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음 세대는 어디서, 어떻게 자랄 것인가 - 출판저널 510호

앞으로의 출판업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글 입력 2019.05.1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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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콘텐츠 잡지



<출판저널>을 문화초대로 만나본 지 벌써 두 번째다. <출판저널>은 1987년 창간되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출판과 도서에 관한 내용을 다룬 잡지인데, 출판계의 동향을 다룬 ‘칼럼’과 ‘에세이’, 그리고 올해 이슈가 된 책의 저자와 하는 여러 ‘인터뷰’, 해외사례를 보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을 쓰는 ‘해외통신’, ;연중 특별기획’, ‘특집좌담’,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을 소개하는 ‘신간목록’, 마지막으로 저번 출판저널 평론을 담은 ‘독자들이 읽은 <출판저널>’ 코너로 아주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번 <출판저널>에서는 해외 사례를 보며 우리나라의 출판계가 달라져야 할 방향성을 잡고 있었다. 한번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여럿 소개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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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르휘호바르트 도서관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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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르휘호바르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북쪽에 있는 친환경 도시다. 인도의 도시 계획자 아쇼트 발로트라가 계획할 때부터 ‘태양의 도시’ 또는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계획되었기에 주택의 95%가 태양광 발전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하수처리장 대신 공원 옆에 있는 거대한 습지로 하수를 흘려보내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에코 도시(eco city)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저소득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비율이 40% 이상,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가구를 3% 이상 계획하였다.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께서 해주신 얘기 중에 아직도 내 머릿속 한쪽을 차지하고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을 버는 목표의 가장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인데, 미국인은 우리나라처럼 자기 집에 사는 것에 큰 집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대학교 수업에서도 교수님이 한가한 시간에 여담 혹은 진담이 섞인 말로 했던 이야기가, 우리나라는 너무 임대주택의 비율이 낮아 집에 대한 빈부 격차가 극심하다는 거였다. 서울의 집세와 보증금에 너무나 익숙해지고, 세입자와 임대인 사이의 불편한 기류를 당연시하며 살아오다 보니, 바뀌어야 하는 제도나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 숨 막히는 공간에서 나의 자리를 가지려고 발버둥을 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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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르휘호바르트 도서관


헤이르휘호바르트의 특별한 점 중의 하나는 도서관인데, 후대에 적절한 교육을 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여기고 있는 이 도시의 특징답게, 어린이에게 교육과 학습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도했다.


도서관은 시청과 연결되어있고, 단순히 과거의 문자만 기록되어 전달되는 곳이 아니라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도서관이 어떤 모습인지를 이야기하고, 그 소원은 앞으로의 도서관의 모습에 반영된다. 실제로 아이들이 바라는 부분이 도서관의 모습으로 실체화되고, 아이들은 그 속에서 자기가 도서관의 주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된다.


도서관의 로비 한쪽에서는 동네 아이들이 생일 파티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한다. 그 주변에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4층 5층에는 원하는 시간에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오두막이 있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서, 누가 강요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의 자신들의 삶이 깃들어 나중에 어린 시절을 회상했을 때 자연스레 삶의 뒤편에 도서관이 자리잡혀 있게 될 것이다.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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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 사진



예전에 한번 아트인사이트에 오피니언을 쓰면서 언급한 적이 있기도 한데 우리나라에 사람을 위한 도서관을 하나 소개하자면, 은평구의 구산동 도서관 마을이 있다. 마을 전체가 도서관인 것은 아니고 하나의 건물이 도서관 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이 도서관은 원래 평범한 집 여러 개로 나뉘어 있었다. 구산동 동네 사람들과 학생들이 도서관을 원했고, 8개의 원룸과 빌라를 합쳐서 리모델링을 거쳐 하나의 도서관 마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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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건물이 합해져 하나의 도서관이 된다



다른 거대한 도서관과는 다르게 한적한 원룸촌의 사이에 위치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놓치게 되고 말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구산동 도서관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의 외벽으로 있을법한 붉은색의 오래된 벽돌과 실내 벽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콘크리트, 알루미늄 등의 재료가 조화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건물의 특이한 점은 리모델링으로 새롭고 번듯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건물과 건물의 옛 흔적이 조금 남아있어, 그 사이를 걷다 보면 조금씩 차이 나는 바닥의 높낮이 차에 넘어질 뻔한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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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동 도서관마을 내부 모습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섞여 지어진 그 도서관은 어디가 어디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다소 복잡한 계단과 사람들이 여럿 들어가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작은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도서관의 복도에도 책이 놓여있어, 서가와 복도라는 공간의 구분에서 벗어나고, 1층과 2층이라는 뻣뻣한 틀에서도 벗어나서 그야말로 비가 내려도 젖지 않는 마을 속을 걷는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도서관이라는 곳이 단순히 국민의 1년 독서 권장량을 채우는 곳이 아닌, 사람들의 삶이 깃들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우리를 대신해서 삶을 살아갈 어린이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곳이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프랑스에는 100명의 책 읽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이 책 출판업자가 말하는 프랑스의 문화부 이야기가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 책 출판 15년 경력을 가진 ‘바람의 아이들’ 최윤정 대표의 글이다. 파리 시내 도서관 사서에게 수서할 책을 어떻게 고르냐는 질문에, 국가에서 나눠주는 목록에서 뽑아낸다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글을 읽으며 무척이나 놀랐다.


