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말이 되는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에릭 요한슨 사진전

글 입력 2019.06.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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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타임 슬립으로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꾼다던지 마법사가 존재한다거나 갑자기 몸이 작아지거나 성별이 바뀌는 판타지 이야기들 말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고,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이런 일들이 내가 모르는 세상에 존재할거라는 상상을 즐겨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이런 상상과 호기심은 나를 현실에서 벗어나 꿈꾸게 한다. 그런 내가 특히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 팀 버튼 감독의 빅 피쉬(Big Fish,2003)라는 영화이다.



빅피쉬.jpg
 


영화 속 아버지는 허구성이 짙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아들에게 전한다. 키가 4미터인 거인과 함께 모험을 떠났으며, 하반신은 하나고 상반신은 둘인 샴쌍둥이 자매와 전쟁터에서 살아남아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오기도 했고, 자신이 일했던 서커스의 단장이 사실은 늑대인간이어서 죽을 뻔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믿지 않는다. 사실 그건 100% 사실도 아니고 허구도 아니었다. 아버지의 흐릿해진 기억 속에서 새롭게 재탄생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번엔 팀 버튼 못지않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그만의 상상으로 있을 법하게 재구성한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이다.



Full Moon Service.jpg

Full Moon Service



스웨덴 출신의 젊은 작가는 불가능한 세상을 한 장의 사진으로 구현해 내었다.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하고 액자 속에서 물이 흘러나온다. 누군가는 달을 배달해서 달아주고 별을 따서 모으기도 한다. 안과 밖이, 위아래가 뒤집어 진 세상이지만 이상하게도 어색하지가 않다.


팀 버튼 영화 속 아버지처럼 말도 안 되는 세계관이지만 왠지 있을 것도 같다. 그의 상상은 누구나 우리의 머릿속에서 한번쯤 상상해보고 재구성해본 세계를 담았기 때문이다.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있다. 뜻은 거의 불가능하다, 무척이나 어렵다는 뜻이지만 누구나 한번쯤 하늘의 별을 딸 수 있다면 이라는 상상을 해봤기 때문에 이 말이 널리 쓰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작품을 통해 만난 에릭 요한슨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을 현실로 구현해 낸 마법사였다.



Fishy Island.jpg
 

 

사진에 등장하는 모든 소품과 배경은 실제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그의 손길을 거치면 마법 같은 상황이 연출이 된다. 사진을 보면서 연관된 다른 상상의 세계로 빠지기도 하고 나만의 제목을 붙여보기도 하였다. 섹션이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자유롭게 보아도 무방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연출 과정 전반과 대형 설치 작품까지도 만나볼 수 있다. 상상의 세계에는 남녀노소가 존재하지 않기에 어른도 아이도 함께 즐기고 대화할 수 있는 전시회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를 제한시키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입니다."

 

멈추지 말고 상상하자. 현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상이 없으면 살 수나 있을까? 상상은 우리에게 삶의 활력과 재미를 불어넣어준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의 사진을 통해 있을 법한 재미난 상상거리를 많이 나누고 올 수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양_700.jpg
 


에릭요한슨 사진전
- Impossible is Possible -


일자 : 2019.06.05 ~ 2019.09.15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2,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0,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 13세) 8,000원

주최/주관
씨씨오씨

후원
주한스웨덴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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