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다시 만나 반가운 이야기 "안녕, 푸 展"

안녕, 푸展 프리뷰
글 입력 2019.08.1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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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심 속, 곰돌이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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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나영


어릴 때 보던 만화를 성인이 되어 다시 보게 된다면 깜짝 놀랄 만큼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어린이 시절의 동심으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등장인물들의 말들이나 행동들이 성인의 눈을 장착한 현재로써는 파악이 된다랄까. 어릴 때는 그저 재밌게 보았던 만화들이 지금 보니 아주 잔인하고 무서운 이야기라던가, 어릴 때는 지루해서 생각 없이 보았던 만화들이 지금은 아주 감동적이고 재미있던 적도 있다. 나이를 먹고 옛 만화들을 다시 보면서 새로운 감회를 느끼는 경험이 재미있기도 해서,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


한편, 아이나 어른이나 나이와 시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사랑을 받는 만화도 있다. 예를 들어 톰과 제리, 스펀지밥, 심슨, 무민, 그리고 수많은 디즈니 친구들…. 생각나는 걸 모두 말하자면 끝이 없겠다. 이들은 모두 우리 주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만화 캐릭터이지 않은가. 사실 이들은 꾸준한 사랑과 인기로 다양한 물건들로 상품화가 된 친구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장수하는 캐릭터를 보면 원작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캐릭터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는 곰돌이 푸가 그렇다. 이 노랗고 눈썹이 귀여운 곰돌이 푸를 보면 왠지 어릴 적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 동심으로 돌아가면서도, 곰돌이 푸 이야기는 그다지 잘 알고 있지 않다. 나는 이 귀여운 곰이 그려진 물건들을 보면 충동구매할 정도로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만, 원작 이야기를 모르고 있다니, 왠지 미안해진다. 미안해. 하지만 내가 너의 귀여운 모습만 보고 좋아한 것이 아니란 것만 알아주렴. 이번 전시를 보며 너와 더 친해지려고 해.




안녕!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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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나영



‘곰돌이 푸 (Winnie the pooh)’는 작가 A.A. 밀른의 글과 삽화가 E.H. 쉐퍼드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동화이다. 이번 전시명이 <Winnie the Pooh : Exploring a Classic>(한국 전시명 "안녕, 푸 전시회”)인 만큼, 이번 전시회에서는 푸의 고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원작 삽화가의 오리지널 드로잉을 볼 수 있으며, 작가의 원고와 편지 등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푸의 탄생과 시초를 볼 기회랄까. ‘아, 이건 가야 해’ 라며 보기로 한 전시였다.


‘위니 더 푸 (Winnie the pooh)’ 이야기는 작가가 자기 아들의 잠자리 동화를 위해서 쓰기 시작한 것이 탄생 비화이다. 아들 크리스토퍼가 가지고 있는 봉제인형을 주인공 삼아 만든 이야기라고 한다. 아들을 위해서 쓴 동화라니. 심지어 동화 속에는 아들 크리스토퍼가 직접 등장하여 곰돌이 푸의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준다. 원작 이야기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버지의 아이를 향한 사랑이 듬뿍 담긴 이야기라는 건 분명하다. 전시에서 그 최초 원고를 볼 수 있다니, 한껏 기대되지 않는가.


동화에 담긴 아버지의 사랑이 읽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졌던 것일까, 곰돌이 푸 이야기는 큰 인기를 얻어 세계적으로 수많은 아이에게도 들려지기 시작했다. 아주 놀랍게도 곰돌이 푸는 올해 92주년을 맞이했다. 92년 동안이나 모두의 친구가 되어주었던 곰돌이 푸. 너 정말 대단한 친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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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모델이 되었던 인형이

뉴욕 시민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내가 푸를 좋아하는 아주 사적인 이유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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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나영
 


아들 크리스토퍼에게는 곰돌이 푸 이야기가 그저 동화나 재밌는 이야기가 아닌, 아버지의 사랑이자 선물이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푸는 귀여운 캐릭터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는데, 아주 사적인 추억이 엮여있기 때문이다. 그 추억은 우리 아버지와 닮았다는 것 (포근한 뱃살과 눈썹, 볼살까지….) 으로 시작하는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이지만, 이 사적인 이유를 발단으로 나는 푸에게 어떤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알게 뭐야. 참으로 TMI인 이야기다. 하지만 내 추억을 떠올리고 있자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곰돌이 푸는 분명, 나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아이들에게 각각의 곰돌이 푸가 되어주었을 텐데. 각각의 어린이들에게 동화로, 인형으로, 만화로, 아니면 나처럼 특이하고 예상 못 한 방식으로, 푸는 우리에게 다가와 좋은 추억이 되어주었다는 건 분명하다.


이 어린이들이 다 크고 나서 곰돌이 푸를 기억하는 전시회를 본다고 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지 아주 예상이 되지 않는가? 어린 시절 곰돌이 푸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동심으로 돌아가고, 애틋해지며, 마음이 따듯해질 것 같다. 헤헤, 그렇다. 사실 지금 내 마음이다.


지금까지 대상이 곰돌이 푸라는 아주 제한적인 상상이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동심 속에 따스하게 기억되고 있는 귀여운 친구가 있는가? 그 친구는 누구일까. 푸에 대해서 회상하고 있자니 나는 감히 남의 추억에도 호기심이 들게 된다.

 



어른, 아이 나이 불문 같은 마음



지금까지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한 전시 프리뷰였다. 글을 쓰는 내내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푸를 좋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와 같이 푸를 추억하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찾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새롭게 곰돌이 푸와 친구가 될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분명히 이 전시장 안에서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한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다. 혹시 귀여운 것에 쉽게 마음이 풀리는 타입인가? (나는 그렇다) 그렇다면 함께 전시를 가자고 말하고 싶다.



*

안녕, 푸 展
- Winnie the Pooh : Exploring a Classic -


일자 : 2019.08.22 ~ 2020.01.05

시간
08.22 ~ 11.30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12.01 ~ 01.05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5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2,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12세) : 9,000원

주최
국민체육진흥공단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주관
소마미술관
바이스, 디커뮤니케이션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정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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