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도서]

사랑, 행복, 인생에 관한 공감 가득한 이야기
글 입력 2019.06.26 23:0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앞표지.jpg
 


책에 담고 싶었던 세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결국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 두 번째는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사람을 곁에 두었으면 한다는 것, 세 번째는 결국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들은 다 행복하기 위해 한다고 믿고 있고,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며 작가의 말을 읽어나갈 때 그가 담고 싶었던 이 세 가지 이야기가 특히 와 닿았던 것 같다. 이는 내가 늘 자주 생각해오던 바와 아주 흡사했고 인생의 최종 목표가 결국 행복이라는 그의 생각도 내 것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라는 애잔한 제목에 담긴 작가의 이야기와 나의 죽음엔 누가 날 찾아와 줄지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죽음과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이야기, 인간관계, 고난과 행복에 대해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삶’에서 작가는 자신의 결핍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으로 행복을 꿈꾸며 말한다.



‘사람’을 발음하면 입술이 닫힌다. ‘사랑’을 발음하면 입술이 열린다. 사람은 사랑으로 여는 것이다. 그리고 삶을 이루는 건 사람과 사랑이다. 삶을 이루는 사랑에는 여러 범주의 사랑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연인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동료 그리고 자신의 일, 자신의 오늘, 자신의 인생 등등. 결국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정말로 사람을 발음하면 입술이 닫히는 반면 사랑을 발음하면 입술이 열리는, 그동안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사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람을 사랑으로 연다는 작가의 말에 큰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애초에 다른 사람들보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일 경우, 혹은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꾹 잠그고 있는 사람일 경우 모두 결국은 사람이다. 작가가 첫 장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사람의 마음은 관심과 배려가 만들어내는 사랑으로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다가감에 있어 나도 한 사람으로서의 나 자신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그에 대한 진심을 전한다면 닫힌 마음도 결국엔 들어갈 수 있는 조그만 문을 내어주기 마련이다.


작가의 말 처럼 사랑에는 연인 간의 사랑 말고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범주의 사랑이 있다. 내가 인생에서 제일 소중히 여기는 가치인 ‘사랑’은 때론 다른 가치들을 자신의 따뜻함으로 품기도 하고 다른 가치들을 생성해 내기도 한다. 또한, 나는 내 가족을 사랑할 수도, 내 친구를 사랑할 수도, 나의 꿈과 열정, 그리고 내가 맞이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할 수도 있다.


이처럼 목적어에 제한을 둘 수 없는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더욱 많은 것을 사랑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사랑을 하면 사람들은 행복해진다. 그것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예쁜 강아지를 사랑하는 일이든, 때론 내 슬픔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도.



결국 모두 하나의 색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니 집단 속에서 개인이 살아낼 유일한 방법은 타인의 색에 물들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 역시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나 또한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이다. 어차피 모두 빛나거나, 모두 다양하다고 하더라도 집단의 색이 이상해지거나 별난 색으로 변하게 된다는 게 아니라는 거다.


빛날 수 있는 방법과 색깔은 다양하다.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당신만의 색깔로, 당신만의 빛깔로 삶에 행복을 들였으면 싶다.



‘당신만의 색깔로 살아간다는 것’에 나오는 구절이다. 집단이 개인보다 강한 이유는 획일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획일화로 무장한 이 집단이 나보다 강하다고 해서 내가 그 힘에 굴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령 예를 들어 내가 속한 집단이 내가 믿어왔던 가치들을 위배하는 일들을 추진하는 집단이라면, 난 당연히 그 집단으로부터 하루빨리 뛰쳐나오고자 할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인간관계의 중요성, 집단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희생을 강요하더라도 집단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나의 인생관을 위배하는 일이라면 가끔은 용기있는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한번밖에 없는 나의 인생의 주체는 집단의 나머지 구성원들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너무 나만의 색깔로 튀는 것도 좋지 않지만, 타인의 색깔에 은은하게 녹아들 수 있는 자신만의 색을 갖추는 것은 사랑스러운 일이지 않을까. 집단의 획일화된 색깔에 무조건 맞추려하지말고 타인의 색깔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이해심과 포용력, 그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지켜나가는 용기와 믿음을 가지는 것은 요즘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색깔로 내 삶의 행복을 칠하기도 하고 타인의 색깔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줄 수 있는 것은 꽤 멋진 일이다.



