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포레스트 검프 : 픽션에서 배우는 현실 [영화]

가끔은 포레스트처럼 살아보자.
글 입력 2017.09.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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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낮은 IQ의 소유자로 지능은 낮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인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간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신호탄을 쏜 건 ‘제니’이다. 제니는 포레스트의 어릴 적 친구로, 초등학교 첫 등교 날 스쿨버스에 탄 포레스트를 자기 옆에 못 앉게 하는 아이들 속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 이후부터 포레스트는 제니의 말이면 무엇이든 들어주며 남몰래 그녀에 대한 마음을 키워간다. 어느 날 동네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던 포레스트에게 제니는 도망치라고 소리 질렀는데 그 때 우연찮게도 포레스트가 달리기에 소질이 있단 걸 알게 된다. 도망치는 장면이 대학교 미식축구 감독에게도 눈에 띄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포레스트는 미식축구 선수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누가 알았겠는 가 낮은 지능의 그가 4년제 대학교에 멀쩡히 입학하게 될 줄을. 제니는 그 후 포크송 가수가 되겠다며 포레스트를 떠나고 포레스트에게도 수많은 일들이 찾아오게 된다.





우리는 보통 재정적으로 우리보다 못살거나, 신체적으로 혹은 지능적으로 뒤처지거나하는 사람들을 보면 막연히 불쌍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러면 안 되는 건데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들이 머리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우리보다 분명히 낮은 지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정상범위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그를 동정하고 불쌍히 여겨야 하는 걸까? 영화를 보면 그는 결코 우리보다 못난 삶을 살지 않는다 오히려 잘나면 더 잘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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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운명이 있는지 아니면
냥 바람 따라 떠도는 건지 모르겠어.
내 생각엔 둘 다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아.”


포레스트는 대학을 졸업하고 어쩌다보니 군대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된다. 그곳에서 우연찮게 만난 전우가 새우 잡이 사업을 제안하였는데 어쩌다보니 전우는 전사하게 되고 부상을 입은 포레스트는 군 병원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탁구를 접하게 된 그는 우연찮게 탁구에 재능이 있는 걸 발견하고, 국가대표가 되어 중국에도 가고, 대통령에게 표창도 받는다. 그 후 전사한 전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탁구채 회사의 광고모델이 되어 받은 광고비로 새우 잡이 배를 사서 캡틴이 된다. 운이 좋게도 새우 잡이 사업이 성공해 떼돈을 벌게 되고 동업자가 그 돈을 애플에 투자해 매우 많은 돈을 더 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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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어떤 걸 가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


결론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인생이다. 이 많은 일들을 우연히, 운이 좋아서, 어쩌다보니 일어난 일들이라고 서술하긴 했지만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포레스트의 태도에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의 ‘고민보다 GO’라는 노래 제목처럼 그는 별다른 고민 없이 오직 앞만 보고 달려 나가는 직진 인생을 살아간다. 어떤 일이 닥쳤을 때 가타부타하지 않고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결단력 있게 행동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지금 당장 오늘 저녁은 뭘 먹어야 할지부터 고민이다. 우리의 삶은 다양한 인과관계들로 이루어져 있고 단순한 생각으로만 살아가기에는 너무 복잡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고민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며 가끔은 아주 단순한 것이 생각치도 못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도 있는 것이다. 매일을 포레스트처럼 사는 것은 영화 속 허구일 뿐이지만 어쩌다 한 번 포레스트가 되어보는 것은 충분히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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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서 예전에 보았던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소리>가 떠올랐다. 청각장애인 부부와 그 자식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는 일전에 장애인들에게 갖고 있던 선입견을 깨주었다. 겉으로 보았을 땐 그저 가엾어 보였던 가족의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누구보다 행복해보였고 즐거워보였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내 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비록 듣진 못하더라도 안돼 보인다거나 딱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다.

영화 속 인물들이 일전의 나처럼 차별적 시선을 가진 인물들이었다면 어땠을까. 만일 포레스트가 지능이 남들보다 낮다는 이유로 그의 엄마가 그를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 보냈더라면, 제니가 그를 다른 아이들처럼 무시하고 피했더라면, 미식축구감독이 그를 선수로 기용하지 않았더라면, 군대에서 만난 전우가 새우 잡이 사업을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등 많은 이들이 포레스트를 정상인과 다른 차별적 대우를 했더라면 포레스트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놀라운 일들을 계속해서 겪게 되는 스토리가 너무 픽션 같은 느낌이 짙었지만 그보다 더 픽션 같았던 것은 이런 사람들의 태도였다. 초반에 학교에서 검프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포레스트를 저능아로 대하지 않는다. 현실과 비교해보면 말 그대로 영화 속 이야기 같다.
 
나는 청각장애인 부부가정의 화목함이 부럽고 긍정적 태도가 부럽고 포레스트의 단순한 사고력과 결단력이 부럽다. 이쯤 되면 누가 누굴 불쌍하게 여겨야하는지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그들에게서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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