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에 관한 5개의 소묘'를 보고 온, 관객 1과 관객 2의 대화

특이했던 점부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까지
글 입력 2018.01.1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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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5개의 소묘'를 보고 온,
관객 1관객 2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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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는 추상명사다. 사랑은 곧잘 하트(♥️)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트가 사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이다. 여러 사례로 보건대,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더 보고싶어하고, 만질 수 없는 것은 더 만지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랑'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그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같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지만, 느낄 수 있기에 우리는 그것이 더 보고싶고 더 궁금하다. 이 뮤지컬이 특별한 것은,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5개의 연인을 통해 덜 추상적이고, 더 윤곽있는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뮤지컬을 보고 온 한명의 관객으로서 이 연극을 권하고 싶은 이유는, 모든 것에 앞서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노래와 춤, 그리고 대사 하나하나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같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끔 훅 하고 흘러버렸다. 또한 그 속에는 감동과 눈물도 있었다.

 재미있는 추억을 필자에게 선사해준 '사랑에 대한 5개의 소묘'라는 뮤지컬에 감사한 마음으로, 마땅히 노트북을 열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글을 적겠다. 뮤지컬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필자의 연말을 좀더 오래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함이다.

 노래, 춤, 그리고 하나하나 대사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 이외에 뭐가 필요한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만큼, 훅 하고 시간이 가버렸는데. 물론 그 속에 감동이나 무언가도 있었다. 긴 글을 적겠다. '재미있었다'만 적기엔 필자 또한 양심에 찔리고, 한글자라도 더 적어 조금이라도 많은 내용을 기억하고 싶으니. 앞으로의 글에서는, 함께 관람하고 온 사람과의 대화를 적겠다. 함께 관람하고 온 관람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뮤지컬만의 특이한 점,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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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
공연장의 구조가 엄청 특이했던 것같다.

관객 2 
맞다. 구조가 진짜 특이했다.

관객 1
또 무대의 공간이 '모텔'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 누가 모텔이 뮤지컬의 스테이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현대적이기도하고 신선하기도 했던 것 같다.



좋았던 점과 주제에 대한 담화,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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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사실 다른 연극은 조금이라도 무대에 변형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연극은 달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침대와 몇가지 가구, '모텔'이라는 공간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하나의 공간에 5가지의 가지각색 이야기가 일어나고,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어떤 변화도 없는 하나의 무대에 5 가지의 이야기와 5 개의 커플이 각각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게 흥미로웠다.

관객 2
나도 비슷하긴 한데, 조금 다르다. 나는 말 그대로 여러가지 사랑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는 게 흥미로웠다. 사실 커플들이 공유하는 감정은 '사랑', 이 감정으로 귀결되지 않나. 그런데 이 연극이 보여준 것은 사랑도, 하는 사람들에 따라 그 모습이 다 다르다는 것이었다.

결국엔 같은 감정을 공유하지만, 그 감정을 풀어감에 있어서나 공유함에 있어서나 또 그 상황에 따라, 연인의 모습이 다르고 둘이 주고받는 말이 다르고, 또 이야기가 다르다는 게 흥미로웠다. 사랑은 참 뭘까. (웃음)

관객 1
맞다. 옴니버스 형식의 연극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럼 이 연극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사랑에는 5개나, 그것보다 더 많은 모습이 있다는 것이었을까?

관객 2
그것도 될 것같고, 나는 이 연극이 5가지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라는 단어의, 뼈대를 세우려고 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대학생 커플들을 보면서 연인의 풋풋함을 느꼈고, 남사친 여사친의 이야기를 보면서 친구같은 사랑을 느꼈다. 또 전라도 부부를 보며 애증스러운 사랑과, 아내를 하늘로 보낸 남편의 모습을 보며 사랑의 슬픔을 느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보며, 사랑엔 나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풋풋함, 친구같은 모습, 애증, 슬픔, 모든 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무언가. 그게 다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이 5가지 이야기는 결국 사랑의 5가지 소묘이기도 하면서, 사랑 그 자체이기도 한 것 같다.

관객 1
오, 왠지 멋있다.



추천포인트,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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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
다같이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부분들이 너무 좋았다. 거의 매 에피소드에 모든 배우들이 나와서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무대도 꽉 차고 그 인원이 주는 웅장함같은 게 있다. 다 같이 딱딱 맞춰서 춤을 출땐 왠지 희열도 있었다.

관객 2
맞다. 뮤지컬만이 주는 흥 같은 게 있다. 난 '트위스트' 부분에선 춤도 췄다.

관객 1
봤다.

관객 2
아무튼, 노래들도 너무 좋았고 에피소드들도 마음에 들었다. 그 이상 뭐가 필요한가. 이야기를 음미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듣고. 더할 나위 없다.



아쉬운 점, '시사하는 바의 부재'


관객 1
그렇게 무거운 내용이 아니라서 좋았지만, 그렇게 생각할 만한 거리를 던져주진 않았던 것 같다. 연인끼리 함께 보기에 좋은 연극인 것은 맞지만, 시사하는 바라던가 교훈적인 무엇이 없어서 아쉬웠다.

관객 2
동감이다. 하지만 새로운 공간을 무대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사랑에 관한 대표적이고도 비대표적인 이야기를 5가지나 소개했다는 점에서 새롭고 신선했던 공연이었던 것같다.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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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
순전히 재미나 웃음의 기준으로만 판단한다면 제일 기억에 남고 좋았던 에피소드는 '첫번째 것'이었다. 남사친과 여사친이 결혼식에 갔다가, 차가 끊겨서 함께 모텔에서 묵게 된다는. 일단 나는 연극을 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작품성이나 연기, 연출 보다는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모두 유쾌한 성격인 것도 좋았고, 노총각 노처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웃기고 호쾌하게 풀어낸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연출은, 둘이 진실게임을 하는 부분이었다. 둘이서 그냥 진실게임을 하는 건데, 다른 4명의 배우가 나와서 귀에 익은 술게임 노래를 부르며 극적인 연출을 한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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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
내가 제일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는 전라도 부부의 에피소드였다. 어부 일을 하다가 배멀미를 한다고 갑자기 서울로 도망쳐 온 남편과 그 철딱서니 남편을 잡으러 서울로 올라온 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빨간 마후라가 잘 어울리는 아내와 사투리가 입에 찰떡처럼 달라붙은 남편의 투닥거림이 좋았다. 웃기기도 했고, 너무 현실 부부의 모습인 것 같아서. 사실 둘의 사랑은, 풋풋하기보다는 오래되었고, 열정적이라기보다는 안정적이었다. 사랑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둘이 싸우고 사고치고, 화내고 화해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볼장 다본 부부의 사랑 아닌 사랑이야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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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연극을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썸을 타고 있는 사람들, 연인, 그리고 부부가 이 연극의 3번째, 4번째 관객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이미 그곳엔 사랑을 하고 있는 관객들이 많았고, 또 그만큼 사랑을 하는 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연극이었다. 필자는 막 사랑을 끝낸 상황이라, 마음껏 즐기지는 못했었지만 당신들은 마음껏 웃고 즐겨주길 바란다. 사랑에 관한 5 개의 소묘, 그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랑이야기를 보러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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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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