“1년 내내 책을 읽고 그 목록을 만드는 기구가 문화부에 있다는 것이었다. 100명의 책 읽는 사람들로 구성된 그 기구가 매해 내놓는 목록에 대해서 나처럼 한국적인 상상력을 가지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100명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니, 그 글을 보면서 책을 읽고 아이들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책을 서로 이야기하고 토론해서 골라내는 일을 하는 직업이라는 것에 환상을 가질 정도로 부러웠다.


만약 우리나라에도 문화부에 그런 기구가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웠다. 수능과 각종 시험이 너무 강조되어버린 나머지, 학업과 상관없는 인문학적 교양이나 사소해 보이는 읽을거리에 사람들은 과연 지금보다 많은 관심을 두게 될지, 아니면 자기들의 바쁜 삶과는 아예 상관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릴지 그것은 정말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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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이 돌아가는 형편을 알지 못하는 우매한 1인인 나는 나라의 미래를 짊어진 아이들을 독자, 그러니까 괜찮은 사람으로 키우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얼마나 더 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현재 우리나라의 출판업계의 문제점을 말하는 최윤정 대표.


그의 글을 보면 사람은 ‘독자’와 ‘독자가 아닌 사람’ 이렇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뉘고, 독자인 사람이 독자가 아닌 사람보다 괜찮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는 약간 과격한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이며, 앞으로의 우리 출판업계가 어떤 식으로 바뀌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가 어떠한 가치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할 일이 아닐 뿐더러, 대부분의 사람이 답을 내리지 못하는 일에 자신도 그럴듯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자기 생각을 쓰지 못할 이유는 아니므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용기를 내어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판하고,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치고 싶다.

 

 

일본에서 서점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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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보초에서 한국 전문 서점 책거리를 운영하는 김승복 대표의 이야기이다. 그는 1인 출판사와 서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남들이 하지 않는 콘텐츠를 다루어 생각보다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아닌, 제가 좋아하고 제가 다루고 싶은 콘텐츠를 정성스럽게 책으로 만들고 한 권 한 권 팔기 때문에 오히려 쿠온이나 책거리를 찾는 독자층이 생기기 시작했고, 10년이라는 시간이 축적되면서 저희 서점과 출판사만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독자층이 점점 많아지게 되었어요.”



김승복 대표의 일은 첫째, 한국의 도서를 검토해 직접 출간하고 싶은 책을 찾고, 서점에서 파는 일. 둘째, 한국 도서를 검토해 일본에 있는 출판사에 소개하는 에이전시 역할, 셋째, 한국 도서를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번역을 하는 일이다. 김승복 대표는 이 일을 하며, 한국이 유행에 너무 민감해 비슷한 주제의 책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지며,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을 반복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출판산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유행에 민감한 것 같다고 말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대형서점이 아닌 1인 서점이라거나 소형 서점을 잘 모른다. 책에는 관심이 있어도, 그 책이 어떤 방식으로 나와서 누군가에게 어떤 수익을 내는지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번에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며, 내가 읽은 편집본이 아닌 다른 이가 편집한 <위대한 개츠비>는, 또는 원서로 직접 읽는 <위대한 개츠비>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졌고, 그와 함께 책이 어떤 방식으로 나오는지에 대해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어 <출판저널 510호>의 다른 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집좌담 – 책 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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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독서환경과 독서교육을 다룬 특집좌담 11호도 인상 깊게 읽은 글 중 하나다. <나의 책 읽기 수업> 저자이며, 20여 년간 국어 교사로 일한 송승훈 교사와의 좌담이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입시교육 때문에 책을 안 읽는다는 것도 이미 10년 전 고등학교의 모습이라고 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내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해보았다. 약 5~8년 전, 내가 서울대학교에 자기소개서를 쓸 무렵에는 이미 자기가 인상 깊게 읽은 책 3권을 쓰는 것이 문항으로 들어가 있었다. 생활기록부에 독서 목록을 작성할 수 있었는데, 계산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던 나는 재미있게 읽었던 일본 흑백 만화책도 여러 권 적었고 책을 읽지 않아 잘 몰랐던 담임선생님은 내가 적어드린 목록을 그대로 생활기록부에 올리기도 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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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교사는 아이들에게 같은 책을 읽게 하고, 아이들이 그 책을 쓰레기통에 버리고서는 “제 돈 주고 산 책, 제 맘대로 버리지도 못합니까?”라고 되물어볼 때 1차 충격을 맛보았고, 여러 가지 책을 선택해서 읽게 했을 때 아이들이 쓴 서평에 “감동이었다.” 따위의 감상만 적혀있는 것을 보며 2차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독후감을 잘 쓸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책 첫 장을 펼쳐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들었던 생각이나, 떠오르는 경험, 느낌을 그대로 글로 쓰면 된다.”고 말하였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교육은 똑똑한 학생을 선별하는 데는 좋지만, 민주주의 시대에 대다수 학생들이 성장하는 방법으로는 적절하지 않아요. 못 알아듣는 아이들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잘 알아듣는 아이들만 배울 수 있는 거죠.” 라며, 잘못된 글쓰기 가르침의 방식을 비판하고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쓴 서평 20개 정도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며 마음에 드는 글을 찾고, 왜 마음에 드는지를 면담하며 분석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책 내용과 자기 생각을 엮었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글쓰기 전후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 역시 단순한 입시 교육을 넘어서서 학생들에게 좀 더 풍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 조언해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독서를 하고,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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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선생님들에게 늘 칭찬을 받는 학생이었지만, 다른 친구들이 나에게 글을 잘 쓴다고 하면 나에게 있는 재능에 도취하는 한편, 왜 다른 사람들은 글을 잘 못 쓰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건대, 누구라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단지 책이나 영화, 타인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와 자신의 감정 사이에 그 연결고리를 찾는 연습이 부족할 뿐. 송승훈 교사와 같은 방식으로 글쓰기를 배워왔다면 우리는 입시 속에서 그나마 쉬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무척 안타까웠다.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 달의 책 – 편집자 기획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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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 달의 책 – 편집자 기획노트에서 추천하는 책 중에서 ‘천국의 발명’이라는 책이 흥미로웠다. 사람들이 탄생과 죽음 중에서 탄생에서는 극도의 축하를 하지만, 죽음은 그다지 삶에서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을 말하며, 죽음이 중심 줄거리가 되는 책이라고 한다.


