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니키 드 생팔, 감정과 해방과 연대

글 입력 2018.08.0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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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고 처음 떠오른 소감은 솔직했다는 것이다.

니키 드 생팔의 삶에 대해 거의 무지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작품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솔직함'이다. 누구나 일면식도 없었던 사람 앞에선 있는 그대로의 기쁨도, 상처도 드러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니키의 작품에선 감정의 표현이 강하게 느껴졌다. 폭발적인 과잉도 과장도 아니었으나 시선을 끄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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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바와 같이 전시의 도입부엔 사격 회화와 관련 영상을 비롯한 초기작이 4~5점 정도 있었다.

모든 남자들을 향한 분노와 증오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 그리고 기괴한 붉은 빛의 인체는 파괴적이고 혐오적인(자신과 타인 모두) 분위기에 빠져 있었고,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여성들의 고통을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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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개를 돌리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반가운 나나(Nana) 상이 가볍게 뛰어오른 모습으로 빛을 밝히고 있고 그 모습은 마치 해방된 여성의 상징과 같았다.

작가가 자신의 친구를 보고 만들었다는 임신한 모습의 여성 조각도 있었다. 형형색색으로 장난스럽게 칠해져 있는 조각은 엉덩이와 가슴, 배가 강조되어 있지만 성적인 요소나 모성을 보여준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자유로움과 기쁨을 표현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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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무엇도 아닌 드로잉과 편지였다. 그녀의 오랜 친구인 요코에게 보낸 편지들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었고, 간단한 안부 인사도 정성들인 그림과 함께 보내 둘의 깊은 우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요코의 컬렉션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이 전시는 예술가와 후원자라는 관계를 넘어 친구로서의 우애, 여성의 연대가 돋보이는 전시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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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타로 공원을 위한 드로잉, 계속해서 등장하는 사랑의 모티브들(새를 껴안고 있는 인간이 가장 인상깊었다) 등이 더해져 만족스러운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전시장의 공간적 문제가 있었으나, 많은 작품을 들여온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잘 해결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는 니키 드 생팔을 이전에 알던 사람도, 잘 모르던 사람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니 꼭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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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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