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감성과 만난 생태 에세이, '다르면 다를수록' [문학]

달라서 아름답고, 다르니까 특별하고, 다르므로 재미있다!
글 입력 2017.12.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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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동물, 인간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시선!
학계와 대중을 아우르는
최재천 교수의 솔직 담백한 글맛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 실린 45편의 에세이에서 동‧식물이 지니고 있는 재미있는 습성을 생태학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되 그들을 비교하거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최재천 교수에게 다양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각 생명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특별한’ 존재이며, 이렇게 다른 모습들을 알아가고 포용하려는 과정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취향조차 획일화된, 남과 다른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다시 한 번 다양함의 가치를 일깨우는 감성 생태 에세이!

 

Preview


"제발 학생들을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누지 마라.
소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박탈하는 폭력이다.
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이들을 바보로 만드나?"
 

인문학과 IT의 결합을 강조했던 스티브 잡스 이전, 우리나라에도 자연계과 인문계의 통합을 강조했던 교수가 있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도 전인 2005년, 인문학자 도정일 교수와 자연과학자인 본인의 열띤 대화를 수록한 『대담』도 냈다. 일찍이 다양성의 중요성을 설파해 온 최재천 교수는 개미부터 까치, 긴팔원숭이 등을 연구한 독보적인 진화생물학자이며, 과학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꾸준히 힘써온 1세대 과학커뮤니케이터다.

이런 최재천 교수의 신념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단어가 있는데, 바로 통섭과 호모 심비우스다.

통섭이란 르네상스 이후부터 점차 분화되어온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 이론으로, 쉽게 말해 '지식의 통합'을 뜻한다. 최재천 교수는 12년 전 국내에 ‘통섭’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당시 자신의 스승이기도 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Concilience(통섭)』을 번역해 한국 사회에 꾸준히 이 화두를 던져왔다.

통섭은 학문이 순수학문으로 세분화된 이후, 자신의 전문분야에만 고립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다르면 다를수록』에서 저자는 이러한 통섭의 개념을 실제 자연현상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그걸 모르고 우리는 농사를 짓는답시고 한 곳에한 종류의 농작물만 기른다. 해충들에겐 더할 수 없이 신나는 일”(다름의 아름다움, 52p)

“생물 다양성이 특별히 높은 열대지방에 다양한 언어들이 발달했고 생물 다양성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지역들에서 언어다양성도 가장 급격하게 감소”(언어의 죽음, 248p)


생존은 다양성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보장될 때 지속될 수 있다고 끊임없이 피력하고 있다. 유행에 따라 일부 학문에 인력과 투자가 치중되고 철학 같은 학문은 도태되는 현실, 박사과정을 밟았어도 비전공 학문에는 문외한인 작금의 실태 등. 작가가 자연을 통해 '순수'를 비판하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부분에서 우리는 인간 사회의 단면 또한 되돌아보게 된다.

호모 심비우스는 공생하는 인간을 뜻한다.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와, 공생을 의미하는 symbiosis에서 착안해 그가 만들어낸 용어이다. 최재천 교수는 식량위기와 생태위기 등에 봉착한 인류가 지속 가능한 생존과 진화를 하려면 서로 평화롭게 공생해야 한다며 호모 심비우스를 제창해왔다. 저자는 <다르면 다를수록>에서도 호모 심비우스를 언급하며, 앞으로는 이기적인 인간이 아닌 협력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그가 열대림에 머물렀던 이야기,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의 일화, 진화생물학자로서 느끼는 생명의 의미 등 일반인에겐 생소한 자연과학자의 일상을 보여준다. 본래 문과를 희망했다는 저자는 과학자 중 단연 돋보이는 맛깔나는 필력을 자랑하는데, 이번 에세이에서도 그의 재치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총 3장, 45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다르면 다를수록』은 자연과학자로서의 엄정한 관찰력과 시인의 감수성이 융합된 최재천 교수만의 독특한 시각을 잘 드러낸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은 1장 「아름답다」, 저마다 다른 동물들이 지닌 차이와 그 다름의 가치를 보여 주는 2장 「특별하다」, 다른 동물 사회와는 다르게 인간 사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집단 문화와 개인의 습성을 포착한 3장 「재미있다」로 나뉘어있다.