최근에 읽었던 <뉴필로소퍼 vol.6>에서 인간의 삶이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이라는 것을 읽으면서, 불교에 관심이 생기고 있던 찰나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을 알게 되어서 꼭 읽어볼 예정이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두 번째 책은 박창진 씨의 ‘플라이백’이다. ‘땅콩 회항’ 사건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갑질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씨가 지난 4년간 평범한 회사원으로서, 개인으로서,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담아 “우리는 물건이 아닌 사람입니다.”를 외치는 글이다.



“그는 세상의 관심이 사그라지고 4년 넘게 조명이 꺼진 무대에서 홀로 싸워온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는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선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한 지위고하, 재산, 성별,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각자 타인이 훼손할 수 없는 존엄성을 갖고 있다고,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 앞으로 어떠한 고난과 마주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노라고 말했다.”



그 외에 고향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림으로 고향을 그리다가 <고향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라는 책을 낸 이재연 할머니 이야기, 빨리빨리를 말하다가 ‘주변에 알려지기도 사라지는 것이 너무 많아’ 고사성어로 시를 써 <맹자 흉내는 힘들어요>를 낸 손인선 씨의 이야기 등 사람들은 어떻게 평범한 것에서 그렇게 영원히 멈추었으면 좋을 만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인지 감탄스러운 글이 무척 많았다.



“편집자로 산다는 것은 또 속는 것이고, 속고 속고 또 속다가 신중하게 다시 따져본 뒤에도 또 속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편집자로 살 거라는 것을 안다. 또 속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_<미국의 목가>, 필립 로스



진용주 씨의 <기억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를 소개한 편집자 김인정 씨의 글도 기억에 남아 소개하고 싶다. 마치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원고를 주지 않는 작가와 원고를 시일 내에 달라고 재촉하는 편집자. 그의 이야기에 끌려 계약을 했으면서도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는 계속해서 편집자의 삶을 살 운명이었다.



“그와 알고 지낸 11년 동안, 나는 한 사람이 무언가를 지극히 사랑하는 것을 가까이서 보며 많이 배웠다. 그는 저자이기 이전에 상대의 고민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런 성품이었으니 작품도 끝까지 보았을 것이다. 가장 멀리 걸었다 돌아오는 사람이었으니 끝까지 한 글자 한 글자 고르고 골라 마음을 다해 글을 썼을 것이다. 사랑에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그가 무언가를 사랑할 때는 지극함이 있다. 나는 그 지극함이 지긋지긋하면서도 참 좋았다.”


_ 김인정 도서출판 단추 편집부



사람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 운명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있다면, 그리고 자신이 그 무언가에 정말로 끌린다는 것을 안다면 그 삶을 사는 것은 과연 얼마나 많은 도피와 얼마나 많은 제자리가 필요한 것인가.




글을 마치며



<출판저널 510호>는 청소년이 받아야 할 독서교육의 방식과 우리나라의 출판업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독서와 교육의 관계에 대해 관점이 많이 변하고 있고, 사람들 각자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조금씩 다르지만 바뀌어야 할 때이다. 단순히 출판업계만의 문제가 아닌, 정부의 시스템이 분명하게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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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10호
- Publishing & Reading Network -


출간 : 피알엔코리아(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20mm

쪽 수 : 240쪽

발행일
2019년 04월 12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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