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지역사회의 책문화 살리기 [도서]

독서공동체와 책 읽는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글 입력 2019.07.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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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독서문화 진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자체도 현재는 선구적인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도서관 관계자나 시민들의 경우, 책문화를 키워랴 한다는 데에 폭넓은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부의 예산 배정도 인색한 실정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과 정책 대안을 밝혀보고자 한다. 아울러 지역사회 독서운동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책 서문 중 일부 



이 책은 각각의 지역사회(지자체)의 독서증진운동, 책문화 발전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면서, 결국엔 우리 사회의 활달한 '책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그냥 우리사회의 책문화를 키우자고 하면 될 것을, 지역사회의 책문화를 살리자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지방분권시대에 있다. 저자가 인용한 바에 따르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현대 사회는 거대한 전환기에 놓여 있으며, 오늘날 사회는 점점 규격화에서 다양화로, 집중화에서 분산화로, 중앙집권화에서 지방분권화로 나아갈 것이라 예견한다.

권력이 한 곳으로 쏠리지 않고(중앙집권화), 각각의 지역이 거의 평등한 권력체계를 갖는다면(지방분권화), 책 문화도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지역사회의 책문화가 잘 형성되고, 이들이 전제되어야 우리 사회 전체의 책문화가 잘 형성될 거라는 말인 것이다.

저자의 의도는 이렇다. 그렇기에 그는 책 전반에 걸쳐 '지역사회 책문화 살리기'를 위한 '해결법'과 '정책'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나는 정책을 만드는 이가 아니고, 해결책과 정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이를 만드는 데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영향을 줄 순 있겠지만) 그렇기에 사실 책의 앞부분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가 나온 뒷부분에 눈이 갔다.

평소에 지역사회 책문화를 살리는 것엔 관심도 없었고, 생각도 해본 적이 없지만, 독서와 관련된 활동들은 대게 그들만의 문화로만 존재한다고 느꼈던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문화인 것이다. 책을 읽는 문화가 대중화가 되어있지 않다고 표현해야 할까.

한 통계에 따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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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에 따르면 성인들의 독서량은 일 년에 10권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읽는 권수가 뭐가 중요하랴. 1권을 읽던 100권을 읽던 한 권의 책을 통해 뭔갈 깨닫거나 깊이 생각할 수 있음 된다. 권수를 떠나 이 도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바는 '우리 일상생활에 독서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그럼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아니 독서가 왜 중요한 건데?' 요즘 '책스타그램' 전용 계정을 들어가 보면 장난 아니다. 그들에 비하면 난 세발의 피도 아니고, 독서광이라 할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책을 사랑하는 일인으로서 조심스레 말해보자면 '책이 우리의 시야와 사고와 마음을 넓힐 수 있게 만들어준다'

모르고 보는 세상과, 알고 보는 세상은 천지 차이다. 페미니즘관련 책을 읽기 전과 후 세상을 보는 나의 시각은 180도 바뀌었다. 난민에 대한 책을 읽기 전 난민의 난자도 몰랐고, 인종에 대한 책을 읽기 전 인종에 대한 개념조차 잘 몰랐다.

책은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이 아닐까 싶다. 책은 인간을 더 나아가 사회를 성숙시킨다. 그렇기에 책은 필요하고, 겉핥기식이 아닌 진지한 책 읽기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책에는 '일본의 책문화 살리기' 사례가 들어있었다.



일본의 독서 경연대회 '비블리오 배틀'

비블리오 배클은 독서를 권장하는 독특한 대회인데,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각 참가자는 자신이 정한 한 권의 책을 들고 나와, 순서에 따라 청중 앞에서 5분 동안 책의 매력을 발표한다.

2. 발표 후 2~3분 동안 청중들의 질문에 답변한다.

3. 참가자들의 발표가 모두 끝나면, 청중들은 다수결로 제일 읽고 싶어진 책 한 권을 선정한다.



정말 괜찮은 대회란 생각이 든다. 단순히 특정한 책이 주어지고 이에 대한 독후감이나 토론대회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각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의 매력을 소개하고, 청중들은 그들 중 가장 흥미로웠던 책을 선정하니 책읽기 문화 증진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좀 더 알고 싶어,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도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방송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얼굴도 노출되고,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도 적다는 단점이 있을 것이다. 이런 대회가 각 지역의 도서관에서 주최하고, 지역신문에 주기적으로 홍보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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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많은 독서 활동들이 주최되고, 홍보돼 보다 부담 없이 나를 포함한 모든 시민 분들이 하나의 여가 생활로써 다양한 책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사실 이 책을 어떻게 리뷰 해야 할 지 한참 고민했다. 교과서에 가까운 책이다. 저자의 우리 사회 책문화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책 곳곳에서 느껴졌지만, 외부자료를 많이 첨부하고, 그것을 풀어 넣지 않고 항목별로 나눠 쓰다 보니 굉장히 딱딱하고 읽기가 어려웠다.

책 내용 일부를 보면 이렇다.


한국지역도서전 시작의 의미와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다.


그 시작의 의미는 첫째, 지역 출판사, 지역 저자, 지역출판콘텐츠의 존재감 확인, 둘째, 지역출판인 간의 교류, 셋째, 지역출판문화의 점검 및 성찰, 넷째, 지역출판의 미래 모색, 다섯째, 출판기반 지역 문화 융성 실천 방안 및 전략 마련 계기이다.


- P 51



이런 말들이 책 곳곳에서 계속해서 반복된다. 의문이 들었다. '지역출판의 미래 모색'? 느낌은 오지만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설명들은 없었다. 이런 문장들은 인용되고, 거기에서 끝이난다.

누구를 향하고 있는 글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를 통해 이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됐지만, 기존에 책문화에 관심갖고, 이런 류의 책들을 찾는 분이 아니라면 이 책을 만나기가 힘들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이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책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 일전엔 이와 관련된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었다. 책으로 잠깐 딴 세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처절한 현실을 보기도 하고, 마음의 치료도 하고, 공부도 하지만 그냥 난 책이 좋고 좋으니 그 뿐이었고, 이 좋은 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흥미와 재미를 가져, 지역사회의 책문화가 잘 형성됐음 좋겠다란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이 좋은 책들의 진가를 모든 사람들이 알고 찾을 수 있게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사회의 책문화가 키워져나갔음 하는 바람이다.


[이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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