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뇌신경과학자의 감각 탐험기

THE SENSE
글 입력 2017.12.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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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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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부터가 시각을 사로잡는 이 책은 감각에 대한 과학지식을 풀어놓은 만화책이다. 심리학과 인지과학 쪽을 공부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신작 소식이 들려서 재빨리 찾아보게 되었다. 이 만화책은 주인공 다이앤이 자신이 발명한 가상현실기계를 통해 인체의 감각계를 탐험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차례대로 촉각, 미각, 후각, 청각, 시각을 탐험하며 우리의 감각이 어떻게 외부의 자극을 수용하는지에 대해 알아간다.


“과학 지식을 매우 매력적이면서도 유익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가!” -《아메리칸 사이언티스트》 뇌신경과학자가 직접 쓰고 그린 환상적인 감각 탐험기

과학자이면서 예술가인 저자는 어려운 과학 지식을 재기발랄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뇌신경을 스토리텔링으로 재치 있게 풀어낸 전작 『뉴로코믹』으로 미국과학진흥회, 《아메리칸 사이언티스트》, 《와이어드》 등 세계적인 학술단체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복잡한 신경계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쉽게 설명하는 것은 물론,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를 더해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다양한 촉감처럼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짓는 피부 속 신경세포, 꿈틀거리는 미뢰, 음식의 풍미를 만끽하게 하는 콧속의 멋진 궁전, 착시를 유발하는 속임수의 정원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피부, 혀, 코, 귀, 눈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뇌신경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 보도자료 中


저자는 여러 과학자들의 입을 빌려 우리 감각계를 설명한다. 하나의 정보에 대해서도 학계의 여러가지 이론을 간략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이 흥미를 자극했다. 이를테면 인간의 털이 없어진 것에 대한 여러 학설을 그림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교양 수준의 책이다보니 이과에게는 당연한 상식으로 여겨질만한 내용도 있었지만, 생물학적 지식에는 전혀 문외한이었던 나에게는 여러모로 새로운 정보가 많았다. 그림이 시원시원한 만화책이다 보니 읽다가 잊어버린 부분은 바로바로 위치를 찾아서 보기가 용이했다.

내용 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감각에는 저마다 수용기가 있으며 그것들이 모두 각기 다른 성분을 수용한다는 것이었다. 책에서는 신체의 여러 기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뇌로 이어지는 인체의 여러가지 감각 수용기에 대한 소개가 내용의 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물을 보거나 음식을 먹을 때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동일한 감각기관에서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고추와 박하는 각각 통각 수용기와 온도 수용기를 자극하기 때문에 혀의 미각 수용기로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다. 우리의 입에 들어온다고 해서 다 미각으로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며, 우리의 눈에 감지된다고 해서 하나의 수용기에 모두 감각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인간의 수용기는 그 종류만 4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개의 경우는 무려 1000개가 넘는다!). 인체가 복잡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단순히 하나의 명제로써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막상 이렇게 그림책으로 접하니 신체 구조가 정밀하게 설계되어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만약 이 책이 그림책이 아니라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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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본문

 
인간이 축적해온 세계에 대한 이해와 과학적 지식들은 언뜻 우리 감각과는 상관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개체로서의 인간은 자신의 감각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간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대해, 혹은 영혼과 물질의 관계에 대해 여러가지 담론이 오고 갔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의 인간이 자신의 감각 영역을 벗어나서 사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추상적이고 고차적이라고 생각되는 우리의 사고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말미에서도 잠깐 철학자들이 논의가 나오지만, 결국 육체와 정신은 분리될 수 없기에 이를 대립적인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

인간의 모든 지식과 감정이라는 것이 결국 외부의 자극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수용기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이해가 된다. 인간 뇌가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외부의 자극이 없다면 그 복잡한 뇌의 기능 역시 무의미할 것이다. 뇌가 정보를 가공하고 처리하는 대상은 모두 인체 전반에 흩어져 있는 수용기를 통해 여과된 결과물일 것이다. 만약 인간이 갖고 있는 감각 수용기의 종류가 개의 그것만큼 많았다면, 혹은 그 종류가 아예 다르게 구성되어 있었다면 세계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도 달라졌을까? 아마 우리가 일궈온 사회의 모습이 지금과는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

조금 더 지식이 갖춰져야 이 책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읽기 쉬운 만화 형태의 그래픽북인데도 생각보다도 많은 정보량을 담고 있어 적절한 난이도로 과학에 접근할 수 있었다. 뇌과학은 커녕 생물학에 대한 지식도 부재했던 나에게 걸맞는 입문서였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 뉴코로믹 : 뇌신경 그래픽 탐험기 >와 < 뇌과학으로 읽는 트라우마와 통증 : 우리 몸의 생존법 >도 구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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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정보 ]


글·그림: 마테오 파리넬라

옮긴이: 황승구

감수자: 정수영
(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발행일
2017년 12월 1일

쪽수: 164쪽

가격: 15,800원

분류: 교양과학

출판사: 푸른지식

ISBN: 979-11-88370-05-4 03400


[주유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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