기회는 내가 잡기 마련이고, 사람은 언제든지 떠난다. 마음, 어디에도 멈추지 못하는 말은 건네는 게 좋다.



‘마음과 말’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내려놓음’에서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너무 많은 것들을 곁에 두려고 하면 스스로 견디기 힘들어진다. 가끔은 내려놓기도 하고, 또 떠나보내기도 하면서 무겁게 걸어가지 않았으면 싶다. 짊어져야 하는 것들이 가벼울수록 멀리갈 수 있으니까. 떠나보내고 내려놓아도 괜찮다. 모든 걸 짊어지고 걸어가지 않아도 된다.



이 두 목차에 담긴 내용은 내게 공감과 위안을 동시에 선물했다. 마음을 어디에도 멈추지 못하는 말이라고 표현한 작가의 생각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때론 내가 십분 발휘한 순간의 용기가 생각지도 못한 우정과 사랑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론 그 순간 용기가 없어서 혹은 머뭇거리다 끝내 전하지 못한 말 때문에 끊임없이 후회와 자책 속에 살아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마음을 유일하게 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표현하는 것이다. 조금 쑥스러워도, 가끔은 자존심을 미뤄두고 표현하길 좋아하는 사람이 되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다. 내 마음을 온전히 전한 것 같기도 하고, 표현함으로써 그 마음이 몇배로 커져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닿게 된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이 그렇듯 사람도 언제든지 내 곁을 떠날 수 있다. 내게 참 소중했던 사람이 이젠 나와 이별해야 할 때가 왔을 때, 그 상실감으로 인해 내가 너무 슬퍼하지 않을 방법은 내려놓음이다. 순간에 내가 느끼는 슬픔의 무게가 너무나 크다면 그 무게를 홀로 다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잠시 내려두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영영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다. 내려놓음은 앞으로 나아갈 나를 위한 중간지점의 휴게소이자, 언제든 나의 마음이 향할 때 찾아갈 수 있는 또다른 추억의 장소다.


*


오랜만에 머리맡에 놓고 자기 전 새벽감성이 충만할 때 한번, 오래 소장하며 내 생각을 덧붙여 메모하고 싶은 책이 생긴 것 같다. 작가의 경험과 이야기, 그에 담긴 진심어린 생각들은 내 마음을 더욱 따스히 데워준 난로와도 같은 존재였다. 나도 지금의 내가, 그리고 앞으로의 내가 계속 사랑할 줄 알고 결국 행복에서 헤엄칠 수 있는 사람이길 소망한다.




저 자 : 김상현

장 르 :  문학 > 에세이 (한국 에세이)

정 가 : 14,000원

쪽 수 : 198p

크기 : 111*184*12mm



-

<목차>


작가의말

실수
배려와 이기주의
가끔 이런 말들이 필요할 거예요
착함과 만만함
불안
그럴 만한 이유
느낌
비를 맞았다.
태도에 관하여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로 살아가야 한다
personality
내가 원하는 삶
놓친 마음
봄비
주고받음
에어컨
표현에 관하여
다름을 이해하는 것
오늘의 즐거움
우린 우리만으로 충분하다
분홍빛 좌석
기억과 죽음
역사

휴식 백 퍼센트
당신만의 색깔로 살아가는 것
사람
예술가 말 한마디
마음과 말
모래 한 줌
내려놓음
일레븐 메디슨 파크
아무렴 행복이길
마음가짐
책임
달빛과 진심
잘 살고 싶은 마음
밑줄
힘을 빼는 연습
판단
나라는 사람
이유
아련한 글자
어쩔 수 없음
메이저와 마이너
행복



[이소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