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에 있어 아름다운 공백, '매일매일 와비사비'

완벽한 불완전함은 우리를 더 풍요롭게 한다.
글 입력 2019.04.1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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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 (わび) + 사비 (さび)
= 와비사비 (わびさび)


와비 (わび)
= 단순함의 미학,
검소한 공간과 고요한 정취

사비 (さび)
= 오래됨의 미학,
느린 시간과 받아들이는 여유


와비사비 (わびさび)
= 부족함에서 만족을 느끼는
겉치레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서두르기보다 유유자적 느긋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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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 삶의 태도에 관하여

’와비‘는 단순함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며, 물질적인 세상에서 벗어나 정신적 풍족함과 고요함을 누리는 것이다. 이 단어는 빈곤함, 불충분함, 쓸쓸함을 의미하는 일본어 ’와비루‘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미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와비의 아름다움은 어두운 분위기에 있다. 거칠고 가혹한 현실 속에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상적인 분위기 너머에 있는 고요함. 그리고 차분한 정취를 느껴지게 한다.

궁극적으로 와비는 겸손함과 단순함. 검소함을 이해하고 평온함과 만족감으로 나아가려는 사고방식이자 태도라 할 수 있다. 진정 필요한 것은 단순함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태도이자, 현재 우리가 있는 곳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아름다움을 귀히 생각하며 겸손해하는 사고방식이다. 다시 말하자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 그로 인해 얻어지는 지혜라 할 수 있다.

’사비‘는 시간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모든 것들이 자라고 시드는 방식, 세월에 따라 외형이 변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쉽다. 이 단어는 오랜 시간이 지나 자연히 드러나는 깊고 고요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꽤 오래, 소중히 매만진 어떤 것에서부터 느껴지는 고색창연함. 퇴색되고 낡은 것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정제된 미, 그리고 우아한 단순함이라 할 수 있다.

사비는 시간의 흐름이 사물에 배어 있는 방식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그 의미를 파고들자면, 우리가 보는 사물의 표면 아래 숨겨진 것을 발견해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것은 모든 것들이 성장하고 사멸하는 방식을 보여주며, 생명의 덧없을 성찰하게 한다.

즉, 이런 면에서 보자면 와비사비는 생명의 본질을 담은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덧없고, 불완전한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순하며 느린 것들, 그리고 자연스러운 삶을 축복으로 여기는 자세이자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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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와비사비'

빈틈없이 완벽하게 완성된 것이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느껴지게 하는 것. 부족한 듯 모자란 것이 주는 행복. 촌스럽고 올드하게 느껴질 수는 있어도, 오히려 그 아날로그함이 참신해 눈길이 가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와비사비'를 하나의 트렌드로 언급했다.

오래되고 낡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현 세대에 주목한 것이다. 그것은 복고(레트로, Retro)가 아니라 새로운 복고 '뉴트로 (New – tro)'라 말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과거의 것들에 신선함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뉴트로 트렌드에 걸맞은 삶의 방식은 '와비사비'다.

오래된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오래된 것 ’자체‘가 새로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대로 충분히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완벽히 세련된 것들보다는 과거의 것을 보며 새로운 해석을 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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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와비 사비를 추구해야 할까.

오늘날 삶의 속도는 날로 빨라지고 있다.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는 지속되며 금전과 직업, 외모와 물건 등에 집착하는 모습은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힘들게 하며 극단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보통의 삶은 압박과 과로, 과도한 무게에 짓눌리고 시달리고 있다. 또한,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각자 자신의 삶에 온전히 투자한다기보다는 타인과 나의 삶을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많은 정보와 상품. 그 속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것에 관한 욕망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도 큰 이유이지만, 위 요소들은 개인 스스로를 원하는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것은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의 모습을 더욱 걱정하게 하며, 현재의 나를 부정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삶에 있는 아름다움을 만날 기회를 놓치며 살아간다.

’와비사비‘는 위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생은 원래 불완전하다. 불완전함이 삶의 본질이며, 그렇기에 현재의 우리는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위 말처럼, 인간 삶의 불완전함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와비사비"는 시작되며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단지 오래되고 낡은 것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미학의 차원이 아닌, 현재의 나의 삶을 긍정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철학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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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퇴색된다는 사실을 인정해본다면.


완벽함에 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덜 서두르고, 덜 복잡해하며
덜 판단한다면.

머리는 덜 쓰고 가슴은 더 열어본다면.



느림의 혁명에 관하여 논하고, 단순하며 의미 있는 삶을 갈망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아름다움이 있는 삶. 그러니까, 자연과 함께하며 일상의 행복한 에너지를 조율하고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을 선택해가는 삶에 관한 말들이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외적으로 무한히 추구하는 것은 내적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과 굉장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잠시 멈춰 주위를 둘러보고,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아름다움이란 대상을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으므로, 사물을 새롭게 보는 법을 감각적으로 느껴야 한다.

어쩌면, 다소 모자란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그것은 현대인에게 가장 적합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바라보고, 외면 아래에 있는 내면에 집중해 봄으로서, 만물의 무상함과 불완전함을 되새기게 하는 와비사비. 그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비로소 와비사비가 머물 것이다.

낡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와비사비‘의 삶의 자세는 지친 이들의 삶에 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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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와비사비
- WABI SABI -


지은이 : 베스 켐프턴

옮긴이 : 박여진

출판사 : 윌북

분야
자기계발, 라이프스타일, 동양철학

규격
140*210

쪽 수 : 240쪽

발행일
2019년 3월 20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5581-210-5 (03190)


[류승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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