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허영심이 부른 파국, 모파상의 목걸이 [도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떠한 악세서리도 필요하지 않는다
글 입력 2019.06.03 03:2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대부분의 단편소설을 정복했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아마도 이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바로 단편소설 계의 거장, ‘모파상’이다. 그는 노르망디의 미로메닐 출생으로, 원래는 파리에서 법률 공부를 시작했으나 보불전쟁이 일어나자 군에 자원입대했다.


전쟁이 끝난 후 해군성 및 문부성에서 근무하며 플로베르에게서 문학 지도를 받았고, 플로베르의 소개로 에밀 졸라를 알게 되면서 당시의 젊은 문학가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그 후, 6명의 젊은 작가가 쓴 단편 모음집 『메당 야화』에 「비곗덩어리」를 발표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 후 『메종 텔리에』, 『피피 양』 등의 단편집을 비롯하여 약 300편의 단편소설과 기행문, 시집, 희곡 등을 발표했다. 단편소설을 논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작가 중 한 사람인 모파상. 그의 대표작인 ‘목걸이’를 아주 오래 전 읽었었고 최근에 다시 접하게 되었다.



131.jpg


목걸이는 사실 삶에서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다. 그보다 오히려 사치품이라는 단어가 훨씬 걸맞는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을 가꾸는 시대가 중요해진 요즘 목걸이를 꼭 사치품으로만 단정 짓기도 어렵다.


목걸이가 삶을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품은 아니더라도, 그것이 자신을 가꾸는 아름다움으로 삶에 대한 더 나은 만족을 제공하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파상의 소설 속에서 그려진 목걸이는 지나친 허영심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거짓말로 얼룩진 악세서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마틸드는 가난한 하급 공무원의 아내이다.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한 마틸드는 운명의 장난같은 그녀의 가난한 생활이 항상 불만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그녀에게 장관 부부가 주최하는 무도회의 초대장을 건네준다. 일 끝나고 돌아온 저녁 아내가 행복해할 표정을 그리며 들떠있었던 그는 아내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란다.



R1280x0.jpg
 


이름있는 고위관직의 사람들이 참석하는 무도회에 초대받고도 마틸다의 반응이 냉랭했던 이유는 무도회에 입고 갈 옷이 없다는 것이었다. 평소 극장에 자주 입고 가던 옷도 괜찮아보인다는 남편의 말에 그녀는 눈물을 터뜨렸다.  울상인 마틸드에게 남편은 파티에 어울리는 멋진 옷을 만들라고 말하며, 사냥을 위해 아껴두었던 자신의 비상금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옷에 어울리는 장신구가 없음을 불평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 들어서부턴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지나친 그녀의 욕심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자신을 위해 초대장을 가져오고 아내의 눈물에 못이겨 자신의 계획을 포기해야 했던 남편에 대한 반응치고는 상당히 이기적이었다.


결국 그녀는 부자 친구인 포레스터 부인에게 목걸이를 빌려 무도회에 참석한다. 마침내 만족한 마틸다는 자신의 모습에 도취했고 그녀가 항상 꿈꿔웠던 관심과 주목의 시선을 한눈에 받게 된다.



크기변환_1beraudhotelcaillebotte.jpg
 


그러나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던 중 그만 목걸이를 잃어버리면서 친구에게 돌려줄 똑같은 목걸이를 사기 위해 집을 팔고 빚까지 지게 된다. 결국 그녀는 친구에게 4만 프랑이나 하는 목걸이를 사서 돌려 주었고, 그때부터 10년이라는 시간은 오직 빚을 청산하기 위해 살아야만 했다.


빚을 다 갚은 후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친구를 만났지만, 포레스터 부인은 초라하게 늙은 마틸다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녀는 자신이 마틸다라고 이야기하며 용기를 내어 지난날 잃어버렸던 목걸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마틸다의 고백을 잠자코 들은 후 포레스터 부인은 그녀의 두 손을 꼭 쥐며 말한다.



“어쩜, 어떡하면 좋아, 마틸드! 내껀 가짜였어.

기껏해야 5백 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R720x0.jpg

 

모파상의 단편소설〈목걸이>는 삶의 겉모습과 참모습, 다시 말하면 ‘가짜’와 ‘진짜’를 둘러싼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짜의 겉모습에 현혹되어 ‘진짜’의 참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한 주인공의 불행은 매우 안타깝다. 이 이야기는 겉모습 뒤에 숨겨진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인간만이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교훈을 던져 준다.


여기서 참모습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아마도 현재 자신의 상황과 분수에 만족할 줄 아는 마틸다, 그리고 남들과의 상대적인 비교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마틸다를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할 줄 알고 그러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은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다.


마틸다는 자신의 부유하지 못한 삶을 운명의 장난이 부른 결과라고 여겼지만, 그녀에겐 이러한 운명의 장난이 꼭 필요했다. 자신의 행복은 부유하고 화려한 삶도, 타인의 부러운 시선도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기에. 그녀가 그토록 갈망했던 아름다움이 자신을 갉아먹을 수 있는 독이자, 내면의 아름다움에는 전혀 비할 수 없는 500프랑짜리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소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74238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