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차별화가 필요한 당신에게 : 카피공부 [도서]

글 입력 2018.04.0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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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피 공부. 이 책의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카피 공부라는 책 제목에 연관시킨다면 그 '사람들'이란 카피라이터,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특정 '누구'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은 나도, 내 친구도, 당신도 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나만의 카피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카피. 곧, 나만의 언어


 카피라는 단어는 거창해 보이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일상 언어와 다를 것이 없다. 대표적으로 ‘제목’과 연관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현재 학교 학보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제목을 정하는 것이다. 다른 것도 지적을 많이 받지만, 제목에 대한 지적은 항상 빠지지 않는다. 제목을 정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아무래도 기사 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나의 글을 함축하는 중요한 문장이다 보니 재미, 간결성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제목을 정하기란 참 어렵다. 그런 점에서 제목과 카피는 참 닮았다.


617 "그는 6센트를 돌려주려고 6마일을 걸어갔다."
누구 얘기일까?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위대한 인물에 걸맞은 훌륭한 헌사다.
그리고 내 눈에는 훌륭한 헤드라인이다.


 기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독특한 카피가 광고에 필요한 것처럼 우리도 늘 어디선가 '차별화'되어야 한다. 취업을 위한 자소서에도 심지어 학교에서 발표할 때도 우리는 늘 차별화 돼야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가고 있다. 무한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어떤 보고서 제목에서만 돋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 자체가 돋보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언어는 나를 가장 쉽게 차별화할 방법이다. 말로 표현된 언어는 이목을 집중시킬 힘이 있고, 글로 표현된 언어는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을 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언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는 가장 접근성이 높고, 가장 활용하기가 쉽다. 언어를 잘 다루면 그럴듯한 무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카피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598 길에서 신문을 파는 소년도 머릿속에는 헤드라인이 있다.




'나'를 광고하는 시대를 사는 당신에게

 
 그렇다면 우리는 언어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표지부터 차별화된 '카피 공부'라는 책이 방법을 제시해 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카피 공부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면서 어떻게 해야 카피를 잘 쓸 수 있는지, 언어를 잘 다룰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여러 재료만을 던져줄 뿐이다. 그래서 이론을 받아들이기 급급한 나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운 책이었다. 수험생 때 '제목'에 혹해 샀던 1등급 비법서처럼 이 책 또한 그런 줄 알았는데. 천재 카피라이터의 영감 노트 정도로 느껴져 어떻게 언어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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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어쩌면 이런 구성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카피 자체가 굉장히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데 '카피 잘 쓰는 방법'을 1번부터 나열하고 있다면 차별화될 수 없다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감을 주는 창의력 학습지에 더 가깝다. 그렇게 태도를 바꿔 생각해보면 카피와 언어는 생각보다 쉽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읽는 그 순간부터 루틴(routine) 한 틀을 깰 수 있게 만들어준다.


280 광고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예술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려면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야(commune) 한다.
사람들과, 자연과, 주변 세상과, 나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437 카피라이터는 보는 것의 자유를 즐겨야 한다.
카피라이터는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아야 한다.
알아야 얘기를 하지!


 우리는 늘 진부한 언어를 사용해왔다. 이 책은 영감을 주면서 진부한 틀을 깰 수 있게 도와준다. 새로운 것을 내놓길 두려워하는 사람들 앞에 이 책의 저자는 어떤 형식을 두고 단어를 바꾸는 게 아니라 그 형식 자체를 깨라고 은연중에 말한다. 나를 광고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언어를 다루는 법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 핼 스테빈스는 "당신이 하는 말이 바로 당신이다"라고 말했다. 언어를 다룰 수 있어야 나를 광고할 수 있다. 차별화가 필수인 이 시대에 나만의 '카피'를 작성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전하고 싶다.


[조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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