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청소년 클럽', 걱정인가요 혐오인가요? [문화 전반]

청소년을 바라보는 으른들의 시선
글 입력 2018.01.30 23:5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청소년 클럽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하다가 지겨울때면, 대학생이 되어서 무엇을 하고싶은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곤 했다. 늦잠 걱정없이 원없이 자기,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 콘서트 가기, 친구들과 해외여행 가기 등 친구들마다 하고싶은 것도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클럽 가보기' 만큼은 모두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들 한번쯤은 꼭 클럽에 갈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 때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무색하게도, 23살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클럽 무경험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청소년인 나로서는 가 볼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클럽이 매력적인 장소로 다가왔던 것 같다.

 하지만, '클럽'은 더이상 성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최근 홍대에 문을 연 'WAVE'라는 클럽이 SNS상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청소년만' 출입이 가능한 클럽이기 때문이다. 성인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 클럽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학생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학생증을 제시해야 한다. 청소년 클럽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거나 담배는 피우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청소년들을 클럽 내에서 판매하는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춤을 추고 음악을 즐긴다.


141.jpg
 
  
 사실상 법적으로 문제가 될 점은 하나도 없다. 청소년들이 다른 많은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듣는 공간이 생긴 것 뿐이다. 하지만, 청소년 클럽을 향한 SNS 댓글들은 싸늘하기만 하다. 은근한 비웃음과 청소년 클럽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을 비난하는 댓글이 주를 이룬다. '우리는 공부만 하는 기계가 아니에요!'라고 외치던 학생들이, 어느새 자라서 '참나ㅋㅋㅋㅋㅋ 어린 것들이 공부나 할 것이지'와 같은 댓글을 다는 성인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하는 것은 청소년들에 대한 걱정일까, 아니면 걱정의 탈을 쓴 혐오일까. 지금 우리의 시선은 걱정보다는 혐오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은 아직 판단력이 부족해서 클럽에서 소위 '양아치'들끼리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고, 클럽에서 만난 이성과의 성관계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비약이 심한 논리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성인인 우리의 모습을 한 번 잘 살펴보자. 위의 논리라면, 성인들이 이용하는 클럽 또한 없어져야 마땅하다. 어쩌면 청소년 클럽은 오히려 나쁜 마음을 가지고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성인들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순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에 대한 혐오를 걱정 속에 잘 버무려서 정당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지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