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꿨던 아프리카의 완성 - 아프리카 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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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아티스트들이 우리를 아프리카로 초대한다. 만능 음악인 하림,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조준호, 기타와 노래를 맡은 싱어송라이터 양양, 베이시스트 이동준, 비브라포니스트 마더바이브, 그들이 이끄는 아프리카 여행은 색달랐다. 정말로 아프리카에 갔다 온 기분이 드는 그런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음악으로 떠나는 아프리카 여행
아프리카 오버랜드
이 공연은 하림이 직접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현지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대자연을 만나며 느낀 감성들로 탄생시킨 아름다운 음악들을 관객들에게 전해주는 공연이다.
이름 모를 악기들이 함께 해 만들어내는 선율과 소리를 눈을 감고 감상하니 정말 내가 아프리카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프리카를 향해 떠나는 음악은 지금 내가 대한민국 서울이 아닌 정말 바다 건너 대륙 건너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에 있다는 기분을 들게 했다.
아프리카에 도착하고, 계속 큰 버스를 타고 달려 르왕와강에 도착한다. 끝없이 펼쳐진 강, 자연, 수많은 동물이 우리를 반긴다. 실제로 가본 적은 없으니 내가 어릴 때부터 꿈꾸던 그런 아프리카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티비에서 본듯한 자연을 함께 그려보며 르왕와강을 상상한다.
까삐까와 아홉 힘바아이들 & 와푼다 페이
한 마을의 부족들과 함께 며칠을 지냈다고 한다. 거기서 알게 된 가족이 까삐까와 아홉 힘바아이들이다.
까삐까는 엄마로 9명의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중 셋째딸이 와푼다페이인데 이 이름의 뜻이 ‘산에 갔다가 낳은 아이’라고 한다. 하림이 그녀를 만났을 때 어린아이였는데 꿈이 가수라 하림이 한국에 돌아와서 그녀에게 악기를 보내주고 아이의 소중한 꿈이 없어지지 않도록 계속 힘을 줬다고 한다. 결국 그녀는 유럽에 음악 유학도 가고 당당히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 뿌듯함과 행복이 온전히 나에게도 전달되었다. 노래도 너무 특별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초록
공연이 끝나고,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느의 시 <초록>이 생각나는 밤이었다.
열매, 꽃, 잎, 가지들이 여기 있소.
그리고 오로지 당신만을 향해 고동치는 내 마음이 여기 있소.
그대 하얀 두 손으로 찢지는 말아주오.
다만 이 순간 그대 아름다운 두 눈에 부드럽게 담아주오.
새벽 바람 얼굴에 맞으며 달려오느라 온 몸에 얼어붙은 이슬방울 채 가시지 않았으니 그대 발치에 지친 몸 누이고 소중한 휴식의 순간에 잠기도록 허락해주오.
그대 여린 가슴 위에 둥글리도록 해주오. 지난 번 입맞춤에 아직도 얼얼한 내 얼굴을 그리고 이 선한 격정이 가라앉게 그대 달래주오.
그대의 휴식 속에 가만히 잠들 수 있도록. . .
우리가 여행 했던 5월은 우기라고 한다. 그래서 새 생명이 급속도로 자라고 피어난다고 한다. 열매, 꽃, 잎, 가지들이 생겨나고 아프리카가 사람들 반기는 것 같아 보이는 계절이다. 이 시에서 나는 ‘그대’가 아프리카의 자연이라고 느껴졌다.
하림과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노래 속에서도 자연은 우리를 한껏 품어주는 존재였고 그 아프리카에 살아가는 어린 소녀, 소년들은 웃음이 아름다운 순수의 결정체였다. 그런 그들을 만나고 보니 폴 베를렌의 시<초록>이 생각났고 아프리카에 가서 나도 희망을 느끼고 소중한 휴식의 순간에 잠기고 싶었다.
만든 노래들을 이어서 관객들에게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을 잘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하는 그들을 보며 음악을 통해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벅참, 설렘 등의 수많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음악이 가진 힘을 더 느끼는 시간이었다.
기타포아프리카
음악가의 꿈을 가진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기타포아프리카’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우리가 가난한 아이들의 생계를 걱정해 이에 대해 지원을 해줄 수도 있지만 그들의 미래, 꿈이 짓밟히지 않도록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도 꼭 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타포아프리카’는 따듯한 발판인 것 같다. 예술가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악기를 선물해준다면, 그들은 꿈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그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지 않을까?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참 뜻깊고 따뜻하다. 이 음악 여행에서 느낀 감정들, 이야기, 의미를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아프리카에서 우리는 세렝게티를 향해 달려갔다. 그 사이에 바오밥나무도 만나고, 세렝게티 안에서 옹고롱고로도 가고 수많은 장면을 보았다. 공연이 끝난 뒤 생각해보면 정말 여행을 떠났다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상매체도 없이, 오직 그들의 악기로 만들어낸 기억은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남아 현실이 힘들 때 꺼내볼 것이다.
[이수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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