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킨포크 테이블 [문학]

- The Kinfolk Table -
글 입력 2018.01.30 11: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킨포크테이블 양장 앞표지띠지.jpg


킨포크 테이블
- The Kinfolk Table -


처음 킨포크 테이블을 받아들었을 때 너무 기대했던 책이라서 정말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요리를 먹어보는 것도 좋아해서 킨포크 테이블에 어떤 음식들과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기대감에 가득 찼습니다.

킨포크 테이블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입니다. 언제나 '빨리빨리!'를 외치며 여럿이 함께보다 혼자서해내는 것을 추구하는 지금의 우리나라 문화에서 조금은 생소하고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킨포크 테이블을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왜 이들이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왜 세계 젊은이들은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열광하고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동경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image5.jpg
 

느림을 추구한다고 해서 게으르고 늦는 것이 아니라 여유로운 것임을.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혼자'들'이 모여 '함께' 더불어 사는 것임을. 복잡하지 않아도 모두와 적당한 격식을 갖추어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꾸는지요.

옆집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독거 노인이 추운 방 안에서 외롭게 고독사하여도 모르는 지금의 삭막한 한국사회에 킨포크 테이블이 추구하는 일종의 모티브가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곤 합니다. 이웃에게 열린 삶을 실천하는 그들의 식탁 앞 표정은 책 너머에서도 따스한 온기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image1.jpg
 

요리라는 매개로 누군가와 함께 하면 추억이 쌓여 기억으로 남습니다. 어릴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을 먹으면 잠시 그 시절의 추억에 젖어 감상적이게 되는 것처럼.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음식에 표정을 대입합니다. 연인과 헤어지던 날 먹었던 간단한 음식을 볼 때마다 그 당시의 슬픈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이렇듯 모든 음식에 추억이 쌓이면 우리는 표정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이 때 음식들은 굳이 비싸고 어려운 요리가 아니어도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를 초대할 때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기억에, 뇌리에 오래동안 남는 음식들은 거창한 것들이 아닙니다. 복잡한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우리를 대접한다며 예쁜 그릇에 예술적인 감각으로 플레이팅 되어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저 투박하고 소박한 그런 음식들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도 '나만을 위한, 나를 위한' 음식이었기 때문이겠지요.


image4.jpg
 

그래서일까요 <킨포크테이블>에서는 '요리'라고 하기 민망할정도로 소박한 음식들이 소개됩니다. 그렇지만 책을 읽어보면 조리법이 단순할 뿐, 그 모든 음식 속에 그들만의 이야기와 그들만의 작은 비법이 숨겨 있어서 일까요? 마치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음식처럼 신박하고 군침이 돕니다.

단순한 요리일지라도 그 안에 우리의 삶과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어 그 어떤 음식보다도 '나를 위한'음식이라는 생각에 거하게 대접받는 느낌마저 드는 듯 합니다. 나이프와 포크, 스푼이 많이 자리잡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회용 그릇으로 모든 플레이팅을 대신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음식들을 우리의 음식들로 기억하게 됩니다.


image3.jpg
 

<킨포크테이블>은 이러한 점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킨포크테이블>에서 언급되는 사람들은 모두 그 음식이 왜 우리에게 특별한지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왜 그 음식을 손님에게, 독자에게 대접하는 음식으로 꼽는지 이야기합니다. 그 음식이 왜 특별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이야기하기 때문에 글을 읽다 보면 그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 앞에 앉아있다는 착각마저 듭니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우리를 그들의 레시피를 통해 우리를 책 속으로 초대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킨포크테이블>을 통해 이 책 속의 사람들의 따뜻한 레시피와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을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작고 소박한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바람. 우리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것에 부담을 갖습니다. 조금 더 화려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손님을 대접하는 음식인데 더 격식에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우리가 함께 하는 것에 소극적이게 만듭니다. 그러나 '킨포크'스러운 삶은 격식의 미덕을 말하지 않습니다. 작은 것도 나누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image6.jpg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의 공간으로 초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킨포크테이블> 속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레시피와 재료들로 만나고자 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해보세요.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친숙하지만, 가볍지 않은 멋진 식사가 될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식탁을 함께 나누어보세요. 당신의 삶이 더욱 행복해집니다."

-네이선 윌리엄스



[유지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