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 동네그림책 “소영이네 생선가게” [책]

스포일러 포함되어있습니다.
글 입력 2017.08.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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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이미지 ㅎ.JPG
 
 


동네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동네는 익숙한 공간이다. 코찔찔이 어린시절, 동네 문구점에 들어가 300원으로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와 뽑기도 해먹고, 이쁜 펜을 구경한  기억들... 또 저녁시간이 되면 엄마가 주는 심부름값을 들고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고, 구멍가게에 들려 검은봉다리로 콩나물과 두부를 사오던 그 기억들이 있었다. 지금은 구멍가게도 문구점도 정육점도 프렌차이즈화 되어서, 점점 동네가게들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꿋꿋히 버티고 있는 동네 가게들이 있다. 10년, 20년, 30년 한자리에서 우뚝우뚝 버티고 있는 우리동네 가게 이야기. 누구나 읽으면 '아 맞아, 우리 동네도 이런 가게가 있어. 있었지' 하며 추억의 향수를 진하게 불러일으키는 그림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동네 그림책 “소영이네 생선가게”


소영이네 생선가게 대표이미지.JPG
 
 


소영이네 생선가게는 서울 구로구 경인로에 위치한 가게다.
이 그림책은 어린 소영이의 일기형식의 그림책이다. 생선가게 맏딸 소영이가 느꼈던 감정과 재밌는 일화가 가득하다.



 
 
물고기 스파이

날짜 : 1999년 3월 6일
 
시장에 있는 생선가게는 모두 네 집이다
최씨 할머니, 땡칠이 엄마,
놀부 아줌마가 생선가게 주인이다
우리가게의 영원한 동지이자 적이다
 
“고등어가 안 팔리네, 싱싱한데.”
엄마의 혼잣말을 듣고 나면
공책의 숫자나 글자가 흐려진다
 
그럴때는 공책을 덮고 최씨할머니,
땡칠이 엄마, 놀부 아줌마 가게를
한 바퀴 돌고 오는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엄마 세 집 다 고등어가 많아”
“아이고, 그러니 덜 나가지.”
 
고등어 조림, 고등어 구이
당분간 고등어만 먹게 생겼구나
  

 
삼년이면 다 안다.

날짜 : 1999년 1월 9일

“작은 봉지는 보쌈집에,
큰 봉지는 마산식당에 갖다 줘”

작은 봉지엔 굴이
큰 봉지엔 오징어 바지락 명태가 있을 거다
배달 삼 년이면 검정봉지 속도 훤히 보인다.

 
  
소영이네 생선 (실사) ㅎ.jpg

 


소영이네 생선가게는 단순히 어린 소영이의 일화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동네의 이야기를 듣는 것, 30년이라는 시간을 한곳에서 꿋꿋히 지켜온 동네의 가게를 따듯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감사함이 담겨있다. 시간들은 그저 지나온 것이 아니다. 사실 나무의 나이테처럼 하나하나 세겨지는 것이다. 결국, 작은 소영을 키워낸 소영이네 생선가게는 우리네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열심히 걸어온 당신에게 드리는 훈장 같은 그림책이 될 것이다.


 


에디터 11기.jpg
   
 
[양희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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