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에게 봉사란 무엇인가요?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2.0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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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


 나는 약 4개월 동안 공동체 라디오인 관악 FM을 통해서 매주 목요일에 송출되는 라디오 프로그램 '행복을 전하는 사람들'에서 DJ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하는 하나의 동아리 형태로, 서울 곳곳에 있는 봉사처에 대해서 취재를 한 뒤 청취자분들께 소개해드리는 것이 라디오의 주된 목적이다.

 DJ 활동을 시작한 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지만, 봉사처에 취재를 나가다보니, 세상에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사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매번 놀란다. 봉사처 관계자님과 인터뷰를 할 때 자주 물어보는 마지막 질문이 있는데, 바로 '당신에게 봉사란?'이다. 봉사란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남에게 베푸는 것,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 있게 돕는 것, 타인과 함꼐 살아가는 것 등. 봉사처 관계자님들과의 인터뷰는 나 스스로도 내가 경험해온 봉사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에게 봉사란 무엇일까?



나는 내가 생각하는 '봉사'를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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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타인을 위하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했던 기억은 없는듯 하다. 중학생 때에는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꼭 붙고싶은 마음에 일부러 봉사시간을 초과해서 채웠고,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고3이 되어서 부랴부랴 봉사시간을 채우는 일이 없도록 1,2학년 때 봉사를 미리미리 했던 것 같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필수적으로 채워야하는 시간 기준 같은 것은 없어졌지만, 그 덕에 오히려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마음으로 찾아갔던 봉사시설은 나에게 실망과 상처를 안겨주었다.

 내가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갔던 봉사활동은 어려운에 처한 아동들을 지원하는 재단에서 모집한 문서 정리 봉사활동이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봉사자들이 와있었고,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진심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내게 건네지는 파일을 받았다. 처음 문서들을 펼쳐봤을 때에는 무슨 종류의 문서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식사값, 화환비, 교통비 등 계속 보다보니 공무를 위해 쓴 비용을 증명하는 서류들이었다. 의아했다. 내 생각에 이런 종류의 문서정리는 재단의 직원이 할 일이며, 직원이 다른 일로 바쁘다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임금을 지불하며 시켜야 할 일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왔지만,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할 수는 없었다. 봉사를 하는 2시간 동안 간접적으로나마, 아주 간접적으로나마 어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일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 후 한 동안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아예 사라졌다. 그 때에는 어떻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열정페이'라는 말이 그 때의 상황과 내가 느꼈던 감정을 잘 설명해준다. 만야 봉사자가 임금 대신 '봉사시간'을 받고 봉사 아닌 어떤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분명 왜곡된 봉사활동이다. 재정과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봉사단체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내가 갔던 곳은 꽤나 크고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어보이는 곳이었다. 나는 봉사가 '도움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가 느낄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경험했던 봉사와 여러분이 생각하는 봉사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가까운가, 혹은 얼마나 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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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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