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르게 돋아나기, VB [음악]

VIAGRA BOYS, "STREET WORMS"
글 입력 2019.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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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kind of psychopath

Just like you

어떤 종류의 정신병 환자야

너처럼


- 앨범 수록곡 <Just Like You>

종결부 가사에서






"the same worms that eat me will some day eat you too" (나를 먹은 같은 벌레들이 언젠가 너도 먹게 될 거야)





자유로운 열정



숨김없이 모든 걸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순화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들을 향해 우리는 솔직하다고 할 수도 있고, 거침없다고 이야기한다. 비아그라 보이즈(Viagra Boys)는 밴드명처럼 솔직함보다는 거침없다. 어떤 남자의 이야기를 한다. 그 남자의 삶은 과격하고 밑바닥을 닮았고, 듣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 되겠다'라는 경각심을 세워준다.

보컬(세바스찬 머피)은 가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숨김없이 말이죠. 노래를 부르다 웃음을 연기하기도 하고 울음을 연기하기도 한다. 지저분하고 어쩌면 단조로운 구성은 야생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릇에 담을 수 없기에 이들을 한 번에 규정할 수 있는 단어는 마땅치 않다. 과거 밴드들에 빗대어 말을 하면 더 폴(The Fall)의 무질서한 보컬, 제임스 챈스(James Chance)의 색소폰, 이기 팝(Iggy Pop)의 괴상한 파괴력을 합춰놓은 수상한 밴드라고 할 수 있다.


'거침없음'처럼 이들의 출신지 또한 독특하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출신의 6인조 밴드로 2015년 결성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독특한 이름 비아그라 보이즈(Viagra Boys)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실패한 남성의 역할에 대한 코멘트"라고 작명 이유에 대해 인터뷰에서 설명한 적이 있다.


이들을 규정하기 위해선 극단적인 남성의 이야기를 꼭 넣어야 한다. 이런 극단적 남성성은 초현실적인 패러디를 기반하고 음악적으로 기괴함으로 들려온다. 더 나아간다면 사회와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다. <Just Like You>에서의 You나 <Worms>의 You는 남성이 아니어도 해당되는 부류이다. 남성에서 시작된 이들의 음악은 사회의 악과 사회적인 우울을 공유함으로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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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은 독특함과 재미라는 개성을 낳는다. 보컬은 뒤틀려있으며 곡은 다양한 왜곡을 지닙니다. 이런 요소들은 앨범의 장점이기도 하다. 장점이 잘 버무려진 노래는 오프너 <Down in the Basement>이다. 대화하거나 내레이션처럼 설명하는 듯한 보컬은 감정적으로 들린다.


가사는 보컬 스타일을 따라 직설적이다. 한 남자의 바람(Secret)과 이를 발견한 그 남자의 아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은유나 비유를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보컬은 뱉어낸다. 이는 마치 1인극을 하는 듯 하다. 이렇게 쉽게 찾아보기 힘든 보컬에는 묘한 매력이 있는데, 웃고, 흐느끼고 이런 감정의 표출을 가사에 맞춰서 진행된다. 누군가에게 심각한 상황은 제3자에게 재미난 구경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어지는 <Slow Learner>는 보컬보다 연주되는 과정에 눈길이 간다. 베이스 라인과 돌진하는 색소폰 연주는 독특하지만 이상하지 않다. 분위기와 다르게 발랄하게 튀어 오르는 신시사이저도 상당히 재미난데, 흔한 포스트 펑크 그룹에서 맛볼 수 없는 신선함이다.


날 것을 연주하는 느낌인데 마치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재현하지 못하는 음악이 떠오른다. 다만 대부분의 펑크 곡처럼 형식에 대한 피로함은 분명하다. 이를 독특한 악기 연주로 피했다는 점은 이들이 곡을 만드는 센스가 확실히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가지의 단점과 여러 가지의 장점은 <Sports>에 와서 더한 단순함으로 변환하려고 한다. 이 곡은 스포츠와 공(Ball) 그리고 남성에 대한 단순한 가사를 갖고 있다. 리버브와 왜곡을 통해 남성의 유쾌함이나 과대 해석된 남성성을 소환시키는데 이는 흔함에서 비롯된 단순함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남성이 해당될 수 있는 지점을 이끌어나갔다는 점이지만 그 단순함이 너무 단순해서 어떤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단지 괴팍에 가까웠고 즐겁게 디스토션을 넣었구나 정도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단순함은 의미적으로 모호함을 주었지만, 음악적으로는 재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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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Like You>는 <Sports>와 같이 싱글 컷된 곡으로 정신병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컬은 이 곡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꿈(환각)에서 깨어난 환자처럼 말을 더듬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연주는 비교적 얌전한 편이지만 이런 보컬의 역할은 가사에 적힌 그대로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보컬의 개성으로는 완벽한 곡이다.

이후에도 재미라는 개성은 계속해서 앨범의 중심을 관통한다. 형식의 단순함을 잊게 만들고 가사의 모호함을 덮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앨범의 후반부에서는 이런 재미가 반감되며 같은 내용이 반복되어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부작용도 있다.


시간만 길게 잡아먹는 <Shrimp Shack>, 보컬이 빠진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클로저 <Amphetanarchy>는 앞선 곡들에 비해 빛나는 아이디어가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조용하고 우울함을 나타낸 <Worms>이 후반부 트랙에서 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듣는 사람들에 따라선 일관성이 부족한 후반부의 트랙들을 '단지 피곤한 트랙들'이라고 여길 가능성이 높다.

후반부에 힘이 떨어진다는 문제는 오랫동안 활동한 밴드에게도 나타나는 공통적인 문제다. 이들의 개성이, 발랄함이 다른 밴드에 비해 얼마나 돋보였을까를 봐야 할 것 같다. 비슷한 밴드로 올해 앨범을 낸 밴드들을 기준으로 아이들즈(Idles)와 셰임(Shame)이 있을 것이다.


포스트 펑크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들이 중첩되는 부분은 보컬에 있다. 과격함에서는 아이들즈가 앞서지만 가사를 해석하는 괴팍함에서 비아그라 보이즈를 따라올 그룹은 없다. 보컬뿐만이 아니다. 80년대 유행한 색소폰을 가지고 온 점과 기타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시사이저와 디스토션을 적절하게 활용한 점은 두 밴드에는 찾아볼 수 없는 개성이다.

밴드의 단점도 개성처럼 솟아 있다. 우선, 이 개성이 보편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피로감 때문에 감춰지는 개성도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직설적인 남성 비판적 가사도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록이라는 장르의 수용자가 대체로 남성이라는 점, 그리고 이런 시각은 북유럽과 스웨덴이 아닌 미국이나 영국에서 달갑게 맞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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