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굴레방다리의 소극> [공연]

글 입력 2019.03.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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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연극으로 보여준다. 그것도 행복한 에피소드가 아닌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말이다.


사회에서 가족에 관해서 물어보면, 보통의 사람들은 몇 명이 함께 살고 있는지 위아래로 남매가 있는지에 대해 답한다. 그 이상의 가족 이야기를 꺼내놓진 않는다. 자신의 솔직한 가족 이야기를 남에게 털어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상대방과 친분이 생기고 신뢰가 쌓여야 어렵게 털어놓는 게 가족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주변에 있는 지인들도 쉽게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꺼내놓진 못했고, 나 또한 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잘 하지 않는다. 그 이야기가 힘들고 슬픈 일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가족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나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극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가족사를 연극으로 끊임없이 재연한다.


 

[크기변환]굴레방다리의소극_포스터.jpg
 


시놉시스


서울 북아현동(옛 지명: 굴레방다리)의 어느 허름한 서민아파트 지하. 아버지와 두 아들은 서울로 오기 전 고향이었던 연변에서 있었던 할머니의 죽음에 관한 일들을 매일 연극으로 꾸미며 일상을 보낸다. 문 밖으로 나갈 기회는 오직 마트에 가는 일뿐. 연극에 쓰일 소품이 도착하면 그들은 먹고, 마시고, 음모를 꾸미고, 태우고, 부수고, 죽이고, 도망치는 잔인하고 난폭한 연극을 시작한다. 어느 날 갑자기 둘째 아들이 매일 가는 마트에서 만나던 종업원이 바뀐 봉투를 들고 집에 찾아오는데...



시놉시스를 읽고 할머니의 죽음에 관해 연극을 만들어 일상을 보낸다는 것이 조금 거부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죽음을 피하고 싶은 존재라고 생각해 아버지와 두 아들은 왜 이에 대해 매일매일 연극을 꾸리고 해나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부분도 연극을 보면서 답을 찾고 싶다.

 

고립되어 살고 있는 현대인의 진실 찾기

미디어와 이데올로기에 지배당하는 현대인은 오히려 자신의 의지와 사고로부터 고립되어 타인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가족사를 연극으로 끝없이 재연하는 구조이다. 섬처럼 고립된 공간에 갇혀 있는 이들은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지만, 이러한 삶의 형태 밖에 알지 못하기에 자유를 누리지도 못하게 된다.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각자가 고립되어 살고 있는 지금의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


현대인은 오히려 자신의 의지와 사고로부터 독립되어 타인의 삶을 살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나를 소름 돋게 했다. 연극의 사전적 정의는 ‘배우가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말과 동작으로 관객에게 보여 주는 무대 예술’이다.


아버지와 두 아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면서 자신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그들도 배우가 되어 타인의 삶을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연극을 직접 보고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졌다.


등장인물들이 그들의 진실을 어떻게 찾을지, 보는 이들은 무엇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진실을 찾을지, 이를 생각하며 극을 보는 것도 이 연극의 매력이자 묘미인 것 같다.


 

굴레방다리의소극_공연사진4.JPG
 

굴레방 다리의 소극

- 사다리움직임연구소 20주년 기념 공연 -

 

 

일자 : 2019.03.09 ~ 03.30

 

시간

화, 수, 목, 금 8시

토, 일 4시

월 쉼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티켓가격

전석 35,000원

 

제작

사다리움직임연구소

 

기획

두산아트센터, 사다리움직임연구소

 

관람연령

만 14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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