『다르면 다를수록』은 과학적 지식을 편안하고 경쾌하게 묘사하는 흔치 않은 매력을 가졌다. 다양성과 공존이라는 따스한 키워드로 채워진 책을 통해 배우고 위로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책 맛보기

『종의 기원』이 출간되자마자 사람들은 다윈이 동물원 철책 안에 앉아 있는 원숭이가 우리 인류의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줄로 오해했다. 다윈의 진화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절대로, 이를테면 침팬지가 진화하여 우리 인류가 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침팬지와 인간이 그 옛날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화되어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할 뿐이다.
-자연선택론의 의미, <아름답다> 중 (55쪽)
  

침팬지와 우리의 DNA는 불과 1퍼센트 남짓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 1퍼센트의 차이 속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600만 년 전 우리 인류의 조상과 침팬지의 조상이 각기 서로 다른 진화의 길로 들어서며 서로에게 흔들어 주던 두 손의 운명이 엇갈려 있다.
-침팬지와 인간의 엇갈림, <특별하다> 중 (114쪽)
  

거짓말이란 일단 상황 판단이 끝난 다음 문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치밀한 계획하에 하는지는 몰라도 거짓말을 하는 동물들의 예는 수없이 많다. 거짓말은 이처럼 동물들의 생존과 번식을 돕는 엄연한 적응 행동이다.
-도덕의 진화, <재미있다> 중 (215쪽)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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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재천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 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대한민국과학문화상, 국제환경상, 올해의 여성운동상,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 등을 수상했다.

일 년에 6000건 이상 강연 요청을 받고, 유력 일간지에서 400회 이상 칼럼을 연재해 왔으며, 국내 저서 50권 이상 집필한 독보적인 진화생물학자다. 이화여대에 국내 최초로 에코과학부와 에코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생태학 연구자를 양성하고 있다. 일찍이 ‘부계혈통주의’의 생물학적 모순을 증명하며 호주제 폐지에 힘을 보탰고, 남방큰돌고래 방사 프로젝트(제돌이 방사 프로젝트)의 시민 위원장을 역임했다.





차례

프롤로그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1 아름답다
  
서두르는 꽃들
아열대 삶에 걸맞게
자연을 이해하려면
알이 닭을 낳는다
공생의 지혜
숨겨 주고 싶은 자연
사라져 가는 것들
다름의 아름다움
자연선택론의 의미
어우르는 자연
슬픈 동물원
바이러스가 사는 법
자연스러운 건축
아는 것이 사랑이다
자연 속에 겸허한 자세로
  
2 특별하다
  
파괴당하지 않을 권리
침팬지와 인간의 엇갈림
놈팡이 개미의 역설
저마다 다른 성
암컷의 특권
남성도 미를 추구한다
성을 넘나드는 동물들
화려한 은밀함, 꽃
이제, 중심이 바뀔 때
거품 없는 참새
침팬지 동의보감
월경은 왜 하는 걸까?
신뢰와 모방
지극히 예외인 동물
음악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3 재미있다

부품의 삶
느림과 절제의 미학
베풂의 지혜
왜 늙어야 할까?
세포에 관한 우화
비만의 비밀
도덕의 진화
함께 문제 풀기
최소한의 참여
멋진 신세계
정당한 몫
바깥사람 안사람
더 나은 사회로 가는 단계
가장 어려운 자유
언어의 죽음



책 정보

분야 : 한국문학>에세이

페이지 : 252쪽

사양 : 양장

발행일: 2017년 11월 15일

가격 : 15,000원

펴낸곳: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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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단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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