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치밀함으로 상상을 구현해내다 - 에릭요한슨: Impossible is Possible

글 입력 2019.06.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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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Impossible is Possible



'상상을 찍는 작가', 'Impossible is Possible'. 이러한 수식어들은 이번 전시의 주인공, 에릭 요한슨을 상상력과 강하게 접합시키고 있다.


양털이 구름이 되는 등 어렸을 적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모습이 담긴 전시 포스터를 보고 있자면 '상상력'을 빼놓고 이번 전시를 생각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전시를 보기 전엔 그의 작품들이 한없이 자유롭고 즉흥적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정작, 전시에서 실물로 마주한 에릭 요한슨의 작품들은 자유로움, 즉흥적임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의 작품들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지만 매우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작품 하나하나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의 세밀함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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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들은 작업을 할 때, 일부분만 직접 촬영하고 기존에 있던 소스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에릭 요한슨은 직접 사진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들을 촬영한다는 점에서 이들과 차이점을 갖는다.


오랜 기간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후 촬영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이미지 프로세싱 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포토샵을 이용한 이 프로세스에서 한 작품을 위해 150개가 넘는 레이어를 사용한다. (포토샵 작업을 해 본 나로선 그가 엄청난 완벽주의자 혹은 변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전시되어 있는 150개의 레이어를 보고 있자면 그가 디테일을 위해 매우 신경 쓰고 있음이 드러난다. 단순히 요소들을 합치고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만들기 위해 빛에 따른 음영과 경계선 등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그의 치밀함과 완벽함이 정말 경이로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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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들은 어릴 적 꿈이나 판타지 영화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단순히 '예쁜 사진'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이들은 에릭 요한슨이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분명하게 담고 있다. 그는 언어유희와 같은 은근한 해학과 풍자를 통해 사회에 대한 그의 생각과 비판을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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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의 작품명은 <Expectations>이다. 똑같은 얼굴을 가진, 똑같은 옷을 입은 수많은 '나'가 책상에 앉아 있는 '나'를 감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 제목을 보지 않고 작품을 감상했을 때, 함께 했던 지인과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떠오르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 expectation이 한 사람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시를 본 후, 작가 에릭 요한슨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작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의 기대가 부담이 되고, 그로 인해 책상에 앉은 '나'는 무언가를 쓰고자 하지만 종이는 백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담아 그가 느꼈던 창작의 부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작품을 보고 그 의도와 의미를 상상해본 후 실제 작가의 생각을 알아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했다. (실제로 작가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먼저 작품을 선보이고 관객의 생각을 들어보는 등의 쌍방향적 소통을 하고 있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작품들과 생각을 엿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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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천공의 섬, 라퓨타를 연상시키는 작품 <Demand and Supply>을 포함한 여러 작품들은 단순히 상상력을 자극하고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것을 넘어서서 개인과 사회에 관련된 이슈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에서 에릭 요한슨은 상상의 대가, 마술사 등등의 수식어보단 좀 더 진중한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 홍보 문구나 전체적 구성이 너무 그의 '상상'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이러한 매력은 오히려 가려지는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멀리서 보아도 매력적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의 전시는 올해 9월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선 처음으로 그의 새로운 작품 두 점이 오프라인으로 공개가 되었으니 그의 매력적인 다른 작품들을 직접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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