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도서]

글 입력 2018.08.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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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Saul Leiter


인스타그램에 종종 사진을 찍고, 보정해서 업로드한다.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서 그럴 때도 있고, 눈으로 본 아름다운 광경을 담아내고 싶어서 그럴 때도 있고, 그때그때 든 생각이나 심정을 상징하는 기록으로 사진을 찍고 공유할 때도 있다. 내가 작가만큼 대단한 어떤 철학을 담는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사진에 대한 내 의도라든지, 생각이 담기는 건 사실일 것이다. 작가가 아닌, 사진을 찍는 모두가 그렇다. 심지어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잘라낼 때마저도.
 
다른 계정에 있는 사진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사진은 그이의 눈이구나, 하는.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사진은 다른 이들의 눈이 본 무엇이다. 그렇다면, 어쩌면 어떤 이들의 사진에서는 내가 평생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사진도 발견하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가치관의 차이가 시각의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가치관은 다르고, 내가 그 사람의 가치관을 가지지 않는 이상 나는 그가 보는 풍경을, 절대 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사람들의 사진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그들의 눈이, 생각이, 마음이 어떤지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으니 말이다.
    
*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방송인 서장훈이 자주 이렇게 말하는 걸 봤다.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지난날 내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나는 생각하고 판단해왔다.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비판을 통해 무엇이 가진 진짜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게 ‘의미’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의미가 가장 중요했다. 

“나는 염두에 둔 목적 없이,
그저 세상을 바라본다”

-사울레이터
   
그런데 점차, 어느 순간부터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보다 관찰하고, 관찰하고, 관찰하는 것이 더 어렵고 때로는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특별한 계기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차차 생각이 변했다. 관찰하고, 생각하고, 비판하고, 나만의 결론을 얻는 이 과정이 부드럽게 잘 되는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멀티플레이가 어려운 나는 일단 열심히 관찰하기를 택했다. 요즘 들어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 사진에도 여러 목적이 있지만, 그래서도 사울레이터의 사진이 궁금하다.
 
금방 사라지는 찰나의 순간을 담는 것, 평범한 일상에서 보이는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이 과정을 통해 지금 살아가는 이곳을 사랑하는 방법. 지금 가장 내게 필요한 훈련이고,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렇게 “세상에 설교하지 않고 오로지 순순하게 관찰하는 사람으로 남는 것,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 것.” 사울레이터의 사진이 더욱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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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원제: All about Saul Leiter
지은이: 사울 레이터
옮긴이: 조동섭
분야: 예술·대중문화>사진집 / 에세이>사진 에세이
면수: 312쪽
ISBN: 979-11-5581-149-8 03660
판형: 148*210
정가: 20,000원
발행일: 2018년 7월 31일
펴낸곳: 윌북



[책 소개]

뉴욕이 낳은 전설,
사울 레이터 사진 에세이 한국어판 정식 출간

60년 만에 세상에 알려진 천재 포토그래퍼 사울 레이터의 작품과 언어를 담은 사진 에세이다. 사진과 회화로 구성된 대표작 230점과 그의 남긴 말들을 집대성한, 그야말로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이다.
컬러 사진의 선구자, 슈타이들이 우연히 발견한 거장, 영화 <캐롤>의 시작점, 뉴욕이 낳은 전설... 사울 레이터를 수식하는 말들은 지금도 보는 이들에 의해 재탄생되고 있다. 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색감, 몽환적 분위기와 서정적 감성이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사진이라기보다 이야기이며 한 편의 시다.
책에는 작품뿐 아니라 그만의 생각을 담은 문장들이 함께 실려 있어 사진집 이상의 울림을 준다. 스튜디오보다 거리, 유명인보다 행인, 연출된 장면보다 평범한 일상, 빛보다 비를 더 사랑하여 “나에게 철학은 없다. 다만 카메라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던 진짜 포토그래퍼. 60년이 지난 지금, 독일,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여 뒤늦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다.
    

 
[목차]


작품
Fashion-Street-Color-Drawing-Nude
 
해설
화가의 면모 · 마지트 어브
뉴욕 나비파 · 폴린 버메어
뒤로 몰래 다가와 왼쪽 귀를 간질이는 사진 · 시바타 모토유키
아름답던 시절의 아름다운 순간의 기록 · 권정민

사울레이터 연보


 
[저역자 소개]

사울 레이터Saul Leiter
1923년 피츠버그의 독실한 유대교 집안에서 태어나 랍비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지만 1946년 학교를 중퇴하고 화가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났다. 이후 친구이자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푸세트 다트에게 포토그래퍼가 될 것을 권유받았고, 30년 가까이 성공적인 패션 포토그래퍼로 활동했으며 <하퍼스 바자>, <엘르>, <에스콰이어>, 영국 <보그>, <라이프> 등에 사진을 게재했다. 이후 업무 차 뉴욕을 찾은 독일 출판사 ‘슈타이들’의 대표가 우연히 그의 작품을 보게 되면서 60년 만에 레이터가 찍은 사진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그의 사진들은 ‘컬러 사진의 시초’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비비안 마이어와 함께 영화 <캐롤>의 배경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2012년에는 그의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In No Great Hurry:13 Lessons in Life with Saul Leiter]가 개봉되었다. 작품집으로는 [Early Color(2006)], [Early Black and White(2014)], [In My Room(2017)] 등이 있다. 2013년 11월에 사망했다.
 
옮긴이_조동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영화학과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매진> 수석 기자, <야후 스타일>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번역가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파이브 데이즈』, 『더 잡』, 『템테이션』, 『파리5구의 여인』, 『모멘트』, 『빅 픽처』, 『파리에 간 고양이』,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마술사 카터, 악마를 이기다』, 『브로크백 마운틴』, 『돌아온 피터팬』, 『순결한 할리우드』, 『가위 들고 달리기』,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일상 예술화 전략』, 『매일매일 아티스트』, 『아웃사이더 예찬』, 『심플 플랜』, 『스피벳』,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보트』, 『싱글맨』, 『정키』, 『퀴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픽업』, 『배드 대드』 , 『웨스 앤더슨 컬렉션: 일곱 가지 컬러』, 『데드 하트』,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 『싱글 맨』, 『북숍 스토리』, 『기묘한 사람들』, 『텔리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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