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을 마주하는 곳에 자그마한 불씨가 닿으니
어둠을 배경 삼아 세차게 타오른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불의 파편을 퍼뜨리고
어둠이 가소로운 것처럼 반짝이는 자태를 뽐내며
다음이란 건 없는 것처럼 빠르게 타들어간다.
그 당당한 아름다움에 정신없이 빠져들다
문득 정신이 들어 똑바로 바라보니
어느새 불길은 끝을 향하고, 끝내 허무하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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