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볍지 않지만 재밌는 음악 심리학 -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

글 입력 2019.04.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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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문학, 음악, 영화, 미술, 사진 등 여러 장르 중 인간이 태어나 가장 쉽게, 그리고 많이 접하는 예술은 단연 음악이다. 업무 미팅이 한창인 맨해튼의 카페부터 아프리카 원주민의 전통 결혼식까지 모든 인류가 살아가는 순간에 음악은 항상 흐르고 있다. 내 곁에도 음악은 항상 함께했다. 어머니의 클래식 태교 음반부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강남역 1번 출구 스타벅스 매장에 흘러나오는 최신 팝음악까지. 음악은 인간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나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다. 클래식, 재즈, 힙합, 알앤비, 소울,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한다. 특정 가수에 깊게 빠져 그의 모든 음반의 전곡을 수십 번 반복재생 한 경험도 여러 번 있다. 나와 음악 취향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기쁨을 느끼고 그와 종일 대화를 나누고 싶다. 과거에 들은 음악을 떠올리면 그 시절 추억이 함께  떠오른다. 여행의 순간을 함께했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 그 여행의 느낌이 머릿속에 생생히 재연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악과 함께 살고, 음악에 깊이 빠져본 적이 있으며, 음악으로 인해 특별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릴 적 피아노를 7년 배우며 음악을 공부하긴 했지만, 나는 전혀 음악에 전문 지식이 있는 전문가 또는 음악가가 아니다. 음악과 관련된 논문이라면 아마 잠시 흥미는 느끼겠지만 이내 곧 어려워 덮고 말 것이다. 다행히 이 책,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는 나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그저 ‘보통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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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데는 음악, 심리학, 뇌과학은 물론 그 어떤 학문과 관련된 전문 지식이나 훈련도 필요치 않다. 이 여행에 필요한 건 오직 음악에 대한 호기심뿐이다.”


- 프롤로그



만약 이 책이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인이 쓴 흔한 에세이였다면, 사실 내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정보전달 책을 고를 때 나는 꽤, 건방지게도, 다소 까탈스러운 편이다. 검증된 정확한 정보, 진지하고 도움이 되는 지식을 얻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과 음악심리학 이야기”라는 부제목을 보고도 의심을 내려놓지 못한 채 저자 소개를 열심히 봤다.


이 책의 저자 빅토리아 윌리엄슨은 영국의 음악심리학자로, 음악심리학 박사학위까지 딴 공인된 전문가다. 옮긴이 노승림은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이자 음악 칼럼니스트로, 문화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역시 공인된 전문가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을 ‘믿고’ 읽기 시작했다.


책을 완독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집중해서 읽은 시간은 만 12시간도 채 안되지만, 중간 중간 비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분명 이 책은 나 같은 일반인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때문에 책을 손에 잡기까지의 시간이 생각보다 소요됐다. 하지만 일단 집중하기 시작하면, 흥미로운 음악이야기가 금세 마음을 사로잡는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우리가 자라면서 접하는 아이의 음악, 2부는 성인 세계, 어른의 음악, 그리고 3부는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시간을 초월한 음악을 다룬다. 태아 때 처음 접하는 음악부터 어른이 되어 일을 하며 듣는 음악까지, 그리고 기억 속 음악과 신체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저자는 음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골고루 들려준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평소 우리가 궁금해할만한 질문에 대한 답을 실증적 연구 결과와 함께 제시하는 것이다. 덕분에 흥미와 신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나는 현재 팬시점에서 근무하며 내가 틀고 싶은 노래를 매장에 틀고 있다. 이 책 2부 5장에서는 일을 하며 듣는 음악, 일명 ‘노동요’로 적합한 음악이 있는지, 그리고 소비자의 지출은 특정 음악의 영향을 받는지 등 충분히 나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이와 관련해서 검증된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끊임없이 옆에 있는 사람을 “태아한테 모차르트 음악이 별로 도움이 안 된대!”, “프랑스 음악이 나오면 프랑스 와인이 더 잘 팔린대!”, “음악이 기억력에 도움이 된대!” 등의 말로 괴롭혔다. 그만큼 보편적으로 일반인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 책에 가득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당히 추천한다. 가벼운 책이 아니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지만, 읽기 시작하면 분명 당신도 어느 순간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든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괜찮은’ 음악 심리 책을 찾고 있다면, 후회 없을 것이다.





문화리뷰단 김지은.jpg
 



[김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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