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걸크 터지는 수트핏 [영화]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
글 입력 2018.12.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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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할리우드 상업영화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마 <수어사이드 스쿼드>이후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서 마블, 해리포터, 디즈니 시리즈가 아니면 웬만한 ‘북미박스오피스 1위!’라는 타이틀로 광고해대는 할리우드 영화들을 봐도 별로 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뻔한 캐릭터, 조금 새로운 시도를 해 본 연출, 막장 스토리가 다일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미드 <가십걸>의 주인공인 세레나 역의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트레일러를 찾아봤습니다. 장르가 무려 스릴러라는 것과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뭔가 미친 사람처럼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고 바로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타임 킬링용 막장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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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부터 <서치>를 떠올렸습니다. 한 사람의 개인방송 화면으로 영화가 시작한다는 것과, 그 사람이 탐정을 자처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이 비슷했죠. 하지만 그 이외엔 분위기도, 완성도도 전혀 달랐습니다. <서치>는 빨려 들어갈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던 추적 스릴러였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스토리가 막장의 막장을 거듭하는 반전 스릴러였습니다. 또 <서치>는 인물의 심리를 세세하게 그려낸 웰메이드 영화였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줘>를 웰메이드 영화라고 하기엔 인물의 감정선이 너무 극단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또 중간중간 허술한 연출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시간 때우기용이라면 나름 만족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막장 스토리는 재밌으니까요.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실소 터지는 유머도 나름 들어줄 만 합니다.



 

민폐 덩어리와 상폐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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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스토리텔링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모든 등장인물의 행동에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부탁 하나만 들어줘> 속 주인공 스테파니의 행동은 저에게 하나도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감정 이입도 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가 영화 속 최고의 걸림돌이자 민폐덩어리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제가 블레이크의 팬이어서 그랬던 걸까요, 가만히 있으면 조용히 각자 인생을 살 수 있었는데 엄청난 오지랖을 발휘해 한 가정을 들쑤셔놓는 스테파니가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불편했습니다.


물론 에밀리는 누가 봐도 절대악이고 또라이지만, 그런 그녀가 불쌍해질 정도로 스테파니는 미친 듯한 오지랖을 부려댑니다. 결말도 표면 상으로는 권선징악이었지만 제가 봤을 땐 너무 위선적인 선(善)의 승리였습니다. 아니, 그냥 진흙투성이 차악의 승리였습니다. 사실 그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 같습니다. 찾아보니 스테파니에게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어떤 영화 유튜버의 표현에 따르면 '인싸가 되고 싶었던 아싸의 무리수'라고 하던데, 정말 찰떡같은 표현이었습니다.




수트핏이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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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 필요 없고 에밀리 역을 맡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수트핏이 다해먹은 영화입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 하면 미드 <가십걸>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요. <부탁 하나만 들어줘>의 블레이크 라이블리에게서는 <가십걸> 때의 우아하고 톡톡 튀는 세레나 때와는 또 다른 걸크 뿜뿜하는 매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첫 등장 씬의 클래식 수트도, 공원 씬의 짙은 색 수트도, 마지막 씬의 블루 원피스도 모두 황홀했지만 개인적으로 묘지 씬의 화이트 수트가 정말 언빌리버블했습니다. 늘씬하게 키 큰 그녀와 너무 잘 어울리는 패션이어서 160cm의 평균 신장(?)을 가진 저는 계속 감탄만 하다 나왔죠.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팬이라면 그녀의 패션을 보기 위해서라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또, 말 할 필요도 없이 그녀의 연기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있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얼굴과 너무 찰떡인 배역이었죠. 거침없이 내뱉는 말투가 너무 매력적인 역할이었습니다.

 

*


주의할 점은 윤리적으로 불편한 포인트가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근친상간, 존속살인, 잔인한 씬 등 보기 조금 불편한 장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장에 버무려진 온갖 미드와 영드에 단련된 사람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이니 크게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단, 가족끼리 관람하면 서로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딱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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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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