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알고 싶지만 알 수 없는 현대미술을 이해하는데 도움 되는 책 추천 [도서]

글 입력 2019.06.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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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전시회장을 주로 가는 내게 친구가 묻는다. <그림 보는 게 재밌어?> 재밌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렇다. 그림을 본다기보다는 작가의 새로운 생각이나 관점을 접하는 편이 재미있다고 대답했다. 그런 관점에서 현대 미술은 독특하고 새롭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는 편이다. 낯선 관념들, 표현방식을 보면서 지적인 충족감도 얻고 나 역시 그렇게 나만의 관점을 가지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주변인들이 현대미술을 어렵다고만 생각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마른하늘에 비가 떨어지듯이 현대 작품들이 나오는 게 아니고 전체 미술사 큰 흐름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아직도 미술사나 미술철학, 현대 미술이 어렵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읽고 현대미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발칙한 현대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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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곰퍼츠가 테이트 갤러리 관장으로 7년간 일하면서 현대미술을 보면서 고개를 내젓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원제가 더 와 닿는다. <뭘 보고 있니? what are you looking at?>이다. 책의 재밌는 점은 마치 소설책처럼 작가가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나 작품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예술가들은 소설 속 인물들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딱딱하게 나눠서 설명하지 않고 한 사조에서 그 다음 사조로 넘어가는 이야기가 매끄럽다. 작품이 왜 유명해졌는지 그 당시의 사회적 맥락에서 다시 설명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장에는 현존 작가들 (데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등)의 작품까지 설명한다. 그래서 책 두께는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편이다.

 

 

 

2.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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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당시의 예술운동의 강령과 선언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예술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을 했고 각기 다르면서도 발전된 답을 내린다. 그 과정을 주로 평론가에의 말을 인용해서 서술한다. 미술평론가들의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는 낯설었지만 책을 덮을 때쯤이면 점차 익숙해진다.


보고 나면 그림을 단순히 ‘아름답다’라는 표현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소 책의 내용이 딱딱하면서 어렵기는 하다. 진중권씨가 한 인터뷰에서 말했듯 독자에게 어느 정도의 수준을 바라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술 평론에 의해서 뒤집어지고 발전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이었다.


 

 

3. 현대미술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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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결론에서 저자는 이렇게 밝힌다. ‘이 책 저 책을 전전하지만 결국에는 다시 해결하지 못한 혼란을 안고 돌아서는 공부를 계속하다가 쓰게 된 것이 이 책이다.’ 나에게도 그런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가장 현대미술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모더니즘, 아방가르드, 포스트모더니즘까지를 아우르는 책의 내용은 현대 미술에 대한 가장 분명한 설명을 해 준 책이었다.


우선 현대 미술이라고 할 때 ‘현대’라는 시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부터 정확하게 밝힌다. 사실 저자도 이야기했듯이 다른 책에서는 모더니즘이 아방가르드와 적대적인 것, 포스트 모더니즘은 사후적인 사조로 설명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저자는 모더니즘이 가져온 순수미술을 현대 미술의 주역으로, 그 뒤의 사조를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보았다. 문장이 명료해서 파악하기 쉽다. 이렇게 글을 쓰려면 어느 정도의 내공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스친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

 

이 밖에도 좋은 책이 많겠지만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이 책들이 좋았을 뿐이다. 경주에 가서도 역사적 지식이 없으면 하루 종일 봐도 느끼는 게 없듯이 현대 미술도 아는 게 많아질수록 이해의 폭이나 재미도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책들을 찾아 읽으면서 지적인 만족감을 즐길 셈이다.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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