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에 대한 흥미를 다시 불러일으켜준 "필로 FILO"

글 입력 2019.07.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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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과 반응에 꽤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영화를 그저 재미있는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정도로만 생각하고 봤었다. ‘인셉션’, ‘트루먼쇼’와 같이 스토리가 탄탄하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으며 완성도 높은 영화를 좋아했다.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나서는 스토리보다 색감과 영상미가 좋은 영화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라라랜드’를 보던 순간에는 스토리가 뻔해서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장면 하나 하나의 색감과 분위기에 대한 여운이 영화를 본 후 한 달이 넘게 지속되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의 색감 또한 영화의 큰 매력 포인트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영화였다.


성인이 된 후로는 진지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입시가 끝난 이후 집중력에 번아웃이 온 것인지 서사의 초반의 정보들에 집중하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졌고 진지하고 완성도 높은 영화보다는 킬링타임용 영화 또는 이미 봤었던 영화들을 즐겨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 접한 강의에서 영화 기법과 이론을 배우면서 다시 영화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다양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영화 잡지 <FILO>를 읽어보기로 한 것도 영화를 더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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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O>는 '영화'를 뜻하는 'film'과 '어떤 것을 좋아하는'이란 뜻의 'philo-'를 결합한 말로 영화에 대한 사랑을 글의 행로로 옮겨보고자 하는 격월간 잡지다.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5명의 영화평론가 남다은, 이후경, 정성일, 정한석, 허문영이 국내 고정 필진으로 참여하고, 매호 다양한 해외, 초대 필진이 함께 최근까지 상영되었거나, 앞으로 상영될 가능성이 있는 동시대 영화를 중심적으로 다룬다.


나름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잡지의 목록을 보고 아는 영화가 한나도 없어서 조금 당황했다. 생각해보니 유명한 영화들이나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들만을 찾아봐서 본 영화의 폭이 넓지 않았다. 이 기회에 여러 영화를 잡지로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다.


보지 않은 영화를 글로 접하는 것이라 별로 안 와 닿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혔고 글을 읽으며 영화의 장면을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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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들을 다룬 글을 읽으며 영화제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에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존재한다는 것이 새삼 흥미롭게 다가왔고 영화제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글을 읽으며 다음 번에는 영화제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학교에서 영상제를 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즐기지 못했던 점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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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많이 생긴 영화는 ‘퍼스트 리폼드’였다. 다소 불행한 사람들과 사랑, 그리고 마지막 장면. 전반적으로 어둡고 잔잔한 분위기와 강렬한 마지막 장면으로 구성된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퍼스트 리폼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었다. 남녀 주인공 모두 인상적인 배우들이라는 점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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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바르다에 대한 글 또한 기억에 남는 글 중 하나이다. 누벨바그의 대모이며 페미니즘 운동에 동참하는 사회 참여적 인물이자 끊임없는 열정과 창의성을 가진 비주얼 아티스트인 그녀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책에 있는 그녀의 작품 사진 몇 개 만으로 그녀의 영화가 궁금해졌다.


<FILO>를 읽고 여기에 다뤄진 작품들을 모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평 글을 읽고 나니 그 영화에 대한 흥미와 궁금증이 생기고 영화를 볼 때 잡지에서 읽은 내용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영화 비평 글이나 영상을 그 영화를 본 후에 봐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처럼 영화를 다룬 글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윤혜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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