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심모드'가 정말 먹힐까요?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글 입력 2018.12.1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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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게 뭘까?

나는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지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내가 그런 사람이 되거나.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주변의 모든 것 역시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실체도 알 수 없는 그 '마음'이란게 스스로를 지배하고 끝내는 내 옆의 사람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가 이 책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나 또한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고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였다.

일본의 심리상담 전문가 오시마 노부요리는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에서 자신의 경험을, 그리고 지금껏 만나온 여러 사람들의 경험을 풀어 놓는다. 인간관계에서 종종 생겨나는 상하 또는 주종 구도가 생겨나는 이유와 메커니즘을 보여주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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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우리가 왜 타인을 신경쓰며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 부분은 무척 흥미로웠다.


의식하지 않는 동안에도 늘 뇌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도 멋대로 흘러들어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불안과 불만, 분노 등의 감정 때문에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늘 타인을 우선하는 행동을 하고 마는 것입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지배받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죠. /35p



뇌의 긴장 스위치가 망가져 늘 긴장한 채로 있다 보면 상대에게 위축되어 눈치를 살피기 쉽고, '지배받는 사람'의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긴장도가 높으면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두려움에 떨면서 '공격받지 않도록'. '미움받지 않도록' 주변의 눈치를 보고 맙니다. 그러다 보면 자동으로 상하 관계가 형성되고 지배하는 쪽과 지배받는 쪽이 생깁니다. 지배받는 쪽은 긴장의 레벨이 높기 때문에 정보 선택이 불가능해지고 말을 곧이듣고 '속아버리는' 피해자, 즉 지배받는 자가 됩니다. 더욱이 긴장의 레벨이 높아 겁에 질려있기 때문에 위압적인 상대에게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그 상대에게 자기주장은 해보지도 못한 채 휘둘리고 지배당합니다. /48-49p



가까운 사람(물리적인 의미다)에게서 오랜 시간 공포감과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었다. 당시엔 그저 그 상황이 무섭고 두려운 상황까지 몰고 간 상대방이 미웠는데, 돌이켜보니 그 상황은 어느 한쪽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우린 너무 가까웠기에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떤 다른 연유로 기분이 안좋은 상대방의 감정을 곧잘 전달받곤 했다. 그럴때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나는 긴장하게 되고 위축되면서 실수를 연발했고, 상대방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우린 자연스럽게 상하 관계가 형성되었고, 지배하는 쪽과 지배당하는 쪽으로 나뉘며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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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우리는 둘 다 마음이 건강하지 못했다. 감정 소모가 심해지고 끝내는 일에도 영향을 미쳐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 괴로운 고통의 종말을 위한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어떻게 하면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다. 재미있는건, 오시마 노부요리가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에서 밝힌 해결책을 나도 이미 시도해봤다는 것이다.


남의 기분이 신경쓰인다 싶으면 '진심 모드!'를 외쳐보세요. 조바심이나 초조함을 느낄 때도 '진심 모드!'를 외치면 밀려오는 스트레스들을 물리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남들이 자신을 신경 쓰게 되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60p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진심 모드'란 일종의 자기 '암시'다. 즉, 남의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며 거짓된 것이 아닌 진짜 진심을 상대방에게 전하라는 뜻이다.

이미 오래전 내가 시도했던 '진심 모드'는 쉽게 먹히지 않았었다. 상대방은 자기를 무시한다며 오히려 내 마음을 더 오해했고, 왜곡된 진실은 서로에게 상처를 냈다. 그런데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를 읽고나니, 당시 나의 진심모드가 실패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진심이 아니었거나, 진심모드를 외쳤음에도 내가 상대방의 감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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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시마 노부요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다'인듯 하다. 저자가 스스로 책의 머리말에서 밝혔듯 모든 독자들에게 이 메세지가 당장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 '해결책치곤 너무 단순한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진짜 내 모습을 들여다 보고 이를 말로 표현할 때 우리 마음이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건강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로 가장 힘들었던 그 당시에 이 책을 읽었다면 또 다른 느낌이었겠다. 내 인생에 있어 감히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요즘,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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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 싫은 사람에게서 나를 지키는 말들 -

지은이 : 오시마 노부요리
옮긴이 : 황국영
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
분야 : 심리에세이>인간관계
쪽 수 : 176쪽
정가 : 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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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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