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역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흐르고 있다

글 입력 2018.08.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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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안토니오 비발디가 있... 진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인 그를 머리에 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정확히 얘기하자면 비발디부터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1501년에 인쇄업자 오타비아노 페트루치가 당대 유명 작곡가의 곡을 모아 만든 최초의 상업적 악보집인 <오데카톤>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 책의 초반에는 ‘이를 계기로~’ ‘~가 만들어진 것은  ~무렵으로 추정된다.’ ‘최초의~’ ‘처음으로~’ 등등의 단어가 등장하며 클래식 음악 역사의 순간순간을 담는다.

올해 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바이올린 배우기’를 정했고, 실천 중인데 배우면 배울 수록 느낀 것은 ‘이런 복잡하고도 섬세하며 예민한 악기를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낸거지...’였다. 이 악기를 누가 정확히 언제 만들어낸 것은 아무도 모르지만, <인간이 해낸 100가지의 위대한 일> 중 에는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의 초장에는 그런 이야기 뿐 아니라 태양왕 루이 14세와 그를 위해 일생을 바친 장-바티스트 륄리,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오리지널 포스터, 축음기를 만든 에디슨의 기념 사진, 클로드 드뷔시와 에릭 사티 등의 주요 사건과 이야기들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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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1600
르네상스 중후기


르네상스 음악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로, 활판 인쇄술을 통한 악보 출판이 시작되었다. 또한 악보 보급과 아마추어 음악가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시기이다. 교회 중심의 음악활동이 궁정 중심으로 넘어갔고, 종교음악의 왕성한 발전이 이루어졌던 시기이다.

대표적 작곡가로는 팔레스트리나, 조스캥, 라소 등이 있다.

1501 인쇄업자 오타비아노 페트루치, 최초의 상업적 악보 <오데카톤> 출판
1510 조스캥, <축복받은 성모마리아> 작곡
1544 팔레스트리나, 성 아가피토 성당의 오르가니스트가 됨
1581 최초의 발레 <왕비의 희극 발레> 파리에서 공연
1584 라소, <다윗의 참회 시편> 출판



1600-1750
바로크


1600년 오페라가 탄생한 경부터 1750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사망한 시기를 이르는 바로크 시대. 기괴하고 기이하다는 어원에 맞게 조바꿈과 불협화음으로 가득했다. 이 시대의 음악은 시대에 흐름에 맞게 발전한 웅장한 건축 양식 안에서 더 큰 음량과 화려한 양식으로 연주되며 변모되었다. 오페라, 기악이 크게 발전을 이루었다.

대표적 작곡가로는 륄리, 바흐, 헨델등이 있다. 

1600 줄리오 카치니와 자코포 메리,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오페라 <에우리디체> 초연
1653 륄리, 루이 14세가 태양신으로 출연한 <밤의 발레> 초연
1708 바흐, 바이마르 궁정의 오르가니스트로 임명됨
1711 헨델, 오페라 <리날도> 초연
1741 비발디, 오스트리아에서 사망



1750-1820
고전주의


예술을 향유하는 이들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 음악가들이 늘기 시작한 시기이다. 화려한 바로크 음악에 대한 반대로 단순 명료, 균형 조화를 중시했다. 장/단조 구분이 뚜렷해지며 듣기 편한안 선율과 즐거운 분위기의 음악이 많이 작곡되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이 있다.

1778 모차트르, <바이올린 소나타 K.296, 301~306> 작곡
1782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 독일에서 사망
1791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초연
1798 하이든,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비공개 초연 (1799년 공식 초연)
1808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교향곡 6번 전원> 초연
1815 슈베르트, 가곡 <마왕> 작곡



1820-1900
낭만주의


미지의 것, 신비로움, 초자연적인 것. 세 가지 키워드로 나타낼 수 있다. 개성이 뚜렷한 스타일을 추구하며 반음계와 불협화음을 적극적 사용하는 등 화성이 확장되었다. 서정적인 교향시와 가곡 그리고 아름다운 발레음악들과 더불어 거장들의 오페라도 대거 등장했다. 초고난이도 기술을 요하는 기악곡이 다수 작곡된 시기이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파가니니, 쇼팽, 리스트 등이 있다. 

