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행복을 부르는 라이프 스타일, 킨포크 테이블

글 입력 2017.12.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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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행복을 부르는 라이프 스타일
킨포크 테이블


긍정심리학자들은 "행복은 정의할 수 없다" 라는 통설을 부정한다. 긍정심리학은 기존 병리 중심의 일요인적인 관점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심리학의 새로운 흐름이다. 긍정심리학자들은 기존의 일요인 모델이 인간과 인간의 경험을 병리적으로 범주화하고, 심리사회적 맥락보다 개인 내적 특성을 강조하며, 인간의 강점과 미덕보다 약점과 악덕에 초점을 맞춘다고 비판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샐리그만은 긍정심리의 핵심원리인 행복한 삶을 즐거운 삶, 적극적인 삶, 의미 있는 삶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신건강이 정신병리와 관련되어 있지만 동시에 구분될 수 있게 된다. 긍정심리학은 삶의 부정적 측면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한 측면을 제거하고 개선하는 노력은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더'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욕구가 더 보편적이며 중요하다.

이런 행복학 이론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사회실험이 영국의 소도시 '슬라우'에서 2005년 5월부터 3개월간 이루어진 바가 있다. 이 실험을 통해 행복학의 행복이 이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훈련되고 취득될 수 있는 것임을 증명했다. 실험은 단순했다. 슬라우의 주민들은 10가지 원칙을 지켰을 뿐이다. 이들이 내세운 원칙은 "화면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복잡한 원칙보다 여유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들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슬라우 주민들은 사전 사후 검사에서 실제로 더욱 '행복해'졌다. 이 실험과정은 BBC TV 다큐멘터리 '슬라우 행복하게 만들기(Making Slogh Happy)'으로 방영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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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오늘 필자가 소개하려는 책, <킨포크 테이블>의 정신은 슬라우의 원칙을 닮아있다. <킨포크 테이블>은 전 세계가 열광한 감성 매거진 [KINFOLK]가 만든 최초의 요리 에세이다. ‘킨포크’는 단순 잡지를 넘어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바꾸었다. <킨포크 테이블>에는 느리고 단순하며 이웃에게 열린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식탁 표정과 요리 레시피, 그리고 일상의 이야기가 절제된 글과 감각적인 사진으로 담았다.

'킨포크'는 디자인, 패션, 인테리어, 푸드 스타일링에 영향을 미쳐 대표적 문화 트렌드가 되었지만,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단순한 '힙' 함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내세운 '심플simple’ ‘스몰small’ ‘디테일detail’과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의 가치는 심리학의 여러 실험과 연구로 입증된 행복 이론을 훌륭하게 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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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접대는 모두에게 각기 다른 형태일 수 있다. 하지만 요리를 해서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는 것이 경험을 나누고 대화를 하고 음식을 함께 먹는 것에 대한 진정한 관심에서 시작된다면 잘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음식을 태우거나 그릇이 세트가 맞지 않아도 대수롭지 않다. 소박한 수프와 거친 빵 한 조각만으로도 잔치를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은 매우 간단하다.

-서문 중에서


이들이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에 '식사'를 둔 것도 흥미롭다. 인간에게 '식사'는 가장 원초적이면서 가장 흔한 시간이다. 우리는 원시인 시절에 모닥불에 앉아 고기를 뜯어 먹고, 끊임없이 회식 자리를 만든다. 우리는 먹는 행위를 공유함으로써 결속된다. 한국의 문화권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밥 한번 먹자"를 친교의 의미로써 사용하지 않는가? <킨포크 테이블>은 이 단순한 원리를 포착해, 독자들의 일상에 여러 조언을 해준다. 이렇듯 깊은 철학을 가진 <킨포크 테이블>이지만, 책이 제안하는 음식 나누는 법은 참으로 간단하고 소박하다.

한 그릇의 투박한 수프나 엉성하게 만든 못난이 빵뿐이라 해도, 보고 싶은 사람들을 격의 없이 부르고 초대받은 사람 역시 기꺼이 달려와 그 간소한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신다. 초대의 본질은 음식이 아니라 만남이기 때문이다. 초대란 우리가 흔히 손님 대접이라고 할 때 느끼는 버겁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언제라도 이루어질 수 있고 만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이들이 내세운 식탁은 언제나 즐거울 수밖에 없다. 우리도 이런 킨포크 테이블을 우리의 식탁에 끌어와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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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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