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펙트럼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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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는다. 작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이 성공의 모델인 냥 비춰지는 게 싫었고, 저자의 방식에서 한참 벗어난 삶을 살아온 내가 마치 패배자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동일한 메시지의 비슷한 내용이 자가복제 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온 터였다.
이 책 또한 읽다 보면 굳이 이렇게 챕터를 나눌 필요가 있었나 의구심이 들 정도로 비슷한 내용이 반복됐다. 하지만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 종일 머리 속을 맴도는 골치 아픈 질문들을 던져줄 뿐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지금의 나에겐 자극이 필요했다. 나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성찰을 통해 자각하는 수 밖에 없었다.
삶이 곧 경영이다.
저자는 말한다. ‘삶 자체가 경영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삶을 끌고 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곧 리더십이라 정의하고, 리더십에 부합하는 8가지의 개념을 구체화시켜 통합적인 의미와 활용을SPECTRUM 모델로 체계화하였다.
‘삶은 스펙트럼이 교차하는 것이며 세상은 스펙트럼이 공존하는 장이다.’
스펙트럼은 자아성찰로 시작해서 타인과의 관계를 지나, 도전과 성취라는 눈에 띄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개념이다. 각각 S.P.E를 의미하는 성찰과 관점, 몰입은 자신을 향한 성찰과 관점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끄는, 나를 뜨겁게 만드는 것들을 향한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삶을 끌고 갈 것인가, 삶에 끌려갈 것인가?
이 문장을 읽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최근의 나는 삶에 끌려 다니고 있던 것이 분명했다. 근 2주간 단 한 번도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선물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나 자신을 향한 물음이 그치는 순간 삶에 대한 열정도 차갑게 식고 만다. 스스로에게 초점을 맞춘 질문은 대개 놀라울 만큼 간단하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아니,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나는 지금 내가 꿈 꿔온 인생을 살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원하는 대답을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에 지레 겁을 먹고 질문을 멈췄던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다시 한 번,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주어졌다.
함께하는 삶
스펙트럼 개념의 두 번째 그룹인 T . R . U은 각각 연결, 신뢰, 존중을 의미하며, 타인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상대방에게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협력’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실 나는 리더십하면 능력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다. 아무도 풀지 못 하는 문제를 빛의 속도로 해결하고, 무슨 일이든 주어지면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리더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릴 때부터 팀을 이뤄서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혼자서 A부터 Z까지 해결할 때 더욱 책임감을 느끼곤 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타인에 대한 믿음이 부족함을 의미했다. 내가 무언가를 부탁해도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 하고 나를 실망시킬 거라는 생각.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자존감을 위해서 타인을 깎아내리고, 타인의 모난 모습만을 보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소통과 협력은 시대가 추구하는 가치다. 협력을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이고, 기저에 필요한 것이 신뢰와 존중이다. 신뢰는 믿음이요 존중은 믿음 위에서 발현되는 구체적인 태도이며 행동이다.‘
모든 것이 공존하는 삶
마지막으로, U와 M이 의미하는 도전과 성취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타인에 대한 존중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나타나는 구체적인 결과에 해당한다.
SPECTRUM 모델의 출발은 선형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원형의 스펙트럼을 추구해야 한다. 하나의 M, 즉 하나의 성취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취가 다시 자신을 성찰하게 만들고, 타인을 바라보게 만들며, 나아가 새로운 성취를 이끌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나는 삶을 정해진 목적에 맞게 서서히 성취해 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목적을 서서히 찾아가고 키워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며 시작했다.'
삶에 정답은 없다.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 냈다고 인생의 의미가 다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목표가 없다는 핑계로 방황할 것이 아니라, 당장 나를 움직이게 하는 그 무언가에 집중할 것. 그렇게 내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 갈 것. 이 책이 내게 준 교훈이었다.
[유다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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