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대한독립만세, 잊지 않겠습니다 - 라메르에릴 제14회 연주회 [공연]

글 입력 2019.08.2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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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광복과 대한민국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기엔 광복절은 늘 너무 여름방학이었다. 보통은 개학 하루 이틀 전이었고, 개학 준비에 방학에 대한 이별을 고하느라 광복절의 의미를 생각하기 쉽지 않았다.

 

<라메르에릴 제14회 정기연주회>는 아마 내 생의 첫 광복 행사였을 것이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는 많은 광복절 기념 공연이 있었고, 그 광복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일부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연 시작 전부터 나는 상당히 설레기 시작했다.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의 아픔을 기억하는 일은 가슴에서 우러나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그 생각이 든 건 2016년 대통령 탄핵 사건 때였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후 가장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던 사건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내가 가슴에서 우러나는 애국심을 가져본 적은 없던 것 같다.
 

애국심이 생각보다 강한 감정이라는 것을 느낀 것도 그때였다. 촛불시위와 각종 탄핵 운동들이 한창이던 때에 주로 외국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참여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답답함과 분노가 정말 컸다. 내가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난다.

그 기회를 통해 나라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을 크게 갖게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전처럼 국가의 알들을 생각할 여유는 사라졌다. 늘 뉴스도 보고 여러 정치, 사회의 일들에 관심을 두고자 했지만 정작 나의 일들에 신경을 쓰느라 많은 것들을 놓쳐왔다.

언제 다시 국가의 일에 벅찰 순간이 올까, 그게 위기의 순간이 아니었으면 싶은 마음으로 살아가던 중, 일본 불매 운동으로 다시 국민들의 애국심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강한 다짐을 갖고 <라메르에릴 제14회 정기연주회>에 참석했다.

역사를 배우고 들을 일은 많아도 직접 느끼고 현장에서 감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촛불시위에 직접 참여했을 때의 감동과 뉴스로 접했을 때의 감동이 전혀 다른 것처럼. <라메르에릴 제14회 정기연주회>는 그런 의미에서 내게 너무도 귀한 경험이었다.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위기의 순간이나 간절함에서 온 눈물이 아닌, 순수하게 광복의 기쁨과 대한민국의 만세를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그 현장의 감동을 글로 전하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하겠지만, 이 글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라메르에릴을 알고 그들의 공연 현장에 참석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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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금을 울렸던, 연극적 해설



연극적 해설이 있는 공연이라고 하길래 사실 처음에는 어떻게 진행이 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공연은 연극배우 원영애님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그녀의 이야기와 해설, 연극이 적절하게 섞인 진행이었다.

연극은 관객의 호흡을 조절해준다. 연극의 흐름에 따라 관객이 공연을 따라올 수 있도록 이끌고 관객이  공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라메르에릴의 공연은 연주회였음에도 나는 연극적 해설에 따라 호흡하며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전부 느낄 수는 없었겠지만 나는 광복의 의미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 읽던 어떠한 것과는 달랐다. 왜 오늘이 광복절, 국경일인지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정이 올라왔다.

‘목포의 눈물’을 시작하기에 앞서, 실제 일제 강점기 당시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분들의 이름과 나이를 호명하면 객석에서 미리 의상을 입고 대기하던 학생들이 한 명씩 일어나는 연출이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내 눈에도 너무나 어려 보이는 14세, 16세의 여학생들이었다. 그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들을 감당했어야 했던 독립운동가분들을 생각하며 계속 눈물이 났다. 내가 사는 이 나라가 절대 당연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연극적 해설에 맞춰 공연을 감상하다 보니, 연주곡에서 내가 어떤 포인트를 느껴야 하는지 훨씬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또한, 감정이입이 잘 되었고, 곡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언어 그 이상으로 전달받아 이해할 수 있었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연극과 시, 음악이 전부 어우러진 라메르에릴의 공연은, 모든 요소가 서로 지탱해주며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말에 힘이 돼주고 있었다. 광복도, 독도도 전부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광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지켜낸 대한민국인 만큼 우리 역시 독도를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정말 최고의 연출이었다.



자신의 위치에서 목소리를 내는 일



공연 내에서도 해설 과정에서 했던 말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중요하다. 라메르에릴이 음악을 통해 독도를 알리고 있는 것처럼 각자의 능력과 가능성은 어떤 일에도 쓰일 수 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고, 음악가는 음악을 하고, 미술가는 그림을 그리며, 소설가는 소설을 통해 말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큰 힘을 낼 수 있다.

라메르에릴의 음악을 통해, 나는 음악이 언어가 되는 과정을 보았다. 각기 다른 악기들이 모여 소리를 만들고, 그 소리가 감정을 전달했다. 그들은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독도와 독도를 향한 한국인의 마음을 세상에 전달했다.

사회운동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표현하고, 타인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라메르에릴의 공연은 음악을 넘어 그 메시지 전달의 차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나는 그들이 "음악"을 했다는 생각보다는, 음악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넸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 봤다. 반드시 어딘가 찾아가서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내가 있는 이곳에서 나의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내 위치에서 낼 수 있는 소리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글이 될 수도 있고, 외국인 친구와 독도를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것도 목적이 같다면 틀린 일은 없다.

그들은 계속 음악을 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모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면,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라메르에릴의 공연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은 분명 그들의 자리에서 잘 해낼 것이고, 그 울림은 독도를 넘어 전 세계에 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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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을 절대 잊지 않고 싶다. 늘 가슴 속 독립운동가분들을 향한 존경심과 감사함을 갖고,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기까지 지나왔을 많은 아픔들을 기억해야겠다. 다음 광복절에도, 그 다음 광복절에도 라메르에릴과 함께이고 싶다.

가슴 뜨거운 애국심과 독도를 향한 마음, 그리고 광복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 라메르에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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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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