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가 바라던 '모든 이'를 위한 예술

키스해링이 추구한 예술은 '그들만의' 가 아닌 '모두의' 였다.
글 입력 2019.01.2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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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는 뉴욕지하철시스템의 전체 중 일부나 다름없다. 해바라기를 보며 반 고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뉴욕지하철을 이용하며 키스 해링을 떠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 그리고 이것은 진실이다.


-윌리엄 S.버로스, 미국작가




[Review]
그가 바라던 '모든 이'를 위한 예술
<키스해링-예술은 삶, 삶은 곧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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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가 보는 전시는 나야 나, 키스해링

  
키스 해링의 초기 작품부터 에이즈 진단을 받고 타계하기 전 까지 작업했던 그의 예술 활동 전반의 기록을 볼 수 있는 <키스 해링-예술은 삶, 삶은 곧 예술이다.> 이번 전시회. 이번 전시회 같은 경우, 예술 활동 중 특정 기간이 아닌, 초창기부터 전성기까지 전부 다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장점을 두고, 전시회를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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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들어서가자마자 보이는, 흰 벽에 검은색 펜으로만 그려진 그의 특유 그림체들. 그 벽에서 들어오면, 바닥에 빔을 쏴서 보여주는 영상. 그 영상 속에는 키스 해링 본인의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영상을 보다가 저절로 고개를 들면, 전시회 포스터에 보이는 3가지 작품 중 하나인 Radiant Baby가 네온으로 빛나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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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코너를 들어가면 입체적인 캘리그라피로 표현한 그의 이름 또한 빛을 내어 우리를 반겨준다. 본격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기 전, 이곳에서 사진을 먼저 찍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관람하기 전에 미리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 시작을 알리는 포토존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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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옆에서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는 하나의 영상 그리고 옆의 벽이 정사각형으로 뚫려져 있는데, 그곳에 보여지는 검정과 대비되는 빨강 벽에 붙여진 키스 해링 이름 캘리그라피. 사실 나는 이 도입부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키스 해링의 작품은 많이 보았지만, 정작 작품을 만든 아티스트의 얼굴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입구에서부터 그의 이름은 물론, 그가 나오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마치 지금 네가 보려는 전시의 아티스트는 바로 나야 나 하고 강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전시회에 들어가서 작품을 보고 전시장 후반부에도 그에 대한 영상이 틀어져 있는데, 도입부 영상의 강렬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영상 외의 그의 이름이 박힌 벽, 그리고 그 옆에 뚫려진 네모 틈 사이에 보이는 다른 벽의 그의 이름. 왜 이렇게 일부러 벽을 뚫어서 또 옆에서도 그의 이름을 보여줬는지 의도를 한 번에 파악하기는 어려웠으나, 계속 키스 해링을 잊지마!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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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를 위한 예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



그는 1980년대 팝 문화와 비트 세대의 예술로 등장한 그래피티 아트씬을 통해 그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게 되었다. 그때부터 예술의 소유는 왜 ‘모두’가 아닌 ‘그들만의’ 인 것인가 예술의 폐쇄성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다. 그는 모두가 예술을 즐길 수 있고,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1986년에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에서 상업미술을 선보였다. 그렇게 그는 지하철을 넘어, 앱솔루트, 아동 도서, 팝 숍 등 그는 장르를 넘어, 점점 사람들의 삶 속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콜라보 하여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단순한 심볼과 심플한 색채를 구사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한 번에 보고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의 전시회에 걸려진 그의 그림들은 자신이 이 그림을 그릴 때 어떤 것에 영감을 받았는지 보여주기도 하고, 아무 의미를 넣지 않고 그린 그림도 있고, 반대로 대중에게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담은 그림도 있었다. 하지만 그 그림의 바탕에는 ‘모두’라는 게 담겨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들만의’ 소수만 알고 즐기고 느끼는 게 아닌, ‘모두’가 느끼고 즐기고 할 수 있는 자유롭고 넓은 공간의 예술. 개방적인 예술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려고 한 그의 노력이 그림에 담겨 있었고, 그 그림을 보는 나에게도 느껴졌다.


그가 떠났어도, 지금 현재 이 세상에는 이번 전시회 뿐만 아니라 세상 곳곳에 그의 작품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장소, 시간 구애를 받지 않고 말이다. 나 또한 나도 모르게 그의 예술을 알았지만,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키스 해링이 추구한 ‘모두’를 위한 예술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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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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