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하여 -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당신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
글 입력 2019.01.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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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하여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나는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블로그를 몇 년간 꾸준히 해온 것도 그 탓이다. 게으른 성격 탓에 모든 것을 꾸준히 기록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담아두려 노력하고 있다. 기록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 것 저 것 기록하다보면 미래의 나에게 잊고 싶은 과거를 안겨주기도 한다. 기록이 꽁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시간과 정성이 분명 필요한 행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음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지만 형상으로 그려낼 수 없는 추억에 답답했던 경험, 모으고 모아도 모자란 기억에 애탔던 경험. 마냥 후회하지 않을 미래의 나를 위해, 나는 기록을 시작했다. 영상, 필름카메라 따위의 취미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다이어리를 개시했다. 손으로 적어내는 것은 또 그만의 매력이 있다.


하지만 기록이 모든 과거를 대체할 순 없다. 얼마 전, 킬링타임용으로 보고 있던 한 미국 시트콤에서 당장 어디에 적어두고 싶은 대사가 나왔었다.



KakaoTalk_20190110_002251804.jpg
-이모가 내게 조언을 해주셨어.
-뭐?
-결혼식은 빨리 지나가니까
아주 좋은 장면들은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두래.

-멋있다.
-그치.
-찰칵. 너 눈 감았다.
이런, 이제 이 사진은
평생 내 머리 속에 있겠네.
* The Office 6 Episode4-5. Niagara


결혼을 하러 떠나는 한 커플의 대화가 어찌나 귀엽고 소중하던지. 다이어리에 써두었다. 당장 기억해두기 위한 기록이었지만, 사실은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아무리 기록해도 사진, 글 따위로 모든 것을 담을 순 없다는 팩트이기도 했다.


담을 수 없는 것은 빨리 지나가는 ‘좋은 장면’만이 아니었다. 가만히 앉아 생각해보니, 난 참 많은 것을 잊고 살았더라. 친구 한 둘의 얼굴이 스쳐지나가기도 했고, 감사한 선생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지나온 내 인생에는 당장은 생각나지 않는 무수한 누군가가 더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받은 영향은 ‘기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다. 그러나 매일의 행적, 감정과는 사뭇 다른 ‘관계의 조감도’가 사실은 오늘 어디 가서 무얼했는지 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아니었나, 잠시 생각에 잠겼었다. 어쩌면 마음 속에 꼭 존재하지만 형상을 그려낼 수 없었던 추억이 이런 것은 아니었을까, 답을 매치해보기도 했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찾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누군가 삶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고, 그간의 고민을 좀 해결해보려 한다. 훌륭한 해답지, 해설지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 삶의 소중한 부분을 다시 찾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품어보게 된다. “당신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 심장 떨리는 타이틀을 걸어낸 이 뮤지컬을 믿어보기로 했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5_송원근, 정동화.jpg
 


시놉시스


영화 <It’s a wonderful life>에 나오는 천사 클레란스 복장을 하고 나타난 토마스와 헤어 롤을 돌돌 말아 올린 채 죽은 엄마의 가운을 걸친 앨빈. 그들은 그렇게 7살 할로윈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아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는 앨빈과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토마스. 대학원서를 쓰다 글 문이 막혀버린 그는 앨빈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앨빈은 토마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토마스는 앨빈의 조언에 마법처럼 글이 써진다.
 

대학에 입학한 토마스는 점점 세상에 물들어간다. 어린 티를 벗고 약혼한 애인도 있다. 하지만 앨빈은 사는 곳도, 하는 일도, 그리고 사차원적인 행동도 모두 어린 시절과 그대로이다. 토마스에게 그런 앨빈은 더 이상 소중하지 않았고 점점 둘은 멀어져 간다. 토마스는 대학 졸업 뒤 많은 책들을 내고 세상에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깨닫지 못했다. 그가 쓴 모든 글의 영감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앨빈에게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내 사적 고민과는 별개로 이미 훌륭한 공연이라는 것이 여러 번 입증되었다. 그 간의 관객 수와 좌석점유율, 관객평이 이 뮤지컬의 영향력을 대신 설명한다. 이번 공연 역시 더할 나위 없이 막강한 출연진, 감성적인 연출, 극의 완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3인조 라이브 밴드와 아날로그적인 서재 풍경의 무대로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그렇다면, 기대에 맞게 나는 충분한 답안을 얻어낼 수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는 내게, 고민에 대한 무수한 이해를 안겨줄 수 있을까. 공연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오도록 하겠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백암아트홀에서 오는 2월 17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출연진>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캐스트공개.jpg

강필석, 송원근, 조성윤

정동화, 이창용, 정원영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포스터_0919.jpg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공연장소 : 백암아트홀


공연일시 : 2018년 11월 27일(화) – 2019년 2월 17일(일)


화, 목, 금 8시ㅣ수 4시, 8시ㅣ토 3시, 7시ㅣ일, 공휴일 2시, 6시 (월 쉼)


러닝타임 : 100분


관람연령 : 만 7세 이상 관람가 (미취학아동 관람불가)


제작 : 오디컴퍼니 주식회사


주관 : 오픈리뷰㈜


예매처 : 예스24, 하나티켓,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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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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