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함익 - 햄릿이라는 가면 속의 줄리엣

글 입력 2019.04.0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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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햄릿의 명대사이다. 워낙 유명한 대사이다보니 나 역시 다른 비극 이야기 스토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햄릿은 기억이 나는 편이다. 명작이 공연화되어 보러가는 것도 굉장할 것이지만, 명작을 여성 서사로 재창작하여 공연한다니 더욱이 보러가지 않을 수가 없다.




창작극 <함익>이 3년 만에 되돌아 왔다고 한다. <함익>은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고전 '햄릿'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창작한 연극이다. 김은성 극작가의 세련된 대본과 김광보 예술감독의 미니멀리즘 연출로 2016년 초연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주인공의 성 뿐만 아니라 고전적인 배경을 현대적인 배경으로 바꾸기도 하였으며 요즘 세상에 가장 중대시되는 인간성, 인간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게 되었다. 주인공 함익은 부유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걸로 보여지지만 사실은 거울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의 내면 분신 '익'과 자아분열적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번 연극은 소위 말하는 '냉장고 속의 여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냉장고 속의 여자 : 남성 캐릭터의 각성과 동기를 위해 살해, 강간, 부상 등을 당하는 여성 캐릭터.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위한 도구로써 소비되어 버린다.) 남자 주인공 연우를 통해 각성하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여성 주인공이 희생당하는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창작극 <함익>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시대의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줄리엣'을 꿈꾸고 싶을만큼 진실한 관계와 사랑을 원하는 함익을 통해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건조한 도시의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 역시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소모하기도 하고 솔직한 표정을 숨기는 적도 많았다.

오히려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이야기 하면 괜히 나만 피해를 보고 나만 손해인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낮에 말을 많이 하고 집에 와서 "그런 말은 왜했지?" 하는 이상한 자괴감에 휩싸여 더욱 나를 숨기려고 하는 걸 수도 있다. <함익>이 이런 나의 생각을 어떤 식으로 바꾸게 해줄지, 아니면 어떤 생각을 덧붙여줄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은 문제도 아니야.

살아 있는가, 죽어 있는가.

그것이 문제야.



3년 전에도 한 번 펼쳐진 공연이기에 과거의 리뷰를 한 번 살펴보았다. 다들 호평을 하고 있어 많이 기대가 되는 바이다. <고아 이야기>, <여전사의 섬> 그리고 <함익>까지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주체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이 더욱 더 많이 나타났으면 싶다.





<시놉시스>

재벌 2세 함익은 영국에서 비극을 전공하고 돌아온다. 마하그룹의 외동딸로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그녀의 일상은 화려하다. 상류층 인사들과의 사교모임, 남자친구 필형과의 근사한 데이트 등 누가 봐도 완벽한 삶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자살한 엄마가 아버지와 새엄마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의심을 20년 가까이 버리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아버지의 폭력적인 권위에 맞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가면을 쓴 인형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복수와 일탈을 꿈꾸면서 숨 막히는 온실 속에서 생기 없는 꽃으로 살아가던 그녀는 그룹 산하의 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그리고 《햄릿》 공연의 지도를 맡게 된 함익 앞에 복학생 연우가 나타난다. 파수꾼 '버나도' 역을 맡은 연극청년 연우와의 만남은 외형만 화려했던 함익의 고독한 내면을 조금씩 흔들기 시작하는데….





함익
-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일자 : 2019.04.12 ~ 04.28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오후 7시
일 오후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재)세종문화회관

주관
서울시극단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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