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공연]

낯선 장르 속 낯설지 않은 이야기
글 입력 2019.03.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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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밀양림은 과일조차 썩지 않는 최첨단 자연환경을 가진 세계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사람이 운영하지 않는 곳, 밀양림. 유울모는 바깥세상에서 밀양림으로 돌아왔다.

바깥세상은 잿빛으로 가득한 곳이지만, '생명'이 있는 곳이다. 유울모는 바깥세상을 계속 회상하게 된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미아보라, 그녀에게서 '바깥세상'을 느낀 유울모는 사라진 그녀를 쫓기 시작하고, 밀양림을 파괴하려는 자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파괴하려는 공안부! 우리는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가.



주인공 유울모는 바깥세상에서 밀양림으로 돌아온 인물로, 밀양림으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해서 바깥세상을 회상한다. 그런 그의 앞에 ‘바깥세상’을 풍기는 여인이 나타나고 유울모는 사라진 그녀를 쫓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나> 속 그녀가 바깥세상을 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이 들게 된다. 유울모가 정말 로맨스의 감정을 품고 그녀를 쫓는 것인지 혹은 그녀라는 투영물을 통해 바깥세상이 갖는 ‘생명력’을 좇는 것인지는 두고 볼일이다.

 

바깥세상과 밀양림 중 자신의 소속을 정할 수 있는 극 속 인물들의 자유의지 유무는 공연을 보기 전이라 아직 알 수 없다. 만약 나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느 곳을 택하게 될까. 지금이라면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청정지역인 ‘밀양림’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요새 들어 마음 편히 환기를 시킨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무 걱정 없이 마스크를 벗고 숨 쉴 수 있는 밀양림은 내겐 오아시스 그 자체다. 어쩌면 잿빛의 바깥세상은 공상과학 기반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가상세계일지라도 미세먼지로 고통 받고 있는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보다 현실적으로 체감될 것이다. 그래서 더 해당 극에 호기심이 자극되는 점도 있다.


아마 극적 연출을 위해서라도 무대 위에 그려진 바깥세상은 현실보다 더 처절하고 어두울 것이라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양림 세계에 반기를 들고 파괴하고자 하는 이들이나 밀양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연을 보고 나서도 그들에게 설득되지 않고 현재의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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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나>는 2001년 출간된 김진우의 SF장편소설 <밀양림> (2013년 ‘소셜포비아’란 제목으로 재간행)을 각색하여 제작한 SF뮤지컬이다. SF 창작 뮤지컬이라니 참 낯설다. SF와 뮤지컬 모두 익숙한데 그들의 합은 왜 낯설게만 느껴질까. SF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SF는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등장한 용어이다. 보통 과학적 공상을 바탕으로 ‘이것이 미래의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서술한다.


그로인해 머릿속 상상력을 한계 없이 글로써 표현해낼 수 있는 소설류나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는 만화류, CG와 같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후 작업이 가능한 영화에 비해 관객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연극이나 뮤지컬의 경우 SF장르를 구현해내기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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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극의 시놉시스는 최근에 본 영화 <알리타>를 떠오르게 한다. <알리타> 역시 SF장르로서, ‘자렘’이라는 공중에 떠있는 청정도시와 자렘의 쓰레기 처리장 역할을 하는 고철도시를 배경으로 인간과 사이보그가 함께 살아가는 미래도시를 그려냈다. 해당 작품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제외한 순수 CG작업 기간만 따져보면 1년 4개월이라고 한다. 머릿속 상상물을 우리가 볼 수 있는 피사체로 구현해 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공연은 이런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관객들이 보다 쉽게 미래모습을 느끼게 하기위해 다양한 영상장치를 활용한다. 과연 미디어 아트를 통해 장르적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였는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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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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