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5월.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의 시즌이 돌아왔다. 여기서 말하는 '축제'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하는 축제가 아니다. 불꽃 축제, 책 축제, 꽃 축제, 버스킹 축제, 도자기 축제, 디저트 축제 ... 등.
이렇게나 많은 축제들이 우리가 와주기를 기다리고 있고, 이 밖에도 우리에게 허락된 축제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다.

나 역시도 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마지막 학교 축제를 설레는 마음으로 학수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십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작년과는 달리 많이 무거워진 내 마음을 모른 척할 수가 없다.
고작 1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난 건지. 작년에는 더 자유롭게, 더 철없이 살고 싶었던 스물둘이었다면, 올해에는 한껏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은 스물셋이다.
새내기 때 바라보던 4학년은 사회로 나갈 준비를 모두 끝마친, 나와는 다른 '어른'이라는 종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빠르게 흘러 어느새 나도 졸업을 앞둔 4학년이 되었다. 스스로도 주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지막 대학 축제를 원 없이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쉬운 마음에 이것저것 더 일을 벌이는 내 마음을 몇몇 이들은 알아주리라 믿는다.

생각해보면 꿈꾸던 대학생활을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한 것 같다. 대학에 가면, '응답하라 1994'에서처럼 가족과도 같은 하숙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치즈 인 더 트랩'에서처럼 공부와 연애 둘 다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스물'에서처럼 좌충우돌 파란만장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보다는 좀 더 시시하고, 유정 선배보다는 상철 선배가 비율상 좀 더 많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온 나의 대학생활을 비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 옆에는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친구들이 있고, 공부와 연애는 하나씩 놓쳐가며 꽤 균형 잡힌 생활을 했다. 또 '좌충우돌 파란만장'까지는 아니지만 하루 종일 그 이야기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난 일도 있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만족스러운 대학생활이었다. 사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기에, 완벽하지 않았다고 말하기에도 섣부르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회에 나가면, 과거의 자유로웠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을 식량으로 삼아 버텨나간다고.
과거는 때때로 우리의 삶을 얽어매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가 현재를 버텨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오늘을 즐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지나면 또다시 과거가 될 오늘과 내일을 열심히 즐겨야 하는 이유가 말이다.
어느새 우리에겐 하나의 문화가 된 5월의 수많은 축제들을, 몸과 마음으로 원 없이 즐기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수없이 많은 날들을 즐기자. 마치 매일매일이 축제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