1833 쇼팽, <3개의 녹턴 Op.9> 출판
1840 슈만, 가곡집 <시인의 사랑> 등 160여개의 가곡 작곡
1842 뉴욕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1852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출판
1875 비제, 오페라 <카르멘> 초연
1876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초연
1877 차이코프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 초연
1879 스메타나, 교향시 <나의 조국> 완성
1886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비공개 초연 (1922년 공식 초연)
1890 드뷔시, ‘달빛’이 포함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작곡
1894 드보르자크, <유모레스크> 작곡
1899 라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작곡



1900-1950
모더니즘


다양한 작곡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고유한 음악 언어를 만들고 발전시킨 시기이다. 주요 이슈는 조성의 유지와 이탈이었다. 축음기의 발명으로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가 생겼고, 청중들은 연주회에 가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연주자들은 무대 뿐 아니라 스튜디오에서도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라흐마니노프 등이 있다.

1901 엘가,<위풍당당 행진곡 1번,2번> 초연
1909 라흐마니노프, <죽음의 섬>,<피아노 협주곡 3번> 초연
1911 쇤베르크, <화성학> 출판
1913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초연
1917 윤이상, 한국서 출생
1944 첼리스트 정명화, 한국서 출생
1950 음반사 ‘필립스’ 창립



1950-
현대음악


현대음악의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이 책에서는 존 케이지의 <4분 33초>가 발표된 시기로 삼았다. 이와같은 우연성 음악이라는 개념을 표방한 작품이 이전엔 없었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미니멀리즘 음악과 전자음악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는 과거의 안정적 음악에 밀렸다. 공연계에서는 현대음악 보다는 듣기 좋은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레파토리가 절대적 위치를 차지했고, 자연스레 청중들의 관심도 작곡가가 아닌 연주자나 지휘자에게로 옮겨갔다.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1952 존 케이지, <4분 33초> 초연
1962 소프라노 조수미, 한국서 출생
1971 정명화,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
1974 정명훈,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
2003 존 애덤스, 9.11 테러 희생자를 위한 <영혼의 전이에 대하여>로 퓰리처상 음악 부문 수상
2015 조성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2018 얍 판 츠베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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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참고하여 내가 추려본 약 520년 간의 클래식 음악의 역사는 이러하다. 르네상스 시대는 너무나 오래전 이야기라 읽어내려가면서도 긴가민가 했지만, 바로크 시대에서는 그나마 이름이 아는 작곡가들이 등장하며 ‘아!’하기 시작했고, 고전주의 시대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고, 낭만주의 시대에서는 작곡가와 곡을 보며 곡의 분위기나 멜로디를 읊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 취향이 바로크 시대인줄 알았으나, 압도적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들과 곡들을 친숙히 여기고 있었고, 더 많이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놀랐다. 그래서 이러한 정리가 필요했던 것인데 이 책을 통해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시대의 음악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어서 기뻤다.

모더니즘에선 본격적인 근대화가 시작되며 음악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생긴 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옛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큰 사람이기 때문에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려가며 상당히 아쉬워했다. 또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대음악 시대에서는 주로 한국의 음악가들을 다루어봤다. 서양의 전유물이었던 클래식 음악을 우리나라 사람도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감동받았고 애국심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정씨 가족분들과 조수미님 조성진군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내 눈으로 읽어내려가는 것이 정말 벅찼다.

흐름이란 것은 중요하다. 일의 기승전결 또한 중요하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그것들을 다시금 느낀 것 같다. 이런 좋은 책을 써주신 김동연 선생님과 프란츠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 글을 마무리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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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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