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보러 가는 당일에도 서울시립미술관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미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람한 전시, 평일에 가도 관람객이 바글바글하다는 후기 글에 선뜻 전시를 보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는 일찌감치 영화관에 도착해 티켓을 수령한 후, 빈자리에 앉아 영화 소개 글을 다시 읽었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 금발 머리에 동그란 뿔테안경을 낀아이콘, 이 시대가 사랑한 아티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그의 모든 것을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관람객이 많아서 전시에 가기 싫은 건 핑계다. 사실 나는 '데이비드 호크니' 라는 작가를 잘 몰랐다. 데이비드 호크니 열풍이라는 기사를 보고 그의 이름을 검색해봤을 때 내 눈에 익숙한 작품이 몇 개 있었다. '데이비드 호크니' 라는 이름과 작품들이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아, 이게 호크니의 작품이었구나. 평소 그림에 관심이 없는 내가 아는 작품의 작가이니 분명 엄청 유명하겠거니 생각했다.
누군가가 이렇게나 데이비드 호크니를 잘 모르면서 왜 이 영화를 봤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해 줄 것이다. 궁금했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 금발 머리에 동그란 뿔테안경을 낀 아이콘, 이 시대가 사랑한 아티스트' 라는 수식어를 가진 데이비드 호크니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 <호크니>를 본 지금,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써보려 한다.
난 어디에 있든 그림을 그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부럽다고 생각한 점이 있다. 바로 그의 열정과 노력이다.
난 내가 좋을 때
좋아하는 것을 그린다.
난 어디에 있든 그림을 그린다.
영화의 초반 부에 호크니가 한 말이다. 그의 인생은 마치 색을 풍성하게 사용하여 완성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았다. 한 번에 완성한 작품이 아닌, 오랫동안 성실하게 색을 올려 조화를 이루어낸 작품.
그는 항상 그림을 그렸다. 좋을 때 좋아하는 것을 그린다는 그는 일상의 모든 곳에서 오브제를 발견했다. 그 오브제는 자신과 가까운 친구나 가족 혹은 수영장이 되기도 했다.
세상 모든 피사체의
매력과 특징은
열심히 관찰한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지나가는 길 옆에 자라난 풀들을 그리기도, 사계절에 걸쳐 숲속의 풍경을 그리기도 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의 관찰하고 묘사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호크니는 항상 영화관의 맨 앞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영화에 테두리가 있는 걸 몰랐다고 한다. 덕분에 그는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은 이후 호크니의 작품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제목 : 호크니(Hockney)
감독 : 랜달 라이트
출연 : 데이비드 호크니 외 다수
장르 : 다큐멘터리
개봉 : 2019년 8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