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가 2018년 12월 28일부터 2019년 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인 피카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미술 시간에 다들 한 번쯤은 “이 이해할 수 없는 도형들을 그린 사람이 도대체 왜 그렇게 유명하지?”와 같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가 왜 그렇게 대단한지 모른다면 본 전시를 방문하자.
일단 그 전에 먼저 큐비즘, 즉 입체파가 무엇이며 어떤 흐름 속에 있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근현대의 서양 미술 사조를 간략히 훑어보자.
18세기 말 고대의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문화를 계승했던 신고전주의를 근대 미술의 시초라고 한다. 19세기 초에는 신고전주의의 합리성에 반해, 예술가의 감정 표현을 중시했던 낭만주의 시대가 열렸다. 19세기 중반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했던 자연주의와 인간의 평범한 생활상을 관찰하고 기록했던 사실주의가 함께 등장했다.
19세기 후반에는 빛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대상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그려내고자 했던 인상주의에 이어 무수히 많은 점으로 대상의 인상을 표현한 신인상주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인상주의를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화가 개인의 특성이 녹아든 화풍을 추구한 후기 인상주의가 등장하는데, 바로 이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 세잔으로부터 입체주의의 기조가 시작된다.
폴 세잔은 사물의 외형을 단순화시키고 색면을 사용해 추상화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브라크가 1908년 살롱에 출품한 <에스타크의 집>이 “작은 큐브들을 그려놓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큐비즘’이라는 용어가 유래되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현 뉴욕근대미술관 소장)>로 상징되는 입체주의는 20세기 서양미술의 혁명이라고 일컬어진다. 입체파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묘사하려 애썼던 기존 회화와는 달리 복합적인 화면 분할과 조합으로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표현했고, 이는 곧 이후 등장한 추상미술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의 모토가 되었다.
보통 명화라고 알려진 그림들과 현대미술 작품들은 겉보기에 꽤 차이가 있다. 현대미술을 떠올리면 대부분 매우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명화들과 현대미술은 시대를 거쳐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것이며, 그 둘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바로 본 전시의 주제인 입체파다. 따라서 이번 전시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과도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
본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 2018 – SuccessionPablo Picasso – SACK (Korea)

© Georges Braque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세잔, 피카소, 브라크, 들로네 등 20여 입체파 화가와 함께 입체주의 총정리
19세기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폴 세잔의 후기 풍경화 작품부터 본격적으로 입체주의 회화의 탄생과 발전의 중심에 있는 피카소와 브라크를 거쳐, 섹시옹도르(Section d'or, 황금분할파)와 들로네의 오르피즘으로 대표되는 후기 입체주의 화가들까지 입체주의의 탄생부터 소멸에 이르는 연대기적 구성으로 입체주의를 총체적으로 정리한다.

© Musée d'art moderne de laVille de Paris
5미터가 넘는 초대형 작품 80년 만에 최초 해외 전시
1938년 파리국제전람회에 출품된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 부부의 5미터가 넘는 초대형 작품과 알베르 글레즈의 화려함이 넘치는 초대형 작품이 본 전시를 위해 파리시립미술관으로부터 8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반출됐다. 초대형 명화의 생생한 감동을 실제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다.

튈르리 살롱 장식 초대형 작품 설치장면
본 전시는 서양 미술 사조에 큰 영향을 끼친 입체파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전시다. 감상하고 나면, 피카소가 왜 유명한지, 그의 그림이 왜 대단한지, 현대미술이 추상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이해할 좋은 기회이니,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