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많은 배우들이 2인 1역을 잘 소화하시며 연기가 돋보였다. 특히 여배우들과 어르신들의 연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우선 이 뮤지컬의 여주인공인 ‘미아보라’역의 아린 배우님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유전자 테러를 받아 식물로 변해가는 인물로 의상에부터 헤어, 메이크업이 정말 잘 어울리셨고 몽환적이고 알 수 없는 여인의 느낌을 연기로 잘 표현해주셨다.
그다음으로 정말 감탄했던 역할은 ‘줄’ 역할의 곽소영 배우님이었다. 여러 배역을 맡아 유물모의 할머니 역할에서부터 유물모를 통해 밀양림으로 들어가고 싶어 구애하는 여성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넘나들었다. 한 사람이 다양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배역에 따라 확 확 달라지는 분위기에 어색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탄탄한 연기력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어르신 앙상블 역시 인상 깊었다. 작가님의 소개를 보면 어르신들의 아마추어리즘이 작품의 컬트적인 면과 잘 매치된다고 생각하여 캐스팅하였다고 하셨는데, 정말 아마추어리즘이 주는 특유의 순수하면서 키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시놉시스>
밀양림은 과일조차 썩지 않는 최첨단 자연환경을 가진 세계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사람이 운영하지 않는 곳, 밀양림. 유울모는 바깥세상에서 밀양림으로 돌아왔다.바깥세상은 잿빛으로 가득한 곳이지만, '생명'이 있는 곳이다. 유울모는 바깥세상을 계속 회상하게 된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미아보라, 그녀에게서 '바깥세상'을 느낀 유울모는 사라진 그녀를 쫓기 시작하고, 밀양림을 파괴하려는 자들을 알게 된다.그리고 그런 그들을 파괴하려는 공안부! 우리는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가.
시놉시스는 앞서 소개하다시피 ‘밀양림’이라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다. 내가 느끼기에 크게 전반, 중반, 후반 세 부분으로 나누자면 뮤지컬 전반부는 밀양림을 소개하고 그곳에서의 규칙과 생활을 보여준다. 최첨단 자연환경을 가지고 어떠한 것도 썩지 않고 사람들이 향락을 즐기며 사는 세상은 완벽해 보이기만 한다.
그러나 중반부로 갈수록 주인공 ‘유물모’는 ‘미아보라’를 만나고 바깥세상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갈망에 혼란스러워한다. 또한 반군에 죽임을 당할 뻔하거나 미아보라가 밀양림을 파괴하려는 등 갈등을 겪는다. 결말은 밀양림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 듯 했지만, 미아보라는 결국 완전히 나무가 되어버리고 유물모는 사과를 베어 물면서 끝난다.

이 장면은 무엇을 보여주는 것일까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결국 유물모는 밀양림의 썩지 않는 사과를 먹음으로써 다시 밀양림으로 귀속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작가는 밀양림의 최후가 어떻게 결정되기를 바랐던 것인가’ 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들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에 대해 관객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물모의 입장에 몰입되며 밀양림과 바깥세상 둘 중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대해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뮤지컬을 감상한 뒤 다가올 미래 세계의 행복뿐만이 아니라 불행과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콘텐츠를 접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환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고 음악과 미디어 예술을 충분히 즐기다 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신선한 소재의 뮤지컬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