그 속에 찾고 싶어하는 위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 노래들은 대중적 악기로도 연주 가능하다. 이처럼 '주관성'이라는 공통된 특징으로 인해 감상과 해석의 폭에 차이를 주는 노래를 더욱 깊게 감상하는 방법을 언급한 곡들 중, 가수 이적의 2집 '하늘을 달리다'를 택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하늘을 달리다' 가사



내가 미웠지 난 결국 이것밖에 안 돼 보였고, 오랜 꿈들이 공허한 어린 날의 착각 같았지, 울먹임을 참고 남몰래 네 이름을 속삭였을 때,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뜨거운 목소리 그게 나의 희망이었어, 마른 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으면, 내 몸 부서진대도 좋아, 설혹 태양 가까이 날아 두 다리 모두 녹아 내린다고 해도, 내맘 그대 마음속으로 영원토록 달려갈꺼야



'하늘을 달리다' 가사의 2절은 무언가 좌절된 상태를 암시한다. '오랜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마치 현실을 깨닫기 전 희망과 기대만으로 있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 앞 가사인 '이것밖에 안 돼 보였고', '울먹임을 참고'라는 가삿말에서 오랜 시간 '꿈'으로 인해 부딪혀야만 했던 순간들을 떠오르게 한다. 현실의 벽이나 자신의 한계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막막함을 표현했다.

그러나 가사는 좌절된 상태에서 끝나지 않는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으면' 으로 이어지는 가사는 끝끝내 포기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생각케 한다. 비록 좌절된 상황에 있지만, 그 순간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힘을 주는 어떤 존재를 향한 만남을 고대한다. 자신이 계속 걸음을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사의 단어와 그 흐름이 마치 한 사람의 성장기를 보는 듯하다. 가수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는 열심히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인간적인 내면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노래의 음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는지 알기 직전에 가사만 보아도 마음에 울림을 있는 이유는 가사의 '보편적인 솔직함'에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성장을 위한 시행착오를 가사로 풀어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었다. 가사 한 단어 단어에 듣는 이의 경험을 온전히 대입하며 공감이 이뤄지는 것이다.



2. '하늘을 달리다'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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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통해서 본 '하늘을 달리다'는 좌절된 상황에도 희망을 끝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와 처절함이 읽힌다. 의지와 처절함은 단호한 느낌을 주지만, '하늘을 달리다' 노래를 직접 들으면 상반된 분위기의 음색에 놀란다.

위의 악보는 '하늘을 달리다'가 진행되는 곡의 인트로와 1,2절의 일부분이다. 실제 노래를 들으면 악보에 적혀진 음과 코드대로 밝고 경쾌하게 시작함을 알 수 있다. 좌절된 상황을 암시하는 가사에 밝은 분위기의 음의 진행은 대조적이다. '하늘을 달리다'가 결단을 요구하는 암담한 상황 속 '의지'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좌절된 상황도, 끝내 포기하지 않으려는 몸부림도 모두 '움직이는 힘'이라는 몸부림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사에서는 이 노래가 말하는 의미를 표면적으로 해석 가능했다. 시각에 의존한 가사의 해석은 듣는 이의 상황에 비추어 직접적인 대입을 돕는다. 가사를 뒷받침하는 음의 진행은 여기에 더 많은 추가적 의미를 줄 수 있다.

생각지 못한 음색은 기존에 느꼈던 해석을 달리 보게 한다. 좌절된 상황을 밝은 음색을 통해 기회의 상황으로 재해석 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대입에서 나아가 주관적인 의미 부여가 가능해진다. 가사와 가사를 감싸는 음의 진행을 함께 생각하며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노래의 진행 음색을 들으면서 풍부해진 해석은 이 노래를 직접 연주하면서 더욱 깊어진다.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가사를 보는 시각과 노래를 듣는 청각에서 촉각이라는 감각이 더해진 상태다. 감각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열린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악보에 적힌 음들을 치면서 기존의 노래를 듣는 상황이었던 '보고 들음'에서 '연주 진행'이라는 경험이 추가된다.

'하늘을 달리다'는 경쾌한 음의 구성으로 비교적 빠른 템포로 악기를 연주해야 한다. 듣는 이는 노래를 직접 연주하는 움직임을 통해, 가사의 첫 인상인 좌절과 의지의 의미를 달리 볼 수 있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손과 팔, 박자 감각은 가사에 감정이입한 자신의 무거운 상황을 마치 털어버리게 하도록 이끄는 것과 같다.

가사의 의미는 여전히 무겁지만, 자신의 행동은 경쾌한 음에 맞춰 가벼운 움직임이다. 가사의 통상적 이미지와 달리 대조적인 분위기의 진행은 대입한 의미들을 다르게 보도록 한다.



3. 깊은 노래 감상에 관하여


'하늘을 달리다'는 가사의 느낌과 실제 곡의 진행이 대조적으로 이뤄진 대표 경우라 할 수 있다. 곡의 가사와 대조적 진행의 구성은 듣는 이가 많은 해석을 할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많은 해석이 가능해질 때 그 곡은 울림의 폭이 넓어져 다수의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곡이 된다. 개개인의 경험과 곡의 특성이 서로 만나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다양함을 뜻한다. 이처럼 듣는 이와 노래가 공통적으로 갖는 '주관성'은  감상의 폭에서도 차이점을 만들어낸다.

가사를 통해 본 경험의 대입에서 음색의 구조를 추가하여 새롭게 받아들이는 부분들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음색이 실제 자신이 연주했을 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아는 것을 통해 또 다른 받아들임이 생긴다. 즉, 노래라는 형태로 결집된 경험을 여러 각도로 접했을때 비로소 보다 깊은 노래 감상